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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벽한 날들 /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김연수 작가의 추천글을 읽었다. 완벽하게 매혹되었다.

'『월든』을 잇는 자연과 언어, 삶에 관한 깊은 사유'
'월든'이라는 책이 아니었어도 김연수 작가의 추천글만 보고도 충분히 읽고 싶었을 것이다.

혼자만 읽고 싶은 글, 혼자만 좋아했으면 하는 사람, 혼자만 소유하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의 글이 100% 궁금하다!!!

사람들이 내게 “어떤 시인을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짐짓 그런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듯이, “쉼보르스카나 네루다, 혹은 파울 첼란”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거기까지 듣고도 “그리고요?”라고 또 묻는 사람이 있으면 마지못해 “메리 올리버도 좋아해요…”라고 털어놓았다. 나만 좋아했으면, 싶은 사람이어서. 이럴 땐 누군가를 혼자 소유하고 싶은 이 마음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내가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그녀의 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니 나만 읽어서는 안 되겠다. 나는 그녀의 시를 번역하고 소설에 인용하고 남들 앞에서 낭독했다. 사람들이 그 시를 좋아하는 걸 보니 마음이 흐뭇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남몰래 읽은 게 그녀의 산문들이었는데, 이건 오로지 나만의 은밀한 기쁨이었는데, 이제 당신 앞에도 이 기쁨이 놓여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마음이 든다. 그냥 안 읽고 지나가기를. 나만 읽기를. 너무나 인간적인 그 마음으로.

 

2. 백 년의 지혜 / 캐롤라인 스토신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인

 

'2년의 절망,100년의 희망"
지금 가장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홀로코스트 최고령 생존자 알리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통찰'

어릴 적 <안네의 일기>를 읽은 후부터 줄곧 '홀로코스트'에 관심이 있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홀로코스트 뮤지움'을 혼자 돌아다니며 인간에 대한 씁쓸한 절망 같은 것을 느꼈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 '세계 최고령 피아니스트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알리스 헤르츠좀머의 실화'에 당연히 관심이 생긴다. 게다가!!! 알고 지낸 사람 중에 '구스타프 말러, 라이너 마리아 릴케,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지그문트 프로이트' 같은 인물도 있었다니. 그녀의 100년의 희망 이야기가 굉장히 궁금하다.

 

3. 어떤 날 / 성미정, 김소연, 이병률, 요조(Yozoh), 박세연, 이제니, 최상희, 장연정, 위서현 지음 / 북노마드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여행의 고수들이라 할 수 있는 여행자들의 여행이야기이다. 이병률 시인은 말할 것도 없겠고 김소연 시인의 여행글도 참 궁금하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보던 위서현 아나운서, 꽤 감성적이고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었다. 특별한 감성을 지녔달까... 그런 그녀도 이 책에 글을 실었다. '여행'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누구나 한 번쯤, 어쩌면 누군가는 자주 문득,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또 꼼지락 거리는 생각. 그 마음을 대신해 이런 아름다운 여행글을 많이 읽고 싶다.

책 디자인도 심플하고 아름답다. 어떤 날.

 

 

 

4.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언뜻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더니,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서재지기였다. 그리고 어느 출판사의 월간 교양강의의 강사인 것 같기도 하다.

'고전'은 늘 매력적이어서 고전을 읽은 사람들은 뭔가 특별해 보인다. 나도 고전을 사랑하고 싶지만 일단 모아놓고 선뜻 고전에 쉽게 손이 가진 않는다. 그런 고전을 더 즐겁게 읽고 싶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고전의 배경과 사적인 이야기를 먼저 엿본 후 그들과 친해지면 더욱 고전이 읽고 싶어질 것이다.

