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고양이 6 - 깨어난 북극 바이러스 책 읽는 샤미 43
박미연 지음, 이소연 그림 / 이지북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 고양이6/ 박미연 글/ 이지북



<시간 고양이>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녹아내리는 북극이 눈앞에 그려지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부여안고 빠져들어 읽게 되는 환경 판타지 동화 <시간 고양이 6>이다.

2160년 갑자기 바닷물이 차오르면서 많은 육지가 사라지게 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이서림'뿐이라는 간절한 호소에 서림은 리호와 은실이와 함께 또다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제발 아프론타 나무의 멸종을 막고, 

옥사나 박사를 구해줘. 

다시 한번 우리의 미래를 부탁할게."



자연스럽게 이전 시리즈와 이야기의 흐름을 연결해나가는 구성이 좋았다. 소장이 아프론타 나무 씨앗을 들고 사라진 이후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탄탄한 줄거리가 뒷받침되어 늘어지지 않고 힘 있게 이끈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좋은 구조로, 시리즈물 특유의 장점이 빛나는 작품이다. 그리고 다음 모험이 기다려지는 재미까지 갖춘 <시간 고양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불시착! 메이의 헐렁함은 여전했고 그 덕분에 시작부터 박진감이 넘쳐흘렀다. 48시간의 제약을 뚫고 이번에도 훌륭하게 임무를 해낼 서림과 리호 그리고 은실이였다. 개성 넘치는 세 캐릭터들과 북극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의 멋진 조합과 활약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북극의 자연만큼 시선을 강탈하였다.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사랑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 주고 있는 <시간 고양이 6>이다. 

소장이나 권현욱 연구원의 이기심과 탐욕은 지구와 생태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악당들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극악스러운 계획에 동조한 권현욱 연구원의 마지막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나눅(강한 북극곰)은 부모님을 위해 친구를 배신한다. 리호는 배신감에 치를 떨지만, 서림이는 그 마음을 헤아려준다. 오히려 아픈 부모님을 치료해 줄 약을 꼭 얻었으면 한다. 나눅이 보여준 행동은 이기적이지만, 근간은 사랑이라는 점에서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서림과 리호 그리고 나눅, 세 친구가 힘을 합쳐 엔피웜 바이러스에 걸린 감염자들을 피해 아프론타 나무 씨앗을 구하러 떠나는 모험은 고대로 떠나는 역사 여행이었다. 동굴 벽화와 오래된 지도의 도움을 받아 유일한 아프론타 나무를 찾는 여정은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모두의 기지로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시간 고양이 6>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어려움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 그리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우리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 북극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으로 영구 동토층, 메테인, 고대 바이러스 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환경에 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과학으로, 용기로, 사랑으로 눈앞의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 마음속 깊이 각인될 것이다. 



그 모든 위험한 순간에 서로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과학 지식이 풍부한 서림이와 긍정적이고 운동 신경 좋은 리호 그리고 예민한 감각으로 막막한 순간마다 묘책을 알려주는 신통방통한 고양이 은실이의 북극 대모험은 잘 마무리되었다. 덕분에 지구는 무사하다! 

[깨어난 북극 바이러스]를 잘 해결한 <시간 고양이> 팀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 루키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8
김영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꿈, 청소년, 열정, 스포츠. 

이 재료들을 한데 모아 우리를 뜨겁게 달구는 소설

<슈퍼 루키>





슈퍼 루키/ 김영리 장편소설/ 다산책방






김영리 작가가 쓴 <슈퍼 루키>는 '배구'를 좋아하는 '구나인'이 여러 일들을 겪으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다. 

가제본으로 읽고 정식 출간본으로 다시 읽고~ 읽으면 읽을수록 심장이 요동치고 에너지 넘치는 십 대 청춘의 성장 이야기다. 경쟁자가 아닌 팀으로 우뚝 서 꿈을 향해 뛰어오르는 아이들을 흠뻑 응원한다. 사랑한다.



