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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어린이가 온다 - 교사와 학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시대 어린이의 발견
이재복 지음 / 출판놀이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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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이해하기 어렵다고 다들 말한다. 사실, 나도 어릴 때 들었던 말인 것 같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그 속에 사는 아이들도 변화하는 것 아닐까?

저자는 옛이야기와 어린이 책들을 예시로 하여 새로운 어린이들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을 디지털 시대 원주민이라고 부른다. 이미지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을 이해시키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불안 의식을 강요하는 부정적인 어머니상을 먼저 짚는다. 그리고 이중 목적을 가지고 메시지와 메타 메시지에 차이를 주며 아이들을 이중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하며 이중 구속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어린이 캐릭터를 보여 준다. 이를 통해 근대 교육에 익숙한 부모, 교사는 아닌지 점검하게 된다.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과 여러 민담 관련 책, 영화 등을 통해 새로운 어린이를 이해하는 접근법은 신비로우면서도 의문이 들기도 한다. 덕분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신화학, 민담 관련 서적, 영화들을 찾아보게 한다.


현대 동화들을 통해 새로운 어린이들을 이해시키는 부분에서는 욕망의 문제들을 언급하며 물질계와 비물질계, 인간과 동물, 인간과 기계. 경계가 허물진 SF판타지 시대를 사는 사이보그. 새로운 어린이는 이미 민담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어린이들의 내면의 사유체계, 작용을 민담 읽기의 실제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가 말한 대로 민담과 신화는 시대를 초월하며 통과해야 하는 세계로서 새로운 어린이를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옛이야기 속의 부모의 모습, 특별히 엄마의 모습과 근대 교육이 낳은 문제점 등을 읽을 때는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내 안에서 뭔가가 반응하는 것이니 나를 살펴보게 된다.

새로운 어린이와 살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한 번 즈음 읽고 나누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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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3-01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다잡고 다잡아도 새로운 어린이들과 생활하며 감정이 앞설 때가 있는 요즘이네요. 새로운 어린이에 대해 깊이있게 이야기하는 책인 듯 해요. 신화학까지 이야기 되는 것 보면요. ^^ 새로운 어린이들을 따라가기 힘든 요즘 더 공부해 봐야겠어요. 엄마 자신을 위해서라도요. ^^
 

오랜만에 서유미작가의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에 바로 주문했다.


10,4cm의 가로에 18.2cm 세로. 내 손바닥 하나 올라가는 크기.
흰색 바탕에 이미 죽은 듯한 나무로 밀어 올려 뚜껑을 연 듯한 상자. 그 속에서 탈출을 하려는 것인지, 상자를 열면 죽이려는 것인지, 한 여인이 왼손에 날카로운 금빛 칼을 들고 서 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상자의 이쪽 벽 중간 즈음과 저쪽 젖혀진 곳에 위에 앉아 있다. 그리고 같은 모양의 작은 상자에 같은 얼굴을 한 여자가 상자의 뚜껑만 연 채 서 있다. 팝업처럼 당장 튀어나올 듯한 이미지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더 눈에 들어오는 표지이다.

바로 책을 읽을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샀지만, 서유미 작가 책은 그렇게 빨리 열어젖혀 읽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기대 만땅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읽을 날을 정하고, 읽을 장소를 정해서 한잔의 커피를 들고 읽어야 제 맛이 난다. 출판사의 소개글 조차 읽지 않고 읽어야 더 재미나다. 그녀의 책은 한 번 잡으면 멈추지 않고 달리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드디어 그 날이 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커피로 한 모금 누르고 표지를 열어 읽어 내려간다.

그렇게 나는 경주씨를 만났다. 그녀의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들은 듯한 이야기. 본 듯한 이야기. 내가 아는 이야기였다. 결혼, 임신, 퇴직, 출산, 육아. 반복되고, 계속되는 경주씨의 이야기는 나를 지치게 했다. 서유미 작가를 소환하여 경주씨를 만나게 한 연유를 듣고 싶을 정도였다. 2cm 두께 안에 있는 경주씨를 밖으로 끌어내고 싶은 욕구들이 올라왔다. 그녀가 마트에서 미스 제이니를 만났을 때 한 행동에서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제발~~ 안돼~~그러지 마라고 외쳤다.