상투적이지만 너무도 강렬하고, 뻔뻔하지만 진정성이 넘치는 고전을 통해 억눌려있던 삶의 감각을 깨우는 개인 교습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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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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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윌 슈발브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편집인이다. 그래서 어쩐지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역시 상당히 유사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 아들 둘이서 '마지막 북클럽'을 만들어 고전, 소설, 판타지 등 다양한 책을 읽으며 소통한 추억을 일상적으로 들려준다. 게다가 그들은 보통의 인물이 아니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대단한 입지를 구축한 특별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가 이토록 멋있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출판 전문가인 저자 윌 슈발브와 난민구호와 여성인권을 위해 전세계를 다닌 그의 어머니 메리 앤, 그들은 살가운 모자사이이자 생의 마지막, 책을 통해 담담하고 진실한 소통을 한다.

최근 유명인들의 독서에세이에 대한 책이 많아져 처음에는 다소 시들한 면도 있었다. 게다가 창피한 일이겠지만 리스트의 99%라고 할만큼 낯선 책이 주였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앞으로의 독서리스트에 많이 추가하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은 전적으로 책 이야기만을 다루진 않는다. 일상의 일반적인 것들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세상에 하나뿐인 둘만의 북클럽'은 특별하다. 죽음을 앞두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헛되지 않게 또 마냥 슬퍼하지 않고 차분히 고요히 주위 사람들과 보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생의 마지막 크나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지만 만약 실제로 죽음을 코 앞에 둔다면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엔딩노트> 같은 외국영화들을 보며 그들의 차분한 마지막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줄곧 나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3년 전 간경화를 진단받으신 후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매년 가을이면 한차례씩 심각하게 편찮으셨다. 그 무렵인가부터 책 읽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셨다. 내가 추천해드리기도 하고 이따금은 책장에서 골라 읽으시다가 언젠가부턴 나의 책취향이 당신께 맞지 않는다며 직접 공수에 나섰다. 그리고 책 속의 저자와 어머니처럼 나와 책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책처럼 주기적이거나 차분하게 일상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 

책의 결말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생의 마지막까지 책을 통해 주위 사람들 경험들 그리고 진실한 마음을 소통한다는 것, 그것만으로 그들의 대화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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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3-02-2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틴님, 먼댓글이 잘못 달렸습니다. 신간평가단 리뷰올리는 곳에서 다시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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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을 오해했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 김진송 깎고 쓰다> 나처럼 글을 쓰고 싶은 사람, 혹은 이야기를 짓고 싶은 사람들에게 글 쓰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인 줄 알았다. 책이 굉장한 상상력과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아주 아주 특별한 소재들을 가득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테면 글짓기의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란 나의 첫인상은 처참히 깨지고 말았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움직이는 모든 것은 시간에 빚지고 있다. 이야기의 구조란 시간의 흐름에 맞물려 있는 기계장치와 같은 것이다.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돌아가는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으며 어떤 기능도 수행할 수 없고 구조 자체도 성립하지 않는다. (들어가며)

...

이야기의 시간을 이미지의 시간으로 바꾸는 일, 그게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만드는 일이다.

...

이야기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기계가 아니다.

 

나무작업을 해오는 목수 김진송의 작품과 이야기다.

말하자면 이 책은 이야기와 시간과 기계에 관한 그림과 글이다.

김진송 작가는 글과 미술 모두를 마스터한 전문가이다. 초반부에선 아주 짧고 간결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언뜻 단순하다고 여겨졌지만, 읽을수록 생각할수록 점점 더 심오하고 깊숙하게 느껴졌다.

 

현실의 원리를 벗어나는 상상의 공간에서 온갖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의 근원으로부터의 이야기, 옛날 신의 이야기, 현대 뉴스에나 나올 법한 기괴하면서도 너무나 끔찍한 이야기, 당신의 꿈이 나의 현실? 미래 이야기, 정말 어떤 이야기들은 꿈에서 착안했을 법한 상상 그 자체의 것들이다. 내가 좋았던 부분은 <달에 갈 시간> <개와 의자 이야기>였다. 의자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역사, 자연의 법칙, 사회의 계급,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인생이라는 인간의 승리 이야기.

 

 

삶의 일련의 동작들, 먼저 세밀한 설계를 통해 나무를 깎아 그럴듯한 이미지로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 무생물의 무감각하고 무딘 나무가 살아서 매력적인 생물이 되기까지.

