레드불 스파
설재인 지음 / 한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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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스파/ 설재인 소설/ 한끼



소설 [레드불 스파]는 설재인 작가의 복싱 일상이 녹아있으면서 삶의 텁텁함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좀비 코믹 스포츠 드라마이다. 좀비 + 스포츠에 코믹 + 드라마까지 골라 먹는 뷔페처럼 끌리는 포인트가 다들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멸망하는 한이 있어도 이겨야만 한다!"



생계형 연예인에서 생계형 복서로 탈바꿈한, "죽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는 20대 현지현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한 영상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지현은 아이돌 당시 팬이었던 강승유 관장의 권유에 프로 복서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돌이었을 때나 복서일 때나 자신의 의지라고는 한 스푼도 없는 삶은 데칼코마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자존감은 다시 채워지지 않았다. 화려한 복귀를 장담했던 승유는 아시아 타이틀을 들먹이며 태국 선수와의 경기를 권하는데……. 





소설은 사운드가 꺼지지 않는 예능처럼 시종일관 시끌벅적하다. 세상 밖도 지현 속도 찬바람이 쌩 부는데 이야기는 소란스럽다. 신기하게 야단법석이다. 상대 선수인 태국의 쌈루타 선수는 기량이 뛰어나 이길 엄두가 안 나고, 좀비 떼가 출현하여 대 환장 파티인 이 시국에도 호황인 라이브 방송을 타고 지현과 쌈루타 경기는 판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에서만 좀비 떼가 출현한 설정부터 현실과 상상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현란한 필력에 빠져든다. 블랙코미디라는 틀 안에서 사회 내 존재하는 차별들을 예리하게 꼬집으면서 감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이돌일 때는 소속사를, 복서일 때는 관장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스스로 생각해서 선택하는 삶의 결정권을 빼앗긴 지현은 남 탓, 사회 탓을 하며 억울해한다. 매운맛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읊는 지현을 보면서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다. 지현이와는 상반되게 쌈루타는 주관이 뚜렷하고 삶의 목표가 확실했다. 여론에 쉽게 휘둘리는 지현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불리한 반응조차 '기회'로 보며 고마워했다. 





이 소설 속에서 여자 아이돌, 여자 복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해지는 차별과 무시, 폭력을 들여다보면 정형화된 틀에 기반을 둔 채 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로 판단하여 좋아하고 싫어하는 세상에서 쏟아지는 댓글과 콘텐츠는 도가 지나쳤다. 감정을 토해내는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공간에서 자신을 알리고자, 성공하고자 애쓰는 이들은 라이브를 켜는 기이한 현상이 되풀이된다. 소설에서나 현실에서나 이해하기 버거운 씁쓸한 모습이다. 특히나 [레드불 스파]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과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소셜미디어에 관하여 되돌아볼 여지를 주었다. 





[레드불 스파]는 고정관념을 비트는 소설로, 색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B급 감성이 충만한 이야기는 좀비가 창궐하는 시점에서도 일상을 누리는 부와 권력을 가진 사회적 특권층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어 경제 시스템의 허점을 꼬집는다. 그리고 좀비가 저능하다는 편견을 뒤집어 지능적이고 지략적인 좀비를 그려내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현지현과 쌈루타의 경기이다. 일상이 무너진 세상에서 인간 대 좀비 아니 좀비 대 좀비 경기를 벌이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분투하다니 경이롭다. 살기 위해 운동을 하였다. 무에타이든 복싱이든 강한 체력 그보다 더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한다. 한바탕 소동 후 드디어 마주한 두 선수가 서로를 향해 달려든다. 짜릿하면서도 울컥한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해프닝이라 하기에는 지현 선수에게도, 쌈루타 선수에게도 또 방청객 혹은 방청 좀비에게도 큰 의미가 되어버렸다. 열심히 살면서도 행복하지 못했던 현지현이 시대의 승부를 치르고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 

부조리한 세상사에 지친 이들에게, 크게 주먹 휘두르며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진정한 경기가 보고픈 이들에게 [레드불 스파]를 추천합니다. 




* 책표지가 포스터로 경기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니 꼭 안표지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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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
마르티나 슈토츠.카티 베버 지음, 김지유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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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마르티나 슈토츠, 카티 베버 지음/ 다산에듀



부모가 된다는 것!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이자 행복이다. 나를, 사랑하는 배우자를 닮은 '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감사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함께 하는 모든 시간에 웃음만이 자리할 수 없다. 나와 아이, 배우자와 아이, 나와 배우자 그리고 나와 배우자와 아이, 아이의 탄생은 관계의 가지를 다양하게 뻗어나가게 했다. 참으로 놀라운 존재다. 


