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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 - 기후위기와 젠더문제가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믿는 십대들에게
제이미 마골린 지음, 정아영 옮김, 그레타 툰베리 추천 / 서해문집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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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책

무서운 책이 나타났다세상을 바꿀 책이 맞다그래서 무섭다이 책이 일으킬 반향이 무섭다그런데 이 무서운 일이 일어나야 하는 세상이다직면하고 싸워야 하는 세상이다세상을 바꿀 때 혼란은 있기 마련이다그 혼란은 더 나은 성장의 고통이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것이 있다이것을 세상을 바꿀 목적이 아닌 스펙을 쌓아 나 하나 잘해 보자’ 하는 심보의 더러운 욕심쟁이가 나타날까봐 무섭다깨끗하고 순순한 것을 쉽게 오염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을 따라 이렇게 했더니 서울대하버드대 갔다더라’(이 말은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을 같이 읽고 나눈 독서모임에서 지인이 한 말이다.) 하는 말이 나올까 무섭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도 어른에 대한 불만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책상을 치고선생님들께 반항했던 아이 중에 하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봤지만 30여년이 지나도 행복은 성적순이다이유가 뭘까그냥 책상만 쳐서이다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지 않았다 

이 책은 활동가들을 위한 구제적인 행동 지침서다나이 들어서 활동하고 있는 나에게도 엄청 유용했다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은 활동을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내가 만약 중고등학교 때 이 책을 만났다면 적어도 지금 세상은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였을 것이다.

제이미 마골린은 그레타 툰베리 덕분에 알게 된 친구다난 그레타 툰베리 보다 제이미 마골린이 더 알고 싶었다그레타 툰베리를 있게 한 인물이 제이미 마골린 같았다자료를 찾아도 별로 찾지 못하다가 이번에 책이 나온 것을 알고 단번에 도서관에 신청했다그 이유는 이런 책은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같이 해야 하는 일이다.

제이미 마골린이 이 책에서 계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다활동가가 자기 길을 잃지 않고 가는 나침반 같은 것이다순순했던 활동가들도 객관적 권력에 넘어가 사랑과 꿈을 잃지 않는가한 때는 물들지 않은 청춘이지 않았던가?

한 장이 끝날 때 마다 여러 분야의 청소년 활동가들의 인터뷰가 나온다다름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그리고 주변의 어른들이 어떻게 이들을 이해하고 돕는지도 나온다무엇보다행동지침서는 예의 바르고청소년들이 할 수 있을 만큼만 이야기한다일뿐 아니라 관계연대감정조절까지 세심하게 알려 준다 

우리는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스스로 활동가로서 나서고 있는가중고등학교 시절이 나라는 순수하고 깨끗한 중고생들이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지금도 그렇다청소년들의 때 묻지 않은 양심과 정의가 더러운 세상을 씻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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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싫은 날 높새바람 52
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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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양심 찾기

~ ‘바람의 아이들이 이번에 신인 작가를 제대로 찾은 것 같다근래 내가 본 동화책 중에 최고다이런 주제의 책도 없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조용히 마음을 집중시키며 가슴을 울리는 책도 최근에는 만나지 못했다이 책을 읽고 다른 책들이 좀 시끄러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밝고 명랑한그러면서 말이 많고 거친 반항과 대조적으로 이 책은 순종적이며 조용한 아이의 내면을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갈등하는지 찬찬히 잘 보여준다학교에서 학원에서 길에서 떡볶이집에서양심의 갈등은 여기저기 널려있다그리고 아이는 그 갈등을 잘 딛고 한층 성장한다.

둘째 진주중학생 언니를 둔 초등고학년열심히 살았지만 이젠 아픈 몸과 실직이 된 엄마아빠알뜰살뜰 지출을 최대한 줄이지만 돈이 들어올 일이 없으니 어쩐다엄마가 감자 한 봉지를 슬쩍진주의 양심은 콕콕 찌르고 감자를 먹을 수 없다학교 급식에서도 모두가 먹기 싫어하는 브로콜리와 감자를 바꾼다양심과의 싸움이 치열하다그런데 엄마의 도둑질도 치열하다.

감자 한 봉지를 훔쳐야 할 만큼 마음이 가난해진 것이다마음이 돈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진 것이다그래서 양심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 한다한 번두 번양심은 돌아오지 못할 길로 건너가고 있다어른들의 굳은 마음을 만든 세상을 탓해 보고 싶지만 궁색한 변명이다그것을 만든 것 또한 어른이 아닌가?