우선 '배구'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배경지식으로 배구에 대한 설명이 제공된다. '배구'에 관한 설명과 포지션, 기술에 대한 정보는 <슈퍼 루키>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섯 살, 진짜 어린 나이지만 '배구'에 온 마음을 빼앗긴 그날 이후 꿈은 정해졌다. 마음만큼 실력도 좋아 청소년 국가대표 중 유일한 중학생으로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수술을 하고 코트로 돌아왔지만, 예전과 달라진 상태에 나인이 본인도, 팀도, 가족도 모두 당황한다. 정해진 엘리트 코스 대신 다른 길에 도전하는 '나인'의 앞날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실패를 모르고 내달리던 중학생 구나인은 열여섯 살에 수술을 받고 가려던 배구 명문고 '정예고' 대신 '석탑고'로 진학하게 된다. 한번 경험한 좌절은 나인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천재'라 불리며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나인이었기에 더 뼈아픈 상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체적 약점을 노력으로 극복해서 

재능으로 만들어버린 거지. 

우리 나인이도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다 극복할 수 있을 거야! 

엄마는 우리 나인이 믿어."




석탑중 배구팀 감독인 아빠에게 바라는 것은 다정한 위로와 격려, 응원이었는데 질책과 잔소리가 이어지니 더더욱 서러운 나인이다. 더욱이 아빠의 배구를 하는 세주와 한 팀이 되어 뛰어야 하는 현실에 마음과는 다르게 엇나가기만 한다. 




트라우마로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두려운 아이, 엄마에게 꿈을 인정받지 못해 화난 아이, 엄마에게 꿈을 강요받아 괴로운 아이… 17살의 다양한 모습, 하지만 또 비슷한 모습이기도 한 우리 청소년의 오늘이다. 





<슈퍼 루키>는 나인이 부상으로 짊어지게 된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내고 다시 코트 안에서 팀원들과 함께 힘차게 경기를 해나가기까지의 도전기다. 성장기다. 

다시 옛날의 자신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에 사로잡힌 나인의 치기 어린 모습부터 넘어지고 부딪치는 싸우는 모습에서 석탑고 배구팀에 팀원으로서 녹아들어 경기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길이 18미터, 너비 9미터의 직사각형 배구 코트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뛰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인상적이다. 함께 '1점'을, '1승'을, '승리'를, '우승'을 목표로 서브하고 공격하고 수비하는, 가슴 벅찬 시간들이, 노력들이 다 담겨있다. 석탑고 배구팀의 진심이 닿아 심장을 뛰게 하고 소리 지르며 응원하게 만든다. 스포츠가 지닌 매력이자 힘, 바로 코트 안과 밖이 하나가 되는 듯한 집중과 쾌감을 선사한다. 우리는 노력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낸다. 





<슈퍼 루키>는 우리는 배구 코트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혼자가 아니다는 사실을 뜨겁게 전해준다. 꿈을 일찍 정한 나인이도, 꿈을 인정받지 못한 세주도, 아직 꿈을 찾지 못한 하준이도 모두 한 팀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진짜 원하는 순간은 