그리고 지금 경주씨는 카페 제이니 유리문에 미스 제이니가 붙혀 놓은 메모지 앞에 서 있다. 나도 그 옆에 서 있다. 며칠째.

책을 읽고 바로 리뷰를 멋지게 써서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는 경주씨와 함께 멈추어버렸다. 나는 경주씨를 카페 제이니 앞에서 만났고 그녀와 같이 나도 무어라고 적어야 할지 모른 채 서 있었다. 경주씨는 나였다. 지나온 나. 내가 어디서 많이 들은 듯한 이야기, 본 듯 한 이야기, 아는 이야기였던 것은 바로 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깜깜한 터널 속에 갇힌 듯 헤매던 시간을 다시 기억하는 게 힘들었다. 경주씨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꺼내주고 싶은 생각이 든 것도 그 고립에 그냥 둘 수 없어서였다. 바로 나를 말이다.

 

경주씨가 나였음이 발견되자 그제서야 눈물이 났다. 책을 읽고 3일 후 책 때문에 울다니. 터널 속의 그때를 다시 곱씹었다, 정리 안 된 그 때의 삶이 이 책을 통해 정리가 되었다. 카페 제이니 앞에 있는 경주씨에게 한 마디 말을 건다. “같이 해요이 말을 던지고 나서야 리뷰를 쓸 힘이 생겼다.

 

며칠 사이 경주씨는 사방에 서 있었다. 길에서도 경주씨가 보이고 뉴스에서도 경주씨가 보였다. 그 터널의 삶은 작고 여린 것에게 폭행을 할 수도 있고, 자아 상실감과 관계의 문제, 생활의 문제 등등으로 모든 것이 다 얽혀 정신까지도 얽혀버릴 수도 있다. 어쩜 우리 사회는 경주씨를 잃어버린 것이다. 흔한 이야기니까 통과의례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한다. 그러나 터널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주씨가 많다. 우리 경주씨는 스스로 탈출구를 찾은 것 같아 다행이다. 지나갈 수 없어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경주씨를 안아주고 싶다. 잘했다고, 이제 터널 끝이라고. 잘 될 거라고.

나의 탈출구는 독서였다. 혼자 하는 독서의 위험을 느끼고 독서동아리를 찾았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독서동아리운동을 하는 것 같다. 재작년에는 자원봉사 공모사업으로 “3040엄마들의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으로 10여명의 엄마들과 1년 정도 활동도 했다. 그 중의 몇몇은 나름의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내가 왜 그런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 터널을 통과한 힘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의 주인공 경주씨처럼 터널을 잘 통과하는 경주씨들이 되길 바란다. “경주씨 같이 해요

사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탈출구의 초입에 같이 해 준 사람이 있다. 바로 서유미 작가다. 그녀의 글수업은 내 안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있음을 알게 했고 정리하게 했다. 그러고 보니 그것이 서유미작가를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이번 책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서도 다시 나를 찾게 했다. 나의 이전 좌표와 조금 옮겨진 지금의 좌표를 확인한다. 지나온 세월에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점검한다. 13,00010% 할인된 11,700원으로 말이다. 이 적은 돈으로 나에게 엄청난 선물을 준 서유미 작가와 현대문학출판에 감사드린다.

추신: 내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책에 첨부된 박혜진 평론가의 작품해설을 읽었다. 정말 놀라운 평론이었다. 예리하게 짚어 주는 글 속에서 다시 한 번 경주씨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정리하며 리뷰에서 평론가가 말한 좌표라는 표현을 나도 따라 적어본다.

책장 속 2cm를 확보하여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밀어 넣는다. 그리고 톡톡, 고맙습니다 인사한다.


그냥 지나 갈 수 없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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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2-0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널....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은 이 터널을 저도 잘 지나가고 있는 중이길...기어코 잘 지내왔노라고 회상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 잘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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