신기하게도 나는 결혼을 결심했을 때 '부모'가 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 무게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가 되었다. 뱃속의 아기가 실감 나지 않았지만, 둘이었던 우리는 셋이 되고, 넷이 되었다. '처음'이라는 말로 용납되는 자리가 아니기에 묵직한 책임감이, 두려움이 그리고 행복과 설렘이 밀물처럼 쏟아졌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지식과 실천 그리고 포기 또다시 독서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나

름의 방법이 자리 잡았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번에 읽은 육아서는 독일의 가족심리학자와 교육컨설턴트가 전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가이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다.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저자들은 마르티나 슈토츠와 카티 베버이다. '보상과 처벌'의 옛 방식에서 벗어나 '욕구 지향'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기준으로, 그들은 비폭력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러빙 리더십을 소개한다. 이는 확실한 행동 전략, 길라잡이가 되어줄 역할 모델, 부모의 확신을 충족하는 기준이다.






아이와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아이의 욕구를 관찰하고 충족해 아이가 자율성과 감정 표현 방식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랑을 담은 훈육'인 러빙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으로 여섯 가지 전략을 전하고 있다. 





'러빙 리더십'은 애착 관계와 비폭력 의사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 세대가 자라온 시절과 자녀를 양육하는 현재는 엄연히 다르다. 달라진 환경 그리고 양육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보다 더 적확하게 짚어내고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서 믿음이 갔다. 그리고 전략이 간결하고 명확하며, 8,000건이 넘는 상담 사례로 구체적인 적용 과정을 접할 수 있어 실천이 수월하게 느껴졌다. 




총 360페이지로 제법 두꺼운 책이나 간결한 문체와 표현으로 가독성이 좋다. 특히 핵심 내용에 밑줄이 쳐져 있어서 한눈에 들어와 정리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연습>, <날개를 달아주는 말>로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스페셜 페이지>를 통해 행동 전략을 재정리할 수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 읽은 당시에는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셜 페이지에서 리스트로 체크해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 역시 구체적인 현실 상황으로 상기하는 방법이 효율적이었다. 




'훈육'에 대해 흔들리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다 들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단호하게 대하거나 화를 내는 자신을 나쁜 부모가 아닐까? 자책하고, 아이의 미래를 불안해하기도 한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이 책은 "적절한 훈육이야말로 아이의 바른 성장을 이끄는 열쇠다!"라 말한다. 이를 위한 훈육법으로 '러빙 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다. 불안을 느끼는 부모를 확신을 가지고 아이의 욕구를 챙기며 자율성을 키우는 동시에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자가 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마음의 확신 가지기' 꼭지는 부모로서 사랑으로 아이를 양육한다는 마음가짐을 굳건히 다질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처방전이다. '나'를 마주하여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면이 단단해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이의 행동 이면에 담긴 욕구를 읽어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 전략은 실용적이다. 흔들릴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여러 사례들로 간접학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부모인 나의 욕구를 먼저 채우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명확한 선을 지키면서도 아이의 욕구에 세심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갈등을 무작정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의 자율성을 지켜주면서 사랑과 공감으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훈육의 길을 제시해 줘서 불안을 많이 덜어낼 수 있었다. 

부모로서 구체적인 역할과 마음가짐을 다잡으며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훈육 '러빙 리더십'을 전하는 이 책은 많은 가정에 불안을 가라앉히고 사랑과 공감을 심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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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슈타인 백작 동화는 내 친구 58
필립 풀먼 지음, 황부용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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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슈타인 백작/ 필립 풀먼 글/ 논장



[카를슈타인 백작]은 <황금 나침반>으로 유명한 필립 풀먼 작가의 첫 어린이책이다. 판타지 문학의 거장답게 어린이를 위한 동화에서도 초자연적인 존재와 인간의 욕망 그리고 자연의 위대한 풍경을 잘 엮어서 매혹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야기는 뼛속까지 몰아치는 강한 바람과 을씨년스러운 숲 그리고 한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오싹한 공포의 소용돌이로 몰아간다. 



보호자인 삼촌 카를슈타인 백작의 끔찍한 계략에 무시무시한 악령 '자미엘'의 제물이 되어야 할 운명에 처한 루시와 샬럿 자매 그리고 누구보다 먼저 그 계략을 알고 기꺼이 그 아이들을 돕고자 나서는 하녀 힐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인물들의 나이는 십 대 초중반이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두려운 음모와 모험을 꿋꿋이 헤쳐나가 행복과 자유를 성취해나가는 작은 몸집의 용기와 투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화자가 여러 명이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품의 분위기가 화자의 시선을 따라 달라지니 이 또한 묘미가 넘친다. 화자마다 문체, 서체를 다르게 한 편집도 재미지다. 그리고 그림자극장처럼 구성된 삽화가 극의 긴장감을 톡톡히 살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은 나이, 신분, 국적이 다양하다. 아이, 어른, 귀족, 하인, 선생님, 사기꾼, 마부, 변호사, 경찰 등등 카를슈타인 마을 주민들과 그곳을 찾은 외부인들이 얽혀 벌어지는 소동과 사건은 마음을 바짝 졸이게도 하고, 마음을 널뛰게도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도 한다. 