딱 바닥에 주저앉고 싶을 때 찾아온다.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산 정상에 스스로 올라가야 하겠지만, 함께 올라가는 동료가 있다면 힘을 더 낼 수 있다. 오늘도 하이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 돌봄부터 자립까지,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사는 법
윤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윤서 지음/ 
한겨레출판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먹먹했다. 모른 채 살아온 세상의 문을 열어 보여준 윤서 작가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지하기에 더 두려워하고 더 피하게 되는 정신질환 '조현병'을 앓는 아이와 보내온 18년의 시간을 담담한 어조로 기록한 그 마음이 파랗게 전해졌다. 고백하기까지 지난한 마음의 줄다리기가 얼마나 이어졌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나무와 그 가족들이 들려준 내밀한 이야기는 '조현병'을 앓는 다른 환자와 가족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소중한 것을 일깨워 준다. 우리는 저마다의 세계를 살고 있고, 그 세계를 속속들이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세계를 이해하려 상상하고, 함께하는 지금을 잘 보내려고 한다. 주체적인 삶과 사랑 덕분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더디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에서 경제적 자립은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요건이다. 그렇기에 '조현병'을 앓는 당사자가 삶의 주체가 되어 사회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또 보내기 위한 여러 시도들은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발병부터 현재까지 나무네 가족이 걸어온 길은 고통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소아 조현병 진단을 받고 완치가 아닌 완화를 목표로 입원과 약물, 전기경련치료 등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서도 나무의 자존감과 가족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재활을 위해 학업을 이어갔다. 이런 선택과 도전이 쌓이고 쌓여 나무는 서른 살 청년이 되었고, 네 가족은 무너지지 않고 더 견고한 관계를 다지게 되었다. 당사자와 가족 모두 고통과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사랑을 품은 결과였다. 






흔히 이럴 것이다. 제삼자가 너무 쉽게 일반화한 생각과 오해에 당사자가 상처받고 힘들어하는지 안다 여겼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이 또한 오만이었다는 걸 알았다. 지레짐작으로 무심히 던진 말이 한 사람의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 경각심을 키워주었다.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두드린 나무와 가족들 덕분에 '조현병'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단순히 조현병 환자가 아닌 병을 앓고 있지만 호기심이 많고 좋아하는 일이 있는 상냥한 청년으로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고픈 이웃인 나무를 만났다.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다가 갑자기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게 된 나무. 그 아이를 위해 여러 치료법을 시도해 보고, 여러 번 이사를 하면서 돌봄에 적당한 환경을 찾고자 분투한 가족. 이렇게 당사자를 돌보면서도 자신을 돌보는 것을 등한시 않았기에 기나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담담한 이야기에 깔린 버팀의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조현병'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치료법, 특수교육, 돌봄, 장애인 지원, 장애인 등록, 장애인 자립 등으로 확장되어간다. 사회 시스템의 미비와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아쉽고,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 일본의 '베델의 집'과 서울 서대문구의 '태화샘솟는집' 같이 정신질환을 가진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존중받는 동료와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조건 배타적인 태도로 일관할 게 아니라 정신질환자들 또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이 글을 통해 '조현병'이 심리적인 병이 아니라 뇌 신경계의 문제로 뇌의 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0명당 1명꼴이라는 조현병, 흔한 질병이면서도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기에 스펙트럼이다. 제대로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18년이라는 시간을 '조현병'과 함께 살아온 나무와 가족들의 기록은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가득하다. 앞서 걸어간 그 길에서 몸으로 부딪쳐 얻은 팁이 잘 정리되어 있다. 


"엄마 때리는 사람 없어요? 괴롭히는 사람 없어요?" 망상과 환청에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질문 대신 

"엄마, 나는 엄마하고 데이트하는 날이 좋아요. 우리 다음 달에는 뭐 먹을까요?

나는 햄버거, 햄버거로 정했어요." 즐거움을 마음껏 표현하는 질문을 하는 나무가 있다. '조현병' 필터를 끼고 세상을 보지만, 누구 못지않게 자신을 사랑하고 배우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꿈꾸는 청년 나무가 있다. 이런 나무가 일하고 사랑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나무들이 있다. 그들이 드리운 그늘 아래서 나무가 밝고 다정하게 성장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든든하게 그 자리를 지켜줄 수 있는 나무가 되어주는 희망을 품어본다. 


한겨레 하니포터10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드불 스파
설재인 지음 / 한끼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드불 스파/ 설재인 소설/ 한끼



소설 [레드불 스파]는 설재인 작가의 복싱 일상이 녹아있으면서 삶의 텁텁함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좀비 코믹 스포츠 드라마이다. 좀비 + 스포츠에 코믹 + 드라마까지 골라 먹는 뷔페처럼 끌리는 포인트가 다들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멸망하는 한이 있어도 이겨야만 한다!"



