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나눈 대화 - 윌리엄 블레이크



나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말했다.

'기쁨과 웃음으로 만들어진

작은 존재여

가서 사랑하라,

지상에 있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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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기술 - 엘리자베스 비숍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많은 것들이 본래부터 상실될 의도로 채워진 듯하니

그것들을 잃는다고 재앙은 아니다.


날마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리라. 문 열쇠를 잃은 후의

당혹감, 무의미하게 허비한 시간들을 받아들이라.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더 많이, 더 빨리 잃는 연습을 하라.

장소들, 이름들, 여행하려 했던 곳들을 

그것들을 잃는다고 재앙이 오지는 않는다.


나는 어머니의 시계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보라! 내가 좋아했던

세 집 중 마지막 집, 아니 마지막에서 두 번째 집도 잃었다.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두 도시도 잃었다, 멋진 도시들을. 그리고 내가 소유했던

더 광대한 영토, 두 강과 하나의 대륙을 잃었다.

그것들이 그립긴 하지만 그렇다고 재앙은 아니었다.


당신을 잃는 것조차(그 농담 섞인 목소리와 내가 좋아하는 몸짓을), 나는 솔직히 말해야 하리라, 분명

상실의 기술을 익히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그것이 당장은 재앙처럼 ('그렇게' 쓰라!)보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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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 이반 볼랜드



한 민족 전체의 가장 힘든 해에

가장 힘든 계절의 가장 힘든 시간에

한 남자가 아내와 함께 빈민 구호소를 떠났다.

그는 걸어서, 둘 다 걸어서, 북쪽을 향했다.


그녀는 너무 오래 굶어 열이 났고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들어 등에 업었다.

그렇게 서쪽으로, 서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걸었다.

밤이 내리고 얼어붙은 별 아래 도착할 때까지.


아침에 그들 둘 다 죽은 채 발견되었다.

추위 속에서, 굶주림 속에서, 역사의 부조리 속에서.

그러나 그녀의 두 발은 그의 가슴뼈에 대어져 있었다.

그의 살의 마지막 온기가

그녀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어떤 낭만적인 연애시도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여유로움에서 풍겨 나는 우아함과 육체적인 관능에 대한 

어설픈 찬미를 위한 자리는 여기에 없다.

단지 이 무자비한 목록을 위한 시간만이 있을 뿐.


1847년 겨울 두 사람의 죽음

또한 그들이 겪은 고통, 그들이 살았던 방식

그리고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있는 것

암흑 속에서 가장 잘 증명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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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죽어가는 사람 - 마샤 메데이로스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열정을 피하는 사람

흑백의 구분을 좋아하는 사람

눈을 반짝이게 하고

하품을 미소로 바꾸고

실수와 슬픔 앞에서도 심장을 뛰게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분명히 구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과 사랑에 행복하지 않을 때

상황을 역전시키지 않는 사람

꿈을 따르기 위해 확실성을 불확실성과 바꾸지 않는 사람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합리적인 조언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그곳을 에고로 채운 사람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나쁜 운과

그치지 않고 내리를 비에 대해

불평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묻지도 않고

아는 것에 대해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우리, 서서히 죽는 죽음을 경계하자.

살아 있다는 것은

단지 숨을 쉬는 행위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함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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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일요일들 - 로버트 헤이든



일요일에도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

검푸른 추위 속에서 옷을 입고

한 주 내내 모진 날씨에 일하느라 쑤시고

갈라진 손으로 불을 피웠다.

아무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데도.


잠이 깬 나는 몸속까지 스몄던 추위가

타닥타닥 쪼개지며 녹는 소리를 듣곤 했다.

방들이 따뜻해지면 아버지가 나를 불렀고

나는 그 집에 잠복한 분노를 경계하며


느릿느릿 일어나 옷을 입고

아버지에게 냉담한 말을 던진곤 했다.

추위를 몰아내고

내 외출용 구두까지 윤나게 닦아 놓은 아버지한테.


내가 무엇을 알았던가, 내가 무엇을 알았던가

사랑의 엄숙하고 외로운 직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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