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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 - 1집 Exhibition
전람회 노래 / 대영에이브이 / 1994년 1월
평점 :
1993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던 "기억의 습작" 주인공 '전람회' 의 첫번째 앨범 "1집 Exhibition" 은 도무지 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적 성과가 대단히 뛰어난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전람회' 를 처음 본 느낌은 이전 대학가요제에서 그들처럼 대상을 수상했던 "그대에게" 를 부른 '신해철' 의 '무한궤도' 와 거의 흡사했는데 듣는 순간 대상을 직감했으며, 그들의 음악에 엄청난 전율을 느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신해철' 만큼 '김동률' 역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고집하며 오랜동안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가 바로 '신해철'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지금의 '김동률' 을 만든게 아닌 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앨범을 플레이하면
이젠 명곡의 반열에 오른 "기억의 습작" 부터 첫 포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김동률' 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린 피아노 전주에 이은 묵직한 보컬 그리고 폭발적인 후렴구의 현악기 연주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서정적인 느낌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고있는 '신해철' 의 음성이 삽입되어 있는 "여행" 은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의 스윙 재즈 스타일의 곡으로서 재즈음악을 향한 그들의 도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느덧 치유와 힐링이라는 테마를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김동률' 음악이라는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 곡이 바로 "하늘높이" 가 아닐 까 싶습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현악기의 조화를 통해 서정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며, 가슴에 와닿는 의미심장한 가사가 잔잔히 울려퍼지는 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감상적이게 만듭니다.
'서동욱' 의 나레이션에 이은 웅장하면서 드라마틱한 연주에 낮게 드리워진 보컬이 따뜻한 감성을 돋우게 하는 "향수" 그리고 90년대 유행했던 신스팝 스타일의 "너에 관한 나의 생각" 으로 분위기를 바꾸어 줍니다.
색소폰 전주에 이은 브러쉬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피아노 연주가 재즈쿼텟을 형성해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재즈 곡 "삶" 은 다시금 음악속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가게 만듭니다.
마치 놀이동산을 찾아 온 듯한 느낌을 드는 "소년의 나무" 역시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데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만든 곡으로서 잘 짜여진 멜로디와 가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앨범의 프로듀서이자 음악적 선배였던 '신해철' 과 함께한 "세상의 문앞에서" 는 전형적인 팝 발라드 곡으로서 마치 선배와 후배가 서로에게 해주는 격려와 같은 느낌의 가사가 돋보인다 하겠습니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이자 백미라 손꼽을 수 있는 "그대가 너무 많은..." 은 '서동욱' 과 '김동률' 이 주고받는 보컬이 피아노 연주위로 흐르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데 그들이 지향하는 음악을 직접 드러내고 있다 하겠습니다. 특히 코러스와 함께한 후반부의 웅장하면서 드라마틱한 연주는 마치 한편의 교향곡을 듣는 듯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자면
"김동률 음악을 만나게 되다" 라고 하겠습니다.
재즈에서부터 팝 그리고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서정적이고 가슴뭉클한 멜로디 위로 따뜻한 감성의 가사를 들려주는 '김동률' 표 음악을 처음 만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