힐디는 카를슈타인 성에서 일하는 하인이다. 가족은 마을에서 여관이자 선술집 '즐거운 사냥꾼'을 운영하는 엄마와 산림 감시원이 되고픈 오빠 페터가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축으로, 두렵지만 루시 자매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의리 있고 용감한 여성이다.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유일한 친척인 카를슈타인 삼촌 손에 남겨진 루시와 샬럿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영리한 숙녀들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냥꾼 악령 '자미엘'과 거래를 한 카를슈타인 백작과 그에게 온갖 비위를 맞추는 비서 스니블브루스트와 가정부 밀러 부인들은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 선수이다. 이들의 잔인하고 비열함은 외모와 행동의 묘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데븐포트 선생님은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을 찾아올 정도로 따뜻한 심성을 지녔으며, 시대를 앞선 사고를 하는 진취적인 여성이다.

갑자기 마을에 나타나 공연을 하는 카다베레치 박사와 그의 하인 막스 그리고 데븐포트 선생님의 하녀 엘리자까지 각양각색 인물들이 얽히고설켜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끔찍한 공포에서 시작하나 두 자매를 잊지 않은 이들이 등장하고, 보통 사람들이 사랑과 용기로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극적인 서사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한없이 으스스하고 무서우면서도 한없이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러운 기이한 이야기가 바로  [카를슈타인 백작]이다. 


저자 필립 풀먼은 악랄하고 잔인한 악의 세상을 그리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다. 작품 기저에 깔린 유쾌한 정신이 페터와 카다베레치 박사 그리고 막스라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로 그려지면서 극에 생동감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위기의 순간에도 기지를 잃지 않고 당당한 이들이 사랑스럽다. 







빗장을 걸어 잠그고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를 배경 삼아 무시무시한 악령의 이야기를 즐기는 순수한 동심은 [카를슈타인 백작]이 지켜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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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악셀 하케 지음, 양혜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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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악셀 하케/ 다산초당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어려운 시기에 ( 유쾌하게 ) 산다는 것에 대하여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악셀 하케가 말하는 책이다. 


자신이 걸어온 삶에, 책·영화·음악·자연 속에 존재하는 유쾌함을 되돌아보며 이야기 나누듯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다. 진지한 독일의 작가가 전하는 부드러운 담소 같은 글에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유쾌함'과 '유머'에 얽힌 다각적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세상 밖 수없이 널린 날실과 씨실 중 어느 실을 골라 자기의 삶을 짤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우리에게 '유쾌함'의 미덕을 일깨워 주고 있다. 


예리한 통찰력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제도, 오늘도 힘겹고 혼란스러워 머지않아 종말이 다가올 것 같다. 물론 내일 또한. 하지만 이 종말에 대한 지나친 인간의 두려움이 있기에 오히려 위안을 받고 희망을 찾는 인간의 유쾌함이 더 빛나는 듯하다. 









작가가 들려주는 자신과 지인의 일화와 예술작품의 이야기는 막혔던 시야를 뚫어준다. 깜깜한 어둠 속을 더듬더듬 떨며 내디뎌가던 이에게 점 같은 빛이 보이더니 점점 커져 마침내 온 시야가 밝아지는 찰나의 기적을 선사한다. '유쾌함'이라는 세상이 이토록 광활한 대지가 펼쳐지는 곳이었다니……. 

악셀 하케가 열어젖힌 문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이 책이 내 손에 들려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삶과 자기 자신과 거리 두기에 져 힘겨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인 비타민이 되어주는, 다정한 문장과 일화들이 온몸에 스며들어 미소 짓게 만들었다. 주저앉을 것인가, 남 탓하고 불만을 털어놓을 것인가, 인정하고 털어버릴 것인가, 자기조차 웃음의 대상으로 바라볼 것인가… 많은 선택지가 있으나 고개 돌리지 못했던 나에게 유쾌한 이들의 결정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 스스로 짊어진, 붙들여 맨 짐이었구나! 한순간 발을 돌려 다른 길을 걸어갈 수는 없겠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혹은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 책을 통해 악셀 하케는 '유쾌함'과 '웃음', '유머' 그리고 '미소'를 다양한 결로 형상화하고 의미화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을 친숙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유쾌한 직업 알아맞히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퀴즈쇼를 통해 '유쾌함'을 산뜻하게 우리 곁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책 <장미의 이름>과 이를 영상화한 동명의 영화를 통해 '웃음'의 역사를 상기시켰다. 스스로 웃음거리가 된 학교 행사 무대와 운전 일화 등을 통해 자기 행동에 유연성이 없음을 '인식'하는 해방의 웃음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였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프로이트와 팔러, 세넷의 이론으로 분석한 글은 의미심장하고 흥미롭다. 









