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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커트 보네커트처럼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친구에게 시를 써 보내라. 거기에 더 보탠다. 더 자주 책을 읽어라. 더 자주 웃어라. 더 자주 사랑하라. 삶의 정수를 맛보고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라.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전보다 웃는 일이 자꾸 더 많아져서 행복의 부피도 그만큼 늘었으면 좋겠다. (서문)

 

"책 읽기란 자신을 넘어서서 다른 세계로 가는 행위이다.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으로 나아간다"

 

'삶을 쉬어가게 하는 책읽기'란 부제를 달고 있는 <마흔의 서재>.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마음이 참으로 고요했다. 책을 덮으며 비로소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생각의 발전은 양질의 독서에서 나오는 구나 다시금 깨쳤다. 그렇다. 깨친 것이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지만 서툰 핑계로 실천하지 못한 사실을 저자는 일깨운다.

 

'시인, 에세이스트, 문장노동자'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는 왠지 더 특별해 보였다. 읽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고 읽을 수 없는 것들마저 읽으려고 드는 사람이자, 드물게도 읽고 쓰는 일에 모든 것을 건 사람. 어쩌면 모든 것을 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나라는 인간은 굉장히 확신하는 어떤 것에도 나의 모든 것을 걸겠노라 말할 용기가 없다.

 

 

'나는 날마다 한 권의 책 읽기를 실천하려고 애쓴다. 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나요? 책과 친해지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에 몰입한다. 몸과 마음을 이오나하고 책에 흠뻑 빠져든다. 몰입을 통해서 책과 하나가 되면 마치 무릉도원에 든 듯 행복해진다. 둘째, 책 읽는 즐거움 그 자체에 빠져든다. 책 읽기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그걸 지속하기 어렵다. 셋째, 책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그것들을 사들인다. 책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이미 책 읽기는 시작된다. 넷째, 읽은 책들을 다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읽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억하는 것이 불가결한 것도 아니다. 기억은 상상력을 한정하지만, 망각은 무한상상력을 텃밭을 일구는 쟁기이다. 망각은 풍요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길이다. 다섯째,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보르헤스는 우주를 거대한 도서관으로 상상했지만, 나는 우주를 한 권의 책으로 상상한다. 우주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읽어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읽어갈 거대한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책이라는 낙타를 타고 우주라는 이름의 사막을 타박타박 횡단하는 중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는 인간의 불가피한 욕망이야말로 문명의 진화를 추동해온 힘이다. (p. 132)'

 

출판시장에 이미 유수한 작가 혹은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 일기류의 책은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수세기 전부터 오늘 바로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이 수많은 책이 있기에 그 책무덤에서 읽어야 하는 양서는 어느 것인지 어느 책이 독자의 생각에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다 줄지 따위를 일러 준다. 그런 책에는 웬만한 독자들 또한 한 번쯤 제목을 들어봤음직한 유명 도서가 많다.

하지만 <마흔의 서재>는 더 명확하다. 양서만 해도 3만 권이라는 저자가 꼽는 책 중의 책을 꼭꼭 하지만 질서정연하게 잘 눌러 담고 있다.

 

 

나는 아직 마흔의 시간을 살지 않았지만 아득히 머나먼 시간 같이 느껴지는 그 때가 현실이 될 때 후회없는 책 읽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꿈 '서재'. 내 집을 갖고 나의 공간이 생기면 가장 꾸미고 싶은 공간 1위. 물론 지금도 그냥 책장은 있지만 '서재'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그립다. 서재, 수많은 장서로부터 나오는 세기를 넘나드는 스승으로부터 저자의 글들은 이렇게 탄생했다. 나 또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수많은 양서를 언제쯤이면 웬만하게 읽고 쌓을 수 있을까.

 

수졸재(守拙齋) 지킬수 졸할졸 재계할재.

고즈넉한 시골의 한가롭고도 청빈한 작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살림은 단순하게, 생각은 고매하게! 적게 소유하는 삶을 즐겨라. 적은 것이 많은 것이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진짜 풍요롭게 사는 것이다. (p. 59)'

 

'마흔'과 '서재'로 이루어진 한 채의 소슬한 집이라는 책 <마흔의 서재>.

마음이 조금 평안해 졌고 책읽기에 대한 욕망이 한층 강화되었다. 행복의 부피가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어쩐지 조금 더 지혜로워진 느낌이다!

시간이 흘러 비로소 마흔이 되었을 때 책장에서 다시금 꼭 빼들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그 때가 올 때까지 나는 양서를 부지런히 읽겠다.

 

'살아 있음을 기뻐하라

설레는 것을 갈망하라

삶을 받아들이고 껴안고 화해하라

책이 쌓여 남은 인생의 길이 된다

즐거운 여정을 위해

매일 아침 서재 앞에 서라'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첫 번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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