단순히 변하지 않는 목각 조각품이 아니라 분명 그건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였다. 섬세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나무토막이 살아 숨쉬듯 이미지가 되어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까지 작가는 얼만큼의 시간을 들였을까.

 

나무조각은 단순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모두 깨뜨리고 상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조각품을 보고 감탄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기도 하다. 작품 하나 하나 모두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예술작품이지만, 그럴듯하게 절로 떠오르는 이야기로 인해 살아있는 놀라운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오롯이 조각품만 보았을 때는 '이건 무엇을 형상화한 것인가? 아.. 어떤 동물이구나. 섬세하다'하고 말았을 것들에 넘쳐나는 상상력을 보태놓으니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처럼 굉장한 작품들을 그러모은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는 그림책으로서는 무척 훌륭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이야기책에 이미 길들여진 나에게는 상당히 익숙지 않은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궁금하다.

이야기가 먼저인가, 작품이 먼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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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나와 같다고 옳고, 다르면 그른 것인가 - 이지누의 폐사지 답사기, 충청 편 / 이지누 지음 / 알마 / 2013년 1월

 

 요즘 부쩍 역사에 관심이 생긴다.

 과거를 공부하면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들은 과거사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닐까.
 한국 문화를 글과 사진으로 섬세하게 기록하는 작가 이지누,

 그저 과거가 아닌 과거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나와 같다고 옳고, 다르면 그른 것인가> 제목부터 참 멋있다.

 

 

 

 

 

 

2. 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무무, 어쩌면 꽤 낯선 이름이다.

 내가 이 책을 담은 이유는 하나.

 지난해 어떤 분의 2012년의 책으로 꼽았던 책이

 무무의 <사랑을 배우다> 였다. 그래서 참 궁금했었다.

 개인적으로는 한 해의 책 꼽기가 참 애매하고 힘든 일이라 생각했는데, 그 책은 도대체 어떠하길래?

 그래서 이 책 읽어보고 싶다. 

 

 

 

 

 

3. 인생학교 섹스 - 섹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법 /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미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알랭 드 보통.

 단 하나의 이름이면 족하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무조건 위시리스트에 담긴다.

 게다가 '섹스'라는 짜릿하면서 은근한 소재이므로,

 무척 궁금하다.

 사실 '인생학교'라는 버전의 책이 시리즈로 여러 권 나왔는데

 다른 작가들은 다소 생소한 편이었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생각이다.

 

 

 

 

4. 희망을 걷다 - 박원순의 백두대간 종주기 / 박원순 지음 / 하루헌 / 2013년 1월

 

 시민들에게 각광받는 시장.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젊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서울시장 박원순.

 그의 트위터를 엿보며 참 섬세하고 부지런하며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어떤 희망을 얘기할지 궁금하다.

 언제나 희망이란 단어를 품고 사색과 고민을 하는 인간.

 그의 생각과 에너지에 물들고 싶다.

 

 

 

 

 

 

5. 엄마와 딸 /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다른 여러 이유들보다도 단 하나.

 내가 딸이라는 것만으로 이 책은 읽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게다가 여성의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여자들의 멘토 신달자 시인의 에세이. 많이 위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여성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읽고 싶은 책일 것이다.

 가장 사랑하면서 가장 아프게 하는 관계. 엄마와 딸.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어질 것이다.

 또 많이 울지도 모르겠다.

 인간을 자극하는 한 단어, 바로 '엄마'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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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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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커트 보네커트처럼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친구에게 시를 써 보내라. 거기에 더 보탠다. 더 자주 책을 읽어라. 더 자주 웃어라. 더 자주 사랑하라. 삶의 정수를 맛보고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라.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전보다 웃는 일이 자꾸 더 많아져서 행복의 부피도 그만큼 늘었으면 좋겠다. (서문)

 

"책 읽기란 자신을 넘어서서 다른 세계로 가는 행위이다.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으로 나아간다"

 

'삶을 쉬어가게 하는 책읽기'란 부제를 달고 있는 <마흔의 서재>.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마음이 참으로 고요했다. 책을 덮으며 비로소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생각의 발전은 양질의 독서에서 나오는 구나 다시금 깨쳤다. 그렇다. 깨친 것이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지만 서툰 핑계로 실천하지 못한 사실을 저자는 일깨운다.

