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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김시형 옮김 / 삐삐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삐삐북스
우울, 슬픔, 죽음, 사춘기, 우정, 첫사랑, 게이…
쉽지 않은 주제들을 뭉쳐 색다른 이야기를 탄생시킨
[13과 4분의 3의 슬픔]이다.
13과 4분의 3살인 레온 헤르츠는 슬픔을 자주 느낀다.
우울을 완화시키기 위해 멩케 선생님과 매주 상담을 하는 데
치료의 일환으로 글을 쓰게 되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13과 4분의 3의 슬픔]이다.

우울증에 걸린 십 대가 자신의 목소리로 일상을 써 내려간 이야기는
막연히 가지고 있던 '우울증'에 관한 선입견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과장되지 않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큰 줄기는 도덕 시간의 발표다.

레온은 '죽음과 애도'에 관한 발표를 위해
교차로 신호등 위에 걸린 십자가에 얽힌 의미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첫 발표는 망쳤지만,
두 번째 발표를 위해 루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십자가의 주인공 23살에 교통사고로 죽은 루카스에 관해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달라진다.
똑바로 바라보기 위해
자신과 가족, 친구, 우울증과 슬픔,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에 관해
고민하고 생각하며 대화해나가는 등 노력한다.
레온이 루카스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애도하는지 알 수 있다.
죽음, 그 절대적 상실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루카스의 친구인 카라와 마르코, 화물차 운전기사 노르베르트, 한나 할머니……

레온은 '루카스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삶'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누구나 슬픔을 느끼며 곁에 있어줄,
지켜봐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폴커 주어만 작가는 13과 4분의 3살인 레온을 통해
자신의 슬픔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진정한 용기를 전달한다.
멋져 보이고 싶어서 허세를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며
오늘을 살아가라 말한다.
그리고 슬픔을 혼자서, 속으로 삭히기보다는
도움을 청하라고 권한다.
우울증, 죽음, 애도, 게이, 괴롭힘, 첫사랑…
사춘기 청소년이 다 품을 수 있는 주제들일까 싶은데,
폴커 주어만 작가는 무겁고 심각한 상황들을
유머와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유쾌하게 혹은 엉뚱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십 대의 여물지 않은 사고로
슬픔과 애도, 우정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레온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투박한 순수함으로 더 크게 와닿았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비밀을 털어놓을, 지켜봐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그게 힘이 되어줄 것이다.
힘겹다, 슬프다 여겨질 때 그 힘으로 조금씩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레온과 루벤이 우리에게 보여준 진정성이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