생계형 연예인에서 생계형 복서로 탈바꿈한, "죽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는 20대 현지현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한 영상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지현은 아이돌 당시 팬이었던 강승유 관장의 권유에 프로 복서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돌이었을 때나 복서일 때나 자신의 의지라고는 한 스푼도 없는 삶은 데칼코마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자존감은 다시 채워지지 않았다. 화려한 복귀를 장담했던 승유는 아시아 타이틀을 들먹이며 태국 선수와의 경기를 권하는데……. 





소설은 사운드가 꺼지지 않는 예능처럼 시종일관 시끌벅적하다. 세상 밖도 지현 속도 찬바람이 쌩 부는데 이야기는 소란스럽다. 신기하게 야단법석이다. 상대 선수인 태국의 쌈루타 선수는 기량이 뛰어나 이길 엄두가 안 나고, 좀비 떼가 출현하여 대 환장 파티인 이 시국에도 호황인 라이브 방송을 타고 지현과 쌈루타 경기는 판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에서만 좀비 떼가 출현한 설정부터 현실과 상상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현란한 필력에 빠져든다. 블랙코미디라는 틀 안에서 사회 내 존재하는 차별들을 예리하게 꼬집으면서 감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이돌일 때는 소속사를, 복서일 때는 관장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스스로 생각해서 선택하는 삶의 결정권을 빼앗긴 지현은 남 탓, 사회 탓을 하며 억울해한다. 매운맛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읊는 지현을 보면서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다. 지현이와는 상반되게 쌈루타는 주관이 뚜렷하고 삶의 목표가 확실했다. 여론에 쉽게 휘둘리는 지현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불리한 반응조차 '기회'로 보며 고마워했다. 





이 소설 속에서 여자 아이돌, 여자 복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해지는 차별과 무시, 폭력을 들여다보면 정형화된 틀에 기반을 둔 채 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로 판단하여 좋아하고 싫어하는 세상에서 쏟아지는 댓글과 콘텐츠는 도가 지나쳤다. 감정을 토해내는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공간에서 자신을 알리고자, 성공하고자 애쓰는 이들은 라이브를 켜는 기이한 현상이 되풀이된다. 소설에서나 현실에서나 이해하기 버거운 씁쓸한 모습이다. 특히나 [레드불 스파]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과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소셜미디어에 관하여 되돌아볼 여지를 주었다. 





[레드불 스파]는 고정관념을 비트는 소설로, 색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B급 감성이 충만한 이야기는 좀비가 창궐하는 시점에서도 일상을 누리는 부와 권력을 가진 사회적 특권층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어 경제 시스템의 허점을 꼬집는다. 그리고 좀비가 저능하다는 편견을 뒤집어 지능적이고 지략적인 좀비를 그려내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현지현과 쌈루타의 경기이다. 일상이 무너진 세상에서 인간 대 좀비 아니 좀비 대 좀비 경기를 벌이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분투하다니 경이롭다. 살기 위해 운동을 하였다. 무에타이든 복싱이든 강한 체력 그보다 더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한다. 한바탕 소동 후 드디어 마주한 두 선수가 서로를 향해 달려든다. 짜릿하면서도 울컥한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해프닝이라 하기에는 지현 선수에게도, 쌈루타 선수에게도 또 방청객 혹은 방청 좀비에게도 큰 의미가 되어버렸다. 열심히 살면서도 행복하지 못했던 현지현이 시대의 승부를 치르고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 

부조리한 세상사에 지친 이들에게, 크게 주먹 휘두르며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진정한 경기가 보고픈 이들에게 [레드불 스파]를 추천합니다. 




