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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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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초대

 갑질 세상에 대한 통쾌한 복수가 그려지는 <집행관들>

첫 집행을 앞두고 집행관들은 역사학자 최주호에게 접근한다. 동창이라고 하는 데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그가 요구하는 자료들은 심상치 않다. 살아있는 유일한 친일파 '노창룡'에 대한 자료들과 고등계 형사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고문기술 자료까지 넘겨준 며칠 후, 노창룡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체의 처참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더욱이 살인방법이 고문기술의 하나인 '등나무 감기기'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용돌이에 휩쓸린 기분이다. 동창, 허동식을 찾아야 한다.

여담이지만, 노창룡은한 친일파 '노창룡'에 대한 자료들과 고등계 형사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고문기술 자료까지 넘겨준 며칠 후, 노창룡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체의 처참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더욱이 살인방법이 고문기술의 하나인 '등나무 감기기'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용돌이에 휩쓸린 기분이다. 동창, 허동식을 찾아야 한다.


여담이지만, 노창룡은 김덕술이라는 이름으로 비행기를 예약한다. 조합해 보면 '김창룡'과 '노덕술'을 떠올릴 수 있다. 김창룡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관동군 헌병 소속으로 항일 무장세력을 토벌하다가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반공 이데올로기로 출세길에 오른다. 노덕술은 일제 강점기와 대한민국 경찰이었던 인물로 독립운동가를 체포하여 고문하는 데 앞장서는 등 일본의 극악무도한 침략에 편승하여 민족을 배신하였다. 광복 후에는 반공을 내세워 경찰 고위간부에 오르고 이승만 대통령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다. 둘다 친일반민족행위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었다.

사건은 말이야, 항상 맹목적일 때 거칠고 위험해지지. 우리 쪽은 맹목적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상대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하는 거야······. 바로 거기서 충돌이 생기지 않나.

타협도 협상도 없어. 오직 대결뿐이야······.

시효는 없다


 노창룡의 살인사건에 여론은 들끓는다. 집행관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보다는 그들의 행동을 옹호하고 찬양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 '저승에서 온 심판관' ......

 우리나라는 가슴아픈 역사가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와 친일파이다.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세우게 된 시점부터 삐걱거리게 된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동감이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는 과거가 현재,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의 친일반민족행위로 쌓은 부와 권력으로 사회의 부유층이 된 그 후손들은 그 책임을 제대로 통감하고 있는 지, 관심이나 있는 지...... 통탄스럽다.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도적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침묵하는 양심은 독이 되어 돌아온다.


분노를 표출하는 법

 집행관들은 분노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분노를 실천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다.

  ∞ 철거민들의 농성 현장에 갔다가 철거용역에 의해 무너진 담장에 깔려 

     아내가 숨진 아픔이 있는 허동식 감독,

  ∞ 오빠인 육군 정택민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발표 났으나 

     군 의문사 의혹이 있었던 정윤주 기자,

  ∞ 국방부의 차기 잠수함 사업권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었고 

     군부와 정치권에 수십억 원 대의 금품을 준 특정업체를 고발하여 

     강제퇴역당하고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까지 받은 배동휘 중령,

  ∞ 항명 사건으로 옷을 벗은 전직 특수부 검사 출신의 엄기준 변호사,


  칼럼을 쓰는 것으로 분노를 대신하려고 했던 최주호는 과연 허동식과 같은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될 것인가?


 

   형법 제39장 350조의 2로, 

     특수 공갈 죄

   형법 제7장 124조 1항, 

     공무원의 불법체포에 의한 죄

   정치자금법 제45조 2의 1로, 

     정치자금 부정수수죄

   국회에서의 증언 강점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1항, 

     국회 위증죄

   형법 제24장 252조 2항, 

     살인방조회


 이 죄를 물어 정영곤을 처벌한다.


치유의 전당

 집행관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은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회악, 인간쓰레기들을 처단하고자 한다. 과연 그 일은 개인적인 복수인가? 대의인가?

법치주의 국가에서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지~ 하지만 선을 추구하고 정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이들이 집행관으로, 심판관으로 행동하게 한, 분노를 표출하게 한 현실은 과연 공정한 것일까? 그래서 현실에서의 답답함이 소설에서의 카타르시스로 대치된다.

수사팀이 선배님의 신병을 확보한 것 같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집행관들을 쫓는 수사관들이 드디어 숨은 그림을 맞추기 시작했다. 집행관들도 숨겨진 존재, 심판관을 알게 된다.

눈을 감기 전에 큰일을 한번 해야겠어. 아주 신비롭고 황홀한 일이지······.