죽음의 배에서 뛰어내리는 브란트너 카스파어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기에 심각한 죽음마저 좋은 농담의 소재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한다. 악셀은 이런 기회 자체를 위로라 말한다. 

우리가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는 것은 관념에서 비롯된다는 스토아학파의 교리는 깨달음을 준다. 유쾌한 사람이 되는 길은 결국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이었다. 


괴테, 미하엘 엔데, 헤르만 헤세 등 독일의 대문호들의 문장이 마음에 부딪치고, 영화와 연극이 눈을 반짝이게 하고,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 몽테뉴의 사상은 길을 열어준다. 나치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은 어떤 것으로도 파괴할 수 없는 근원적인 유쾌함이라는 악셀 하케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나의 삶은 유쾌함과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진지하게 고심해 볼 시간이다. 이토록 넓디넓은 유쾌함을 보았으니 미소를 머금고 나 자신에게서 거리 두기를 해보련다.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가 억울하다면,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책을 펼치길 권한다. 어느새 마음의 불길이 가라앉고 입술 꼬리가 올라간, 평온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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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관 최수호
전건우.최길성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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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관 최수호/ 전건우 ㆍ최길성 장편소설/ 서랍의날씨

[검찰수사관 최수호]는 가슴이 답답한 이 시국에 가슴 뻥 뚫리는 희열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검찰수사관'이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실형을 받고도 도망쳐 다니는 범죄자들을 잡아서 법의 심판을 지키도록 하는 이야기다. 꼭꼭 숨은 미집자의 흔적을 쫓아 탐문하고 잠복하던 그가 마침내 마주한 범죄자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반드시 잡는다!!!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이 자명한 진리를 눈앞에서 실현시켜주는 영웅, 검찰수사관 최수호의 활약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타인을 폭행하고, 사기 치고, 음주운전 뺑소니를 치고, 살인하는 등 나쁜 짓을 한 이들이 법의 통제를 벗어나 보내는 시간을 뒤따르다 보면 자연스레 파괴돼 버린 피해자들의 일상이 떠올라 착잡해졌다. 하지만 이 소설 안에서만큼은 나쁜 죄를 지은 사람은 꼭 잡혀서 벌을 받는다. 현실보다 시원한 전개가 얹힌 듯 답답한 속을 풀어준다.








[검찰수사관 최수호]는 소설가 전건우와 검찰수사관 최길성이 쓴 장편소설이다. 현직 수사관의 경험담이 녹아든 생생한 목소리라 더 가슴에 와닿는다. 20여 년의 경력을 소유한 최길성 수사관은 굵직한 사건을 맡아 잘 수행하여 표창을 받았다. 끈질기고 노련한 '최수호' 캐릭터는 그를 비추고 있다. 인기 웹 소설 <어제, 도망자 잡고 왔음>의 출판 소설로, 출간 전 드라마 제작이 확정될 만큼 인정받은 작품이다. 



인간은 누구나 흔적을 남긴다.

발로 뛰어서 확인하지 않은 정보는

죽은 정보일 뿐이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핏불테리어'로 불리는 최수호 수사관은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며 나름의 원칙을 지키며 미집행자들을 체포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미집자들을 쫓으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그를 보면서 따스함을 느꼈다. 전체적인 줄기는 속초 명동 기획파 두목인 '두강식'을 체포하는 일로,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전 예열하는 과정에 만나는 미집자들의 사연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범죄자이지만 그들의 속 사정은 때로는 연민을 혹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주로 강원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범죄자를 쫓기 위해 전국을 돌며 자기 몸을 사리지 않는 수사관의 활약은 가슴을 뛰게 하였다. 정의는 사라지지 않았구나. 여러 난관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꺾이지 않는 

활약은 피를 뜨겁게 달구었다. 가족을 인질로 잡고 목숨을 위협하는 칼잡이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기백과 용기까지 진정 열혈수사관이자 그 수사관의 가족다웠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검찰수사관 최수호의 달음박질은 오늘도 계속된다. 



정의와 인간에 대한 믿음을 짜릿한 쾌감으로 선사하는 이야기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으랴. 최수호와 그의 동료들이 펼치는 통쾌한 체포 활극 [검찰수사관 최수호] 다음 장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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