* 책표지가 포스터로 경기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니 꼭 안표지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
마르티나 슈토츠.카티 베버 지음, 김지유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마르티나 슈토츠, 카티 베버 지음/ 다산에듀



부모가 된다는 것!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이자 행복이다. 나를, 사랑하는 배우자를 닮은 '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감사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함께 하는 모든 시간에 웃음만이 자리할 수 없다. 나와 아이, 배우자와 아이, 나와 배우자 그리고 나와 배우자와 아이, 아이의 탄생은 관계의 가지를 다양하게 뻗어나가게 했다. 참으로 놀라운 존재다. 


신기하게도 나는 결혼을 결심했을 때 '부모'가 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 무게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가 되었다. 뱃속의 아기가 실감 나지 않았지만, 둘이었던 우리는 셋이 되고, 넷이 되었다. '처음'이라는 말로 용납되는 자리가 아니기에 묵직한 책임감이, 두려움이 그리고 행복과 설렘이 밀물처럼 쏟아졌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지식과 실천 그리고 포기 또다시 독서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나

름의 방법이 자리 잡았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번에 읽은 육아서는 독일의 가족심리학자와 교육컨설턴트가 전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가이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다.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저자들은 마르티나 슈토츠와 카티 베버이다. '보상과 처벌'의 옛 방식에서 벗어나 '욕구 지향'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기준으로, 그들은 비폭력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러빙 리더십을 소개한다. 이는 확실한 행동 전략, 길라잡이가 되어줄 역할 모델, 부모의 확신을 충족하는 기준이다.






아이와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아이의 욕구를 관찰하고 충족해 아이가 자율성과 감정 표현 방식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랑을 담은 훈육'인 러빙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으로 여섯 가지 전략을 전하고 있다. 





'러빙 리더십'은 애착 관계와 비폭력 의사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 세대가 자라온 시절과 자녀를 양육하는 현재는 엄연히 다르다. 달라진 환경 그리고 양육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보다 더 적확하게 짚어내고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서 믿음이 갔다. 그리고 전략이 간결하고 명확하며, 8,000건이 넘는 상담 사례로 구체적인 적용 과정을 접할 수 있어 실천이 수월하게 느껴졌다. 




총 360페이지로 제법 두꺼운 책이나 간결한 문체와 표현으로 가독성이 좋다. 특히 핵심 내용에 밑줄이 쳐져 있어서 한눈에 들어와 정리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연습>, <날개를 달아주는 말>로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스페셜 페이지>를 통해 행동 전략을 재정리할 수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 읽은 당시에는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셜 페이지에서 리스트로 체크해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 역시 구체적인 현실 상황으로 상기하는 방법이 효율적이었다. 




'훈육'에 대해 흔들리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다 들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단호하게 대하거나 화를 내는 자신을 나쁜 부모가 아닐까? 자책하고, 아이의 미래를 불안해하기도 한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이 책은 "적절한 훈육이야말로 아이의 바른 성장을 이끄는 열쇠다!"라 말한다. 이를 위한 훈육법으로 '러빙 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다. 불안을 느끼는 부모를 확신을 가지고 아이의 욕구를 챙기며 자율성을 키우는 동시에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자가 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마음의 확신 가지기' 꼭지는 부모로서 사랑으로 아이를 양육한다는 마음가짐을 굳건히 다질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처방전이다. '나'를 마주하여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면이 단단해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이의 행동 이면에 담긴 욕구를 읽어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 전략은 실용적이다. 흔들릴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여러 사례들로 간접학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부모인 나의 욕구를 먼저 채우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명확한 선을 지키면서도 아이의 욕구에 세심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갈등을 무작정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의 자율성을 지켜주면서 사랑과 공감으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훈육의 길을 제시해 줘서 불안을 많이 덜어낼 수 있었다. 

부모로서 구체적인 역할과 마음가짐을 다잡으며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훈육 '러빙 리더십'을 전하는 이 책은 많은 가정에 불안을 가라앉히고 사랑과 공감을 심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