 그 또한 사람인지라, 사사로운 정에 허물어진다. 조직을 깨뜨린 자~ 그 끝이 어떨지 그려지니 더 가슴 시리다.

집행관들의 끝을 향한 무모하고도 힘찬 마지막 판이 펼쳐진다.

무소처럼 뚜벅뚜벅

 수사관인 조희성 검사, 그는 집행관들의 행위에 응원을 보내지는 못해도 싸잡아 비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음이 흔들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피의자인지조차 헷갈렸다.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다.

 집행관들의 행위는 과연 정당한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조작과 왜곡의 달인 검찰 출신 국회의원, 악덕 사업가 등 집행 대상자들을 영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였다. 그리고 그 적폐들이 한 명씩 살해될 때마다 국민이 환호하고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집행관들은 자신들이 대의를 위해 신중하게 대상자를 선택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심판관과 일부 집행관에 의해 잘 짜인 각본이 존재했다.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 선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행 대상자를 미리 염려에 두고 표를 모는 형식이었다. 이 또한 모순으로 느껴졌다.

 

 인도의 북부에는 마누법전을 실행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집트의 함무라비 법전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 주의다.

간통한 자는 코를 베고, 도둑질한 자는 손목을 자르고······. 그 마을에서는 죄를 지으면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 신체 일부를 훼손한다는 거야.

법이라는 게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효력이 있지.

그들은 형벌을 집행하는 데 어느 누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았지. 힘이 세든 나이가 많든 부자든 간에 똑같이 집행했던 거야. 죄를 지으면 누구나 법대로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어느 누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옳다고 생각한다. 일부 법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약하게 적용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법을 보완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하지만 법이 있으나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된다면 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싶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더 이상 이런 아픔 없이 부패 없이 힘없는 이들의 편에 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정당한 집행을 하는 검찰, 사법부, 정치권, 언론을 기대해 본다.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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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로 뻗어나가는 서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
안지영 평론가의 평을 읽고 관심이 생깁니다. 과연 배기정 작가님이 하고픈 이야기는 무엇일지?


https://m.blog.naver.com/jamo97/22228865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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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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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극장에서 보고 울었다. 화면 속의 김지영이 내 자신, 내 친구, 내 동생이라 생각되었다. 설마 내 딸이 저럴 수도 있을까? 막연하면서도 답답한 현실에 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다들 말한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냐고. 하지만 저절로 변하는 게 아니라, 시대에 맞선 누군가의 목소리, 외침, 희생으로 느리게 느리게 방향을 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난설헌> 책을 다산북스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표지에 그려진 여인의 눈을 마주본 순간 가슴이 아렸다.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녀의 15세 결혼을 앞둔 시점과 27세 죽음을 맞이하는 13년의 인생이 한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많은 분량을 결혼식 전 함을 받는 과정 등에서 벌어진 상스럽고 불길한 징조들을 풀어내는 데 할애하고 있다. 그녀의 끝을 이미 알고 읽기 시작하는 터라 한문장 한문장, 한사건 한사건마다 깊은 한숨과 설움이 새겨진다.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자라나 책을 읽고 시를 짓고 문장을 나누는 소통을 나누었건만...... 시집을 가기 위한 준비과정을 그리고 있는 앞부분에는 이 결혼에 대한 불길한 징조와 흔들리는 마음, 그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는 초희, 그미를 안타까워하며 그 시절 여인의 도리를 일깨워주는 어미 김씨가 있었다.

실타래같이 뒤엉킨 고까움도 풀도록 애를 써야 하느니라. 

원망부터 하기 시작하면 세상 사는 일이 원망과 탄식으로 가득 찰 뿐인 게야.                        집가는 딸 초희에게 건네는 어머니 김씨의 당부

 그렇게 어머니가 귓가에 불어넣어준 당부를 새기며 불안하고도 어려운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 싫어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초희, 난설헌을 향한 시어머니 송씨의 만행을 설명할 말이 그 밖에 없는 듯 하다. 어찌 그리 모질게도 다룰 수 있는 지 같은 여자로서 그 삶의 무게를 알텐데, 보듬아주고 가여워해주고 할만도 한데 그 끝도 없는 시기와 질투로 며느리를 벽으로 둘러싸고 짓누른다. 억장이 무너지고 팔다리가 끊기는 상황들이 계속 되어서 가슴만 메어졌다. 우는 그미를 따라 나도 모르게 눈물 짓고 있다. 먹먹하다.


