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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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는

 

<한자와 나오키: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는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半澤直樹, 이하 ‘한자와’]의 심사부 조사역 시절 악연(惡緣)이었던 도쿄 본부 영업총괄부장 다카라다 신스케[寶田信介, 이하 ‘다카라다’]의 M&A 지시로부터 실질적인 이야기가 시작한다.

거래처의 요청에 의해 주거래은행이 M&A를 지원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성장의 한계를 느낀 신흥 IT 기업이 전통 기업을 인수하여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 그렇기에 인터넷쇼핑몰로 성장한 신흥 IT기업인 자칼이 노포(老鋪)라고 할 수 있는 전통의 미술출판사인 센바[仙波] 공예사를 M&A하고자 하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것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자칼이 양 회사의 주거래 은행인 도쿄중앙은행에 M&A중개를 요청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피인수회사인 센바 공예사에서 M&A를 거부하자 자칼에서 회사의 가치를 뛰어넘는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인 15억 엔을 제시하면서까지 M&A에 매달리는 것은 뭔가 수상하다.

여기에 거래처의 대출을 막으면서까지 M&A를 강요하는 본부 영업총괄부의 막무가내(莫無可奈)식 밀어붙이기와 낡은 사고 방식과 직업윤리를 가진, 오사카 서부지점의 지점장 아사노 다다스[淺匡, 이하 ‘아사노’]의 협조가 결합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은행원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한자와 오사카 서부지점 융자과 과장은

중소기업의 경영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지. 그걸 옆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우리 일이고.[p. 145]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은행원이다.

그 결과 주요 거래처 가운데 하나인 이타치보리[立賣堀] 제철의 모토오리 다케키요[本居竹淸] 회장으로부터

실적을 위해 일하는 건 당연하지만, 실적도 되지 않고 윗사람의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고객을 위해서 일하는 것……. 말로는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중략 ~

요즘 은행원은 고객은 나 몰라라 하고 출세만 생각하는 자들뿐이지. 은행의 방침이나 윗사람의 지시라면, 그게 잘못이란 걸 알면서도 무조건 추종하는 걸세. 하지만 자네는 달라. 은행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믿을 수 있네. [pp. 351~352]

 

이렇게 한자와 과장이 거래처와 은행원의 직업윤리를 위해 일한다면, 이와 반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이도 존재한다.

이를 보여주는 것인 다카라다 도쿄본부 영업총괄부장이다. 과거 한자와 과장으로부터 한방 먹은 것을 되새기며 언제가 보복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심지어 실수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누명을 씌워서까지.

뿐만 아니라, 조직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 사적(私的) 감정으로 행동하며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이가 아사노 오사카 서부지점장이다.

그는

오랫동안 인사부에서 일한 ‘본부 관료’출신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엘리트 의식이 배어 있는 사람이다. 아사노에게 지점에서 근무하는 은행원은 무사가 권력을 가졌던 시대의 농부처럼 무시해도 되는 존재에 불과하다. [p. 10]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오사카 서부지점장이라는 자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 지역의 유력한 거래처들도 무시할 수 밖에.

재미있는 것은 소설에 그려진 그의 행적을 보면, 소위 ‘월급 루팡’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직장생활을 해본 이라면 조금씩 경험해봤을, ‘잘되면 내 덕분, 잘못되면 네 탓’이라는 마인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직장에서 흔히 보는 유형의 사람인 셈이다.

 

자, 당신이라면 어떤 삶을 택할 것인가?

 

참고로 한 마디 더 하자면, 미나미다 츠토무[南田努] 대리는 지점장과의 이야기를 비밀로 한 한자와 과장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한 행원에게

은행원이란 건, 사실을 알고 나면 책임이 생기는 직업이야. 그래서 모르는 편이 좋은 일도 있어. [p. 338]

라고 말했다. 아마도 은행원 출신의 작가가 생각하는 은행원의 이미지가 아닐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인플루엔셜’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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