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 박준



남들이 하는 일은

나도 다 하고 살겠다며

다짐했던 날들이 있었다.


어느 밝은 시절을

스스로 등지고


걷지 않아도 될 걸음을

재촉하던 때가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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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의 시 - 니키 지오바니


시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는가.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당신을 납치할 거야.

나의 시구와 운율 속에

당신을 집어넣고

롱아일랜드의 존스 해변이나

혹은 어쩌면 코니아일랜드로

혹은 어쩌면 곧바로 우리 집으로 데려갈 거야.

라일락 꽃으로 당신을 노래하고

당신에게 흠뻑 비를 맞히고

내 시야를 완성시키기 위해

당신을 해변과 뒤섞을 거야.

당신을 위해 현악기를 연주하고

내 사랑 노래를 바치고

당신을 얻기 위해선 어떤 것도 할 거야.

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당신을 두르고

엄마에게 보여 줄 거야.

그래, 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당신을 납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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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 올라프 H. 하우게


저기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물론 당신이 하는 말은

옳다. 너무 옳아서

그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소음이다.

언덕 속으로 들어가라.

그곳에 당신의 대장간을 지으라.

그곳에 풀무를 세우고

그곳에서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노래하라.

우리가 그 노래를 들을 것이다.

그 노래를 듣고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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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사람- 휠러 월콕스


삶이 노래처럼 흘러갈 때

즐거워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가치 있는 사람은 모든 일이 잘못 흘러갈 때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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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 - 레이첼 리먼 필드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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