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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ㅣ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세계적 호응을 이끌어낸 <아몬드> 손원평 작가의 첫 어린이책
이 타이틀만으로도 『위풍당당 여우 꼬리』를 만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내용을 부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삽화를 만물상 만화가가 담당한다는 소식은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제목부터 당당하게 밝힌 구미호 '단미'의 성장담이다.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스스로를 너무나 평범하다 생각하는 단미가 꼬리가 생기게 되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던, 생각하는 나와는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을 악몽이라 표현한 단미의 혼란스럽고 걱정되는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난 너야. 너도 그걸 인정해야 해. _35쪽
갑자기 튀어나온 꼬리 때문에 혼란스러운 11살 단미에게 엄마는 자신의 비밀을 고백한다. 그리고 '꼬리를 자른다'라는 뜻인 단미로 이름을 지은 마음,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밝힌다.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그 피를 물려준 엄마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격려와 위로가 단미의 내일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단미를 그 자체로 인정해 주고 아낌없이 힘이 되어줄 수 있지만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단미 자신밖에 없다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엄마는 너를 도와주고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지만 네 꼬리에 대해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해. 엄마와 단미는 다른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네가 직접 경험하고 하나씩 알아가야 해. 명심하렴. 그게 네 숙명이야." _49쪽
위풍당당 여우 꼬리/등장인물
이 책에는 웹툰 작가가 꿈인 손단미와 만능 스포츠 소녀인 단짝 친구 두루미, 혼성 아이돌 그룹 아쿠아마린으로 데뷔를 앞둔 연습생 배윤나와 황지안, 멸종동물을 복원하는 고고학자가 꿈인 고민재, 항상 혼자 다니는, 비밀 가득한 권재이, 미래초등학교 4학년 11살 친구들이 등장한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들이 꿈이어서 초등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 친구 이야기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77 앙케트
부제인 '으스스 미션 캠프'는 미래초등학교만의 유서 깊은 축제로, '교내 한마음 캠프'가 정식 명칭이다. 우리 집 초등학생은 이 캠프를 참 부러워하였다. 책 속 친구들도 축제를 위해 다양한 부스를 직접 준비하면서 기대에 부푼다. 그리고 캠프를 통해 모둠 친구들과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들 숨겨둔 속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비슷한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
그런 의미에서 행운을 빌게. 너와 너의 비밀에게." _80쪽
아이들은 늘 엄마의 예상보다 빨리 자라는 법. 어쩌면 우리 부모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는 순간이 온다. 더 이상 부모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더 확장된 세계(친구, 학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자신만의 꿈을 고민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순간이 말이다. 단미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보이는 모습만이 전부가 아니라 미처 보여주지 못하거나 보여주기 싫은 자신만의 감정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친구에게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 입을까 두려워한다. 비밀은 숨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점점 더 크게 자신을 옭아맨다.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한다면 이 세상 누가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_133쪽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이 아닌 싫어하는 모습 모두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선택권이 나에게 있다. 아픈 곳을 콕 찌르는 정공법으로 다가온 <위풍당당 여우 꼬리> 시리즈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성장동화이다.
이제 꼬리 하나가 나온 단미, 아홉 개의 꼬리까지 아직은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설렌다. 또 한국의 설화 속 요괴들이 소재로 등장한 점이 흥미롭고 다음 편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질지 궁금하다.
실수하고 다투기도 하다가 사과하고 화해하며 함께 커가는 단미와 친구들의 매력 넘치는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