다행이다아이들은 몸으로 배운다는데 진주는 말랑한 어린이의 양심을 지킨다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예민한 아이들의 양심 덕에 어른들의 양심의 굳은 살이 베어지길 바란다아이들이 어른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다진주 언니가 그런 거 아닐까겉으로는 엄마아빠에게 반항하지만 속으로는 걱정하고 아르바이트로 자기도 살 생각을 한다그래도 참지 말고 말하라는 언니가 있어 다행이다양심 없는 친구에게 참고 있는 진주를 불 뿜는 인형처럼 용기 내게 하니 다행이다.

진주 옆에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 꿈이 있는 세영이가 있어 다행이다책밥논술 마음톡톡 게시판이 있어 다행이다양심이 돌아오길 기다려 주는 원장님이 있어 다행이다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과연 다행인가아이들에게 마음톡톡 게시판을 주고 있는가아이들의 마음을 지켜주는 어른이 있는가미안할 뿐이다.


엄마가 딱 걸려서 다행이다.  딱 걸려서 감자 몇 알을 몰래 갚으며 양심을 돌려 놓았더니 가족의 모습도 제대로 돌아온다이 책을 통해 우리의 양심이 돌려지고 세상도 제대로 돌아가길 바란다나는 이 책이라도 소개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나머지는 책이 해 줄거라 생각한다.

다행이다말랑하고 예민한 어린이의 양심까지 상처 주고 딱지딱지 굳게 만드는 지금에 모두의 양심을 챙겨 줄 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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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6-2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랑하고 예민한 어린이의 양심까지 상처 주고 딱지딱지 굳게 만드는 지금에 모두의 양심을 챙겨 줄 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마지막 말씀 완전 공감합니다.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
 
람 선생님과 도토리 약국 돌개바람 52
윤선아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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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괜찮은 저학년 동화 찾기 참 힘들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기니까 생략.)
아직 말랑말랑한 상상의 뇌가 언제든지 퐁퐁 상상을 들락날락 할 수 있는 나이다.
<람 선생님과 도토리 약국>은 상상과 현실의 연결이 잘 이어져 있다마치 줄 인형극처럼 현실의 이야기가 줄을 타고 동화 속 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들어가 다시 독자로 하여금 줄을 타고 나의 현실로 나오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이런 아이 꼭 있다.’
맞아어른도 그래 


오히려 현실의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동화의 상상 언어로 풀어내어 이해하기 쉬운 감성으로 바꾸어 준다.

맞아 아이들이 이렇지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느껴.’

내 아이의 논리전개와 감성을 만난다.


그 때 나도 람선생님처럼 따뜻하게 말해 줄 걸

나도 아이의 논리 속에서 아이가 이해 할 수 있도록 말해 줄 걸

어른의 논리로 고집을 부리고 아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어리석음을 다시 뉘우친다.
그런데 아이들만의 이야기만 나오지 않는다어른의 이야기도 나온다아이들에게 어른의 연약한 감성도 보게 해 준다

어른과 아이가 분리가 아닌서로 다른게 아닌우린 서로 필요한 존재들이다.


답은 사랑이다.

그런데 왜 도토리 약국이지?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깜짝 놀랐다.

진짜?’
진짜 이야기란다.

그래 진짜일 것 같았어

검색엔진에서 도토리 약국을 찾아본다. 3곳이 찍힌다작가님은 어느 지역 도토리 약국일까?
만나 보고 싶다.  아니람 선생님을 만나 보고 싶은 거다.


선생님저도 좀 봐주세요저도 사랑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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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김기창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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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에서 기후위기 관련 책을 읽다가 권유받은 책이라 읽게 되었다. 


한 번 잡은 소설집은 '단편집이구나!'를 깨닫고 나서야 손에서 내려 놓았다. 장편이었으면 한 자리에서 다 읽었을 책이다.
서문을 정용준(소설가)가 썼다. '이런 경우도 있나?' 싶다. 기후위기에 대해 마치 내 생각이라도 알고 있는 듯 잘 표현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어쩜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리도 적당하게 잘 표현해 주었는지. 감각의 앎. 

10개 단편 중 앞의 세 편은 '돔시티'라는 배경으로 판타지하게 그렸다. 영화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가끔 머릿속 필름이 종종 끊겨지기도 했다. 그건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배경들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상의 고리들이 나를 계속 끌고 들어갔다. 흥미진진했다.
굴과 탑의 대비되는, 그러나 같은 일을 하는 남녀와 그들의 사랑.

