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가해자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손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친밀한 가해자/ 손현주 장편소설/ 우리학교


[친밀한 가해자] 가제본을 받았다.

<가짜 모범생> 시리즈, <울지 않는 열다섯은 없다> 등등 요즘 청소년을 통찰력 있게 그려낸 손현주 작가의 신작이다.

새하얀 표지에 적힌 제목, '친밀한' 가해자가 눈에 박혔다. 결코 가까이 두고 싶지 않은 두 단어가 만나 이 이야기의 제목이 되었다. 어떤 연유로 '친밀한' 이가 가해자가 되었을까? 책을 펼쳤다.

중학생 준형은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 아이다. 친한 친구 눈에도 뭐든 잘하는, 부족함이 없어 당당하다 못해 때로는 오만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준형이 아랫집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사고가 나고 말았다.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던 준형을 발견한 할머니는 강하게 훈계하고, 담배를 뺏으려다 계단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소설은 이 사건보다 이후 벌어지는 상황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다. 준형이네와 준형이 친구 현서를 중심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들의 심리 상태와 상황을 밀도 있게 전개하고 있어 몰입도가 높았다.


"그날 일이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 치부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

준형은 처음 알았다. 그 어떤 핑계와 변명으로도

덮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도."



준형의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그늘이 자리 잡고 있었다. 두 살 차이 나는 여동생 채원은 자폐적 발달 장애가 있다. 엄마는 채원에게 신경을 많이 쓰며 준형에게 이해해 주길 바란다. 한창 사춘기인 준형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들이 아니라 불만과 분노가 조금씩 쌓여간다. 그러다 벌어진 아랫집 할머니 추락 사고로 준형이와 부모는 큰 혼란에 빠지고 만다.

나 또한 부모이기에 준형이 부모가 처한 현실과 고민을 통감하며 그들의 선택을 바라보았다. 나라면 어땠을까? 빠르게 119 구조 신청을 할 수 있었을까? 아이가 자수하도록 설득했을까? 현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형이 부모도, 나도 부모라면 내려야 하는 답을 안다. 두려울지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친밀한 가해자]는 그 힘겨운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동갑내기 준형과 친구 현서를 내세워 살아가는 데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이야기한다. 완벽해 보이는 준형이네와 성실하게 살아가는 현서네의 대비는 준형이네의 균열이 심해지면서 더욱더 선명해졌다.

준형은 조여오는 경찰 수사와 협박 편지에 점차 무너져내린다. 극도로 불안하고 초조해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손현주 작가는 <데미안>, 만화책 <추락> 등등 여러 도구들로 준형이 스스로 현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이끈다. 준형이 느끼는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져 가슴이 아렸다. 실수일지라도 참담한 사고를 감당해야 하는 준형이가 거짓말로 만든 알을 깨고 나오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준형이 부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친밀한 가해자]는 스스로를 가둔 자신을 뜻하는 말처럼 다가왔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 자신의 일탈과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준형도, 자식의 인생을 위해서라며 위독한 타인을 모른 척하고 다른 자식을 이용하려는 비인간적인 선택을 한 부모도 아랫집 할머니뿐 아니라 준형과 자기 자신 모두에게 가해자가 아니었을까.

손현주 작가의 신작 [친밀한 가해자], 읽는 내내 마음이 움찔거리는 이야기였다. 십 대는 물론 부모라면 읽어야 할 성장소설이었다. 책과 함께 고민하고 정답을 찾아가기를 바라며 기꺼이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