 불과 8세에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 한시를 지어 그 천재성을 드러냈던 그녀는 세 가지 한이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단지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늘이라는 위치를 확보해놓은  지상의 행운아들

  <난설헌> 이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본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선택할 수 없는 여러가지 조건들 성별, 출생, 지위에 의해 삶이 좌지우지된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출중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초희. 서자라는 이유로 문장가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벼슬길에 오를 수 없는 손곡 이달, 최순치. 종이라는 이유로 결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함실댁, 단오 등 신분, 명분에 둘러싸여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없었던 가련한 인생들이 가득하다. 능력이 있어도 가문이나 출생의 이유로 뜻을 펼치지 못해서 괴롭고 가문은 좋으나 본인의 능력이 없어 허송세월만 보내니 이또한 괴롭다.

그미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니었다.

벼슬이 없어도, 먹을 것이 궁해도 마음과 마음이 겹쳐지고

영혼과 영혼이 교감하는 그런 사이가 되어주는 남자이길 바랐다.

같이 앉아 시를 나누고, 하늘과 별과 세상 끝까지 흘러가는 물에 대해 이야기 나누리라. 그런 남편과 더불어 세상의 끝까지 동행하리라 생각했다. 사람의 냄새가 나는 일을 더불어 나눌 수 있으리라.

 사랑하는 아버지, 오빠, 사랑하는 딸 소헌, 아들 제헌까지 떠나보내고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초희를 떠올리면 그 출중한 실력을 떠나서라도 그 고단한 인생에 토닥토닥 안녕을 빌고 싶어진다.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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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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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밝은세상 

레이철 조이스 장편소설ː조동섭 옮김


<뮤직숍>은 재즈, 팝송,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들이 이야기들과 어우러지면서 오감을 자극하면서도 훅~ 들어오는 소설이 아니라 잔잔하게 스며든다.


때로 숨어 있는 건 즐겁다.

그러나 아무도 찾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건 재앙이다. 

- 도널드 위니컷



      프랭크 ♪

      ∞ 엘피판만을 취급하는 음반가게 사장님

      ∞ 고객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음악을 추천해 주는 

          그 앞에 신비한 녹색 코트의 여인이 나타난다


 


 프랭크는 엘피판만을 판매하는 음반가게 사장이다. 엘피판만의 음악에 푹 빠져 자신과 같은 감동을 전하고 타인들의 아픔과 감정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음악을 추천한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은 그를 다 좋아한다.

 일반적이지 않고 독특한 엄마 '페그'와의 시간으로 '프랭크'는 음악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 되어 성장한다. 음악 외에는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결핍으로 '프랭크'는 평범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가정을 간절히 바란다. 페그의 남자친구들에게 바라는 아빠의 자리는 "정신이 이상하냐?"라는 오해로 돌아올 뿐이다.

 그에게 다가온 첫사랑이 엄마에 의해 어긋나면서 사랑에 어려움을 느낀다. 타인의 말을, 아픔을 귀담아 들어주는 그이기에 그의 삶이 사랑으로 온전히 채워지길 바라면서 소설을 넘기게 된다.




♩일사 브로우크만

∞ 유니티스트리트 음반가게 앞에서 갑자기 기절한 여인

∞ 녹색 코트, 녹색 핸드백 풋풋한 봄기운 가득한 그녀는 

비밀에 싸여있다.







 일사는 하나둘씩 문을 닫고 떠나는 유니티스트리트에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 거리의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끌리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호감을 가지게 된다. 더욱이 음악으로 그들을 위로해 주고 감싸 안아주는 프랭크가 그녀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되면서 관심이 더 커지게 된다. 그녀는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그녀는 왜 다가오는 듯하면서도 벽을 치는 것일까? 음악 수업을 매개로 가까워진 그녀와 프랭크의 사랑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안타깝게도 둘 다 한걸음 더 다가가지 못한다. 애틋하고 그립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

     앤서니 신부, 모드, 키티, 윌리엄스 형제, 노박, 루소 부인

      ∞ 유니트스트리트에서 이 모든 이들과 소소한 일상을 보내면서 

         삶을 함께 하고픈 평범한 이들의 하루하루가 펼쳐진다.








 다들 사연을 가지고 있는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 영국의 거리가 아니라 우리네 어느 동네 얘기인 듯 친숙하면서도 정이 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안타까워지기도 하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쇠퇴해가는 골목이 있고 새로운 상권을 노리고 포섭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시청 공무원들이 등장한다. 개발 회사는 회유, 협박 등 여러 방법으로 힘든 가게 주인들을 압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은 원칙만을 내세워 가게 주인들의 힘이 되어주지 않는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소시민의 의지와 노력들이 펼쳐지고 프랭크의 새로운 추진에 의해 유니티스트리트 주민들은 조금씩 힘을 낸다.

