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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라이프 - 아웃케이스 없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테라지마 스스무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 "원더풀 라이프" (ワンダフルライフ, Wonderful Life, 1998)는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첫 연출작으로 10년간 TV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오며 삶과 죽음, 기억에 관한 오랜 고찰의 결과를 바탕으로 천국과 지상의 중간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골라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다.
특히, 죽음을 끝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시작으로 바라본 감독의 신선하고 따뜻한 시각이 평단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마치 우리 영화 "신과 함께" 를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단 하나의 기억만 선택해야 한다는 기본 설정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만의 독특한 판타지 형식의 연출과 더불어 6개월간 일반인 500명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구성도 무척 돋보인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픽션 + 다큐멘터리" "일반인 인터뷰" 그리고 "신인 배우들" 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먼저 "픽션 + 다큐멘터리" 는
"내 과거의 장면들을 상영한다면 어떨까? 어딘가에 신이 인간의 기억을 기록해두는 곳이 있다면? 내 인생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그리움일까? 후회일까?"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상상에서 영화는 출발했다.
특히, 단 하나의 기억만 선택해야 한다는 기본 Motive와 함께 그 기억을 영화로 재현해 다시 본다는 부분에서 영상과 기억의 상관관계에 대한 감독의 생각이 투영돼 있는데 실제 기억과 가공된 기억(영화로 재현된 영상)이 서로 맞부딪칠 때 발생하는 파열음을 감독은 관객들에게 적접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사후 세계라는 거대한 "픽션" 을 무대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다큐멘터리" 가 되는 기묘한 스타일의 영화로 탄생시켰는데 약 10년간 TV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축적된 경험이 녹아져 들어가 있다.
이어서 "일반인 인터뷰" 는
영화 제작전부터 약 6개월간 감독과 스태프들이 각각 비디오 카메라를 갖고 양로원, 노인들이 자주 찾는 거리, 회사 밀집 지역, 대학 캠퍼스 등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 "당신 인생에서 단 하나의 기억을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라는 질문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아진 약 500개의 추억들이 영화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는데 인터뷰에 응했던 시민 중 10명은 본인 역으로 영화에 직접 출연도 했으며,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인 '빨간 구두 할머니' 역시 그 중 하나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인터뷰로 인해 영화는 수십 년의 세월을 단숨에 초월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관객들에게 말로 형언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