환경단체에서 만난 두 남녀가 함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시위하며 어려운 환경과 여론을 이끌어 가면서 힘들어 하고 결국 헤어지는 모습.

치열한(어쩌면 이도 폭염이 아닐까?) 경쟁 시험에서 9급공무원된 여자가 폭염의 피해의 무허가거주자의 민원을 처리하다가 마음이 끌려 찾아간 남자, 그 역시 시험 폭염 경쟁자.

죽어가는 산호초와 사라지는 흰동가리, 그것을 사랑하는 소년과 서퍼들의 의문의 죽음. 소년만 알고 있다.

작품 하나 하나가 현실을 그대로 잘 반영했다.


10개 작품 중 나에게 의미를 준 작품은 약속의 땅이다. 살려고 하나 죽을 수 밖에 없는 북극곰 환경과 1846년 유빙에 갇힌 테드호를 찾는 남녀, 그곳은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곳. 어미는 자식을 위해 먹이고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뜯어 먹인 그 어미곰을 죽인다. 그리고 발견된 약속의 땅. 그러나 그녀도 가라앉는다. 이 모습은 기후위기를 맞이한 우리의 모습이다. 동반죽음!

 

무기력한 장마속에 무기력한 무직청년의 접는 삶.

마지막 '천국의 초저녁' 또한 우리가 바라는 바의 마음을 그대로 고스란히 담았다. 마지막에 나오는 여자의 마음도 남자의 마음도 다 현재 우리의 마음이다.


읽으면서 소설의 힘을 느꼈다. '그래! 문학의 힘은 이런거야!' 앞서 서문에서 말한대로 감각의 앎을 가지게 하는 힘. 우리는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소설가는 독자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하고 부딪치게 한다. 지금 기후위기 앞에 우리는 이런 부딪히는 감각의 앎이 필요하다. 그냥 뭉기적 말할 것도 뭉기적 행동할 것이 아닌 구체적 선택과 행동이 필요한 지점에 있다. 그런데 왜 뭉기적거리나? 몰라서이다.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기후위기시대와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가 분리가 아닌 하나임을 알게 한다. 이 점에서 오늘날의 우리의 상황은 더 시급한 것임을 느끼게 한다.


독서 동아리에서 같이 읽고 문제들을 짚어 어떻게 사회에서 행동해야 할지 나누고 실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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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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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란의 소설집 사람들<언덕 위의 집>
(이 책을 다 읽지 않고 단편들을 읽어가며 리뷰를 쓸 예정이다. 일종의 읽기 과정의 리뷰.)

첫 문장: 처음에는 하나였을 것이다.
마지막 문장: 이제 늙은 아버지의 전설은 기다림뿐이다.

집과 집이 이어져 마을이 생겼다.


또 다른 아이들이 태어나 마을의 전설을 이어갔다.

마을의 전설은 왜 사리지고 있을까?
이제 집과 집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로 위로 쌓여있다. 높이 더 높이 쌓는다. 권력의 높이가 더 높아진다.

아이는 아버지의 희망이었다. 좋은 사람이 될 기회 조차 빼앗긴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아버지에게 아이는 온 힘을 다해 살아야 할 이유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게 했다.
어느 덧, 아이는 소년이 되었다. 소년은 하늘을 날고 싶었다.

아픈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가난한 아버지는 언덕 위에 집에서 산다. 하늘과 가까운, 마지막 계단이 있는 곳에. 그리고 배고픈 사랑이 담긴 맛난 아채를 판다. 좋은 사람, 귀밑머리 반듯한 사람은 아들의 소원을 지키기 위해 재개발을 반대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쁜 사람이 된다. 부자가 되기보다 전설을 지킨다. 그리고 전설이 된다.

사람이 사니까 길이 있었던거야

 

소설에는 길이 있다고 하지만 정말 길이 있는걸까? 우리는 언덕 위의 집을 찾기나 하는 걸까? 무심과 방관,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망친다며 손가락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 사람의 처지가 어떻든지 간에. 집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어떻게 길이 있게 되었는지는 관심 없이 말이다. 이 시대는 전설을 잃어버렸다. 전설을 이어갈 아이를 잃어버렸다. 날고 싶다는 소년을. 그럼 나는 어떠한가? 나 또한 전설을 잃어버린 이 사회의 일원이다. 나의 전설을 찾아가야겠다. 언덕 위의 집, 잃어버린 진정한 소망의 전설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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