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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철학 - 흔들리는 삶을 위한 16가지 인생의 자세
샤를 페팽 지음, 이주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평점 :

태도의 철학/ 샤를 페팽 지음/ 다산초당
철학을 다룬 책이 이토록 재미있어도 되는 건가.
프랑스 철학자 샤를 페팽이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위태로운 시국을 지나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주를 이루는 만큼 첨예한 갈등과 분열 그리고 위기로 점철된 우리나라의 오늘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시련과 실패를 불안과 무력감이 아니라 변화와 기회로 여길 수 있다. 이런 용기와 유연함을 여러 철학자와 유명한 과학자, 정치인, 화가, 소설가, 운동선수의 사례들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흔들리는 삶을 위한 16가지 인생의 자세'라는 부제를 단 [태도의 철학]은 '삶'과 '나'를 마주하기를 권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끄는 가치들은 숙연하게 만든다. 시련 앞에서 "왜 나에게만?" 부르짖지 않고 기꺼이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려는, 일어선 이들의 일화와 생각들은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왜 그들은 그럴 수 있었고, 나는 그럴 수 없었을까? 우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벽이다. 저자가 말하는 프랑스 사회가 오늘날 한국과 너무나 닮아있어서 소름 끼쳤다. 철학자이자 교육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사회와 교육의 한계점이 바로 우리네 사회의 한계였다.

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밑줄 치며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 [태도의 철학]은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지식이 아닌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질문과 행동이 되어주는 철학, 그 아름다운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미 시도했고, 이미 실패했다. 하지만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라. 다시 실패하라. 더욱 잘 실패하라.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 현실과 충돌하고 부딪쳐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화들은 저자의 철학을 잘 뒷받침해 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목사가 되려고 했으나 이 또한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 후 2년간의 긴 항해 길에 오르면서 자신의 적성을 깨달은 이가 바로 '찰스 다윈'이었다.
애플을 세웠으나 쫓겨난 스티브 잡스는 이를 계기로 겸손을 배웠다. "괴롭도록 쓰디쓴 약이었지만, 꼭 필요한 약이었다." 이 경험으로 살면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써서 부와 성공을 거머쥐고도 피에르 레이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자신이 이룬 성공이 마음속 깊이 원하던 욕망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었다. 진짜 욕망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세르주 갱스부르는 그 압박감을 노래로 해소하였다. 그리고 국민 가수로 사랑받았다.
가수 레이 찰스는 일곱 살에 시력을 잃고 열다섯 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하지만 그는 "선택은 저에게 달려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대부분 이런 시련과 실패 앞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변화하고 성장해나갔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기회로 여겨 딛고 일어서는 단단함을 우리는 목도했다. 확실한 답을 찾은 이여, 기쁨의 탄성을 지르자.
위험이 있는 곳에는 구원도 함께 자란다.
-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휠덜린
어려운 상황을 즐겨야 한다. 저자의 이 챕터가 마음을 울렸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진정한 정치란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 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나가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무엇을 할 것인지 치열하게 묻고 답하자. 모든 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는 이 문장에서 희망을, 힘을 얻고자 한다. 헤겔의 변증법에 의하면 반대되는 것들은 서로 떨어질 수 없으며 최종적으로 '합'을 이룬다. 이 '합'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시의적절한 독서였다.
[태도의 철학]을 어지러운 시국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권한다. 현실을 마주하고 나를 마주하자.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지난하고 고통스럽지만 유익한 카이로스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