 프랭크의 말처럼 항상 개발이 정답은 아니다. 사라져가고 있는 지난 날의 정취와 풍물을 간직한 곳을 재개발로 획일화시키기 보다는 특색을 살리고 환경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유니티스트리트는 이웃 간의 정이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다 함께 힘을 모아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당장 힘들다고 떠날 경우 무엇을 잃게 될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합니다.

프랭크가 <포트 개발>관계자들과의 자리에서 말한 연설 中


 프랭크와 일사의 사랑 이야기가 큰 줄기이지만 가지가지마다 제각기 사연들이 다루어지고 그에 알맞은 음악들이 소개된다. 각 장마다 소개되는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고 관계를 회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음악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새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음악과는 다소 먼 삶이어서 대부분 접하지 못한 음악이었는데,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은 "갑자기 왜 이런 음악들을 듣는 거냐?" 신기해하고 그 시절 추억에 잠겼다. 기타도 좋아해서 레드 제플린 <스테어웨이 투 헤븐>을 듣더니 이 곡은 기타 치는 사람들이라면 꼭 치고 싶어 하는 곡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나지 않았던 시절의 그를 알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여 본인이 채우지 못하는 면들을 일깨워주고 어려운 상황을 같이 해결하고자 노력해나간다. 한 사람에서 한 가게로 한 골목으로 공동체로 확장되어 엮어지면서 서로의 삶을 다채롭게 채워가게 된다. 뮤직숍은 이 일련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으나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며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 어루만져 주고 있는 있다.

"언제든 들러도 좋아요. 늘 우리는 여기에 있으니까요."



주위의 시선과 오해에도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따뜻하고도 곧은 프랭크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부럽다.

아레사 프랭클린을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어렵다고만 느꼈던 클래식을 쉽게 풀어줘서 고마웠어요. 프랭크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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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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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대의 일상이 깃든 공간들 - 현실에서 가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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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십대가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대해 조명하면서 십대를 표현하고 있다.

#SNS #학교 #방 #게임 #주방

 이런 공간 내 각각의 십대 일상을 보여주면서 십대에게 희망을 얘기하고 보듬아주고 애정어린 시선과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성인들 모두 청소년기 십대시절을 다 겪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십대를 마주하면 이해하기 버거울 때도 있고 화가 치밀어오를 때도 있다. 그리고 십대가 보기에 어른이 그닥 믿음직스럽거나 존경스럽지 않거나 의지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현실적인 부분들도 잘 그려져있고 다섯 개의 소설이 현실을 조명하는 곳에서 멈추기도 하고('새로고침'), 성장하는 십대를('식사를 합시다') 또는 고통을 바로 보고 극복하고자 하는 십대를 ('주술사의 시간') 그려내기도 한다.


 

 다섯 가지 이야기들이 다 제각기 다르면서도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우리 작가님의 「껍데기는 하나도 없다」는 십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관계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 공감이 갔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관으로 명확하게 선택을 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보다는 '가면'이라고도 할 수 있고, '처세'라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에서 K는 학교 내 남자아이들의 계급을 피라미드로 표현하며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상위집단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라 여겨 다소 무리를 하면서도 그들에게 맞춰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간당간당한 선을 지키던 K가 흔들리게 된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선택은 공감하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선택에 의해 외톨이가 되어버린 K는 "갈 곳이 없다." 한다. 과연 K는 중심을 찾고 똑바로 설수 있을까? 고개를 다시 들 수 있을까?

 

불행한 청소년이 불행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조우리 작가의 말 중

 작가의 말에 그 답이 있는 것 같다. 우성의 멜론빵 한 조각, 누나의 방에서 자기의 방으로, 이런 작은 변화가 K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 사진을 보정해 SNS에 올리고 좋아요♡에 열중하는 십대, 

    관심받고 사랑받는 SNS 속 자신이 되기 위해 성형을 하고 

    결국에는 현실의 자신을 부정하는 십대를 그리고 있는 

    이선주 작가님의 「새로고침」

⊙ 왕따와 학교폭력을 민간신앙 제웅과 저주를 엮어 다루고 있는 

    유영민 작가님의 「주술사의 시간」

⊙ 게임과 환경문제를 연결시켜 인공지능까지 확장되는 

    문이소 작가님의 「뜬구름 사이에서 우리는」

⊙ 오해로 인해 학창 시절을 즐길 수 없게 된 두 십대의 화해와 성장을 

    제대로 된, 균형잡힌 식사와 주방에서 풀어낸 

    문부일 작가님의 「식사를 합시다」

 


 십대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공감하면서 읽었고 비단 십대만의 문제나 상황이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현상이라 느껴졌다. 좀더 다채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몸과 정신이 건강한 십대를 보낼 수 있도록 어른이, 가정이, 학교가, 마을공동체가, 사회가 노력해야 할 때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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