 

'시인, 에세이스트, 문장노동자'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는 왠지 더 특별해 보였다. 읽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고 읽을 수 없는 것들마저 읽으려고 드는 사람이자, 드물게도 읽고 쓰는 일에 모든 것을 건 사람. 어쩌면 모든 것을 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나라는 인간은 굉장히 확신하는 어떤 것에도 나의 모든 것을 걸겠노라 말할 용기가 없다.

 

 

'나는 날마다 한 권의 책 읽기를 실천하려고 애쓴다. 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나요? 책과 친해지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에 몰입한다. 몸과 마음을 이오나하고 책에 흠뻑 빠져든다. 몰입을 통해서 책과 하나가 되면 마치 무릉도원에 든 듯 행복해진다. 둘째, 책 읽는 즐거움 그 자체에 빠져든다. 책 읽기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그걸 지속하기 어렵다. 셋째, 책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그것들을 사들인다. 책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이미 책 읽기는 시작된다. 넷째, 읽은 책들을 다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읽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억하는 것이 불가결한 것도 아니다. 기억은 상상력을 한정하지만, 망각은 무한상상력을 텃밭을 일구는 쟁기이다. 망각은 풍요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길이다. 다섯째,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보르헤스는 우주를 거대한 도서관으로 상상했지만, 나는 우주를 한 권의 책으로 상상한다. 우주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읽어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읽어갈 거대한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책이라는 낙타를 타고 우주라는 이름의 사막을 타박타박 횡단하는 중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는 인간의 불가피한 욕망이야말로 문명의 진화를 추동해온 힘이다. (p. 132)'

 

출판시장에 이미 유수한 작가 혹은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 일기류의 책은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수세기 전부터 오늘 바로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이 수많은 책이 있기에 그 책무덤에서 읽어야 하는 양서는 어느 것인지 어느 책이 독자의 생각에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다 줄지 따위를 일러 준다. 그런 책에는 웬만한 독자들 또한 한 번쯤 제목을 들어봤음직한 유명 도서가 많다.

하지만 <마흔의 서재>는 더 명확하다. 양서만 해도 3만 권이라는 저자가 꼽는 책 중의 책을 꼭꼭 하지만 질서정연하게 잘 눌러 담고 있다.

 

 

나는 아직 마흔의 시간을 살지 않았지만 아득히 머나먼 시간 같이 느껴지는 그 때가 현실이 될 때 후회없는 책 읽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꿈 '서재'. 내 집을 갖고 나의 공간이 생기면 가장 꾸미고 싶은 공간 1위. 물론 지금도 그냥 책장은 있지만 '서재'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그립다. 서재, 수많은 장서로부터 나오는 세기를 넘나드는 스승으로부터 저자의 글들은 이렇게 탄생했다. 나 또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수많은 양서를 언제쯤이면 웬만하게 읽고 쌓을 수 있을까.

 

수졸재(守拙齋) 지킬수 졸할졸 재계할재.

고즈넉한 시골의 한가롭고도 청빈한 작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살림은 단순하게, 생각은 고매하게! 적게 소유하는 삶을 즐겨라. 적은 것이 많은 것이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진짜 풍요롭게 사는 것이다. (p. 59)'

 

'마흔'과 '서재'로 이루어진 한 채의 소슬한 집이라는 책 <마흔의 서재>.

마음이 조금 평안해 졌고 책읽기에 대한 욕망이 한층 강화되었다. 행복의 부피가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어쩐지 조금 더 지혜로워진 느낌이다!

시간이 흘러 비로소 마흔이 되었을 때 책장에서 다시금 꼭 빼들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그 때가 올 때까지 나는 양서를 부지런히 읽겠다.

 

'살아 있음을 기뻐하라

설레는 것을 갈망하라

삶을 받아들이고 껴안고 화해하라

책이 쌓여 남은 인생의 길이 된다

즐거운 여정을 위해

매일 아침 서재 앞에 서라'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첫 번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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