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King For A Day By Thompson Twins

광해, 왕이 된 남자 (1disc)
추창민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1월

영화“광해, 왕이 된 남자(Masquerade)”는 한마디로 잘 기획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개봉 당시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정치 즉 국민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과 부합되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개봉함으로써 흥행에 성공하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광해군은

아마 역대 조선왕들 중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갖가지 재해석이 이루어진 임금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학창시절 역사를 배울때만 해도 폭군정치로 인해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것으로 ​안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으나, 최근에는 명,청간의 중립외교, 대동법 시행 등 묻혀있던 그의 업적들이 재평가되면서 실리외교의 현명한 임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제 광해군의 행적이 기록되지 않는 15일에 일어났을 수도 있을 가상의 이야기로서 마크 트웨인의 고전“왕자와 거지”스토리의 뼈대가 살짝 가미된 작품입니다.

​즉 왕과 거지가 아닌 왕과 광대인 셈이지요.

물론 ​마크 트웨인의 고전같이 서로 닮은 두사람이 역지사지(易地思之)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짜왕이 했던 일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진짜 왕이 뒤늦게 자신의 과오를 깨우친다는 내용입니다.

1인 2역을 해낸 배우‘이병헌’은

독살의 위협을 느끼며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신하들과의 마찰을 회피하는 진짜 왕 역할과

따스하고 인간적이며 백성을 위하는 애민정신이 깃든 가짜 왕 즉 광대 역할을 맡아 마치 서로 다른 인물인 것처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연인 이병헌 외에도

영화에는 빛나는 조연들이 화려한데요

우선 중전역을 맡은 '한효주’를 비롯해서 허균역을 맡은‘류승룡',

​조내관을 맡은‘장 광’그리고 호위무사 도부장역을 맡은‘김인권’과 함께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조연인 사월이역을 맡은‘심은경’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으며 뛰어난 조연들이 서로 톱니바퀴가 맞물려 조화롭게 돌아가듯이 매끄러운 연기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심은경은 “써니”“수상한 그녀”를 통해 보여주었던 뛰어난 연기를 본 영화에서도 호연을 선보임으로써 앞으로가 기대되는 여배우라 할 수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추창민’ 감독은 이전 영화인 “사랑을 놓치다”“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보여준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사극인 본 영화에서도 잘 표현하고 있는데

핵심주제인 국민이 원하는 이상적인 리더이자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인간적인 면을 겸비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팥죽을 통해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어 주는 대목은 압권인데요 아랫사람의 과오와 실수를 질책하는 Boss이기 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마음을 전해주는 Leader의 덕목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공개된 엔딩장면을 보면

아마도 광해가 꿈꾸었던 세상 그리고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세상이

그려지고 있는데요

문득 어느 한분이 떠오릅니다.  

끝으로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곡을 선곡하자면

Thompson Twins 의 “King For A Day”를 꼽고 싶습니다.

이유는 하루동안만 왕이 된다는 노래제목과

15일간만 왕이 된다는 영화내용이 서로 잘 들어맞기 때문인데요

노래를 부른 혼성트리오 Thompson Twins 는

리더보컬과 키보드를 맡고있는 Tom Bailey를 필두로 

보컬과 퍼큐션을 담당하고 있는 Alannah Currie,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Joe Leeway로 구성된 영국출신의 뉴 웨이브 밴드로서 제3세계 음악을 가미한 신스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대표곡으론 “Hold Me Npw”“Doctor! Doctor!”“Lay Your Hands On Me”를 들 수 있습니다.

재미난 점은 제3세계 음악을 담당하고 있던 Joe Leeway가 아프리카계 영국흑인인데 팀내 다른 두멤버들과의 불화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되는데요 아마도 Tom Bailey, Alannah Currie 가 당시 연인관계여서 같이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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