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쓰임 - 사소한 일상도 콘텐츠로 만드는 마케터의 감각
생각노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캐의 시대

 

국민 MC’라는 방송인 유재석이 있다. 그는 <놀면 뭐 하니?>라는 프로그램에서 트로트 가수인 ‘유산슬’, 뉴트로 댄스그룹 싹쓰리 맴버 ‘유두래곤’ 등 다양한 부캐로도 활동하며 소위 ‘부캐의 시대’를 열었다. 이는 어떻게 보면 하나의 사회집단의 구성원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꼼수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아이돌 그룹에 속하는 이라면, 해당 그룹이 추구하는 바에 어긋나면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펼쳐 보이기는 어렵다. 그가 아무리 뛰어난 래퍼나 탁월한 춤꾼이라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조직에 속하게 되면 내 관점 혹은 내 생각을 온전히 드러내기가 어렵다.

 

아마 IT 마케터라는, 이 책의 저자 ‘생각노트’도 그런 딜레마를 경험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다른 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체념하기 쉬울 텐데, 저자는 본업에서의 아쉬움을 ‘생각노트’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올렸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혹시 ‘관심종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노트’는 철저하게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치 쾌걸 조로나 배트맨 같은 히어로들이 가면을 쓰는 것처럼.

 

 

[생각의 쓰임]의 구성

 

이 책, <생각의 쓰임>은 크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생각을 담는 그릇, 생각노트’은 저자가 ‘생각노트’라는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사소한 생각을 콘텐츠로 만든 사례 등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뱉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볼 수 있는

새로운 자아가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나의 관점과 생각을

자유롭게 전달하고 나누는 ‘나’다운 것들이 쌓이며

생각노트가 되었다. [p. 17]

 

‘2장 사소한 생각을 찾아보는 콘텐츠로 만들기’에서 생각노트라는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3장 생각의 재료를 모으는 인풋 루틴’에서 기록의 재료가 되는 인풋 소스를 어떻게 소화하는지를, 저자가 좋아하는 유형인 활자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다 보고,

다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모든 순간을 남기려던 때가 있었다.

콘텐츠 강박은 심한 피로감을 남겼고,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핏(fit)이었다. [p. 189]

 

 

마케터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뽑아내는가

 

세상에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있다. 따라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만으로 주목 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저자의 경우에는 본업인 마케터의 관점을 접목해 분석적, 전문적인 글을 썼기 때문에 남들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되었다. 학부시절 타과의 전공 수업을 들어본 이라면 알겠지만,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해당 수업을 강의하는 이나 듣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 그만큼 ‘차별화’는 대체하기 어려울수록 더 큰, 나만의 무기로 작용한다.

 

저자에 따르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생각노트를 시작한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다. 늦은 시간,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공간, 내 영역, 내 방을 갖고 싶다.”

심적으로 느껴지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pp. 17~18]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수많은 블로거들과 차이가 없을 듯한 시작이었지만,  ‘생각노트’는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공간, 서비스를 기록하는 ‘혼자만의’ 마케팅 기록을 다른 사람들이 찾아보는 콘텐츠로 만들어나갔다.

 

사소한 일상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물론 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에 그치면, 그것은 일기장에 쓴 일기처럼 사적(私的)인 것에 머문다.  하지만 여기에 나의 질문과 해석이 더해져서 나의 관점이 담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콘텐츠의 본질은 해당 콘텐츠를 만든, 당신의 질문과 해석이 담겨있는가 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콘텐츠라면, 당신이 써 내려간 콘텐츠가 쌓여 나갈수록 당신의 포토폴리오는 강력해지고 풍부해질 것이다.

 

나의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록 생활’은 포토폴리오가 된다. 어쩌면 진짜 나를 설명해주는 포토폴리오가 될 수 있다. 회사에서의 프로젝트는 나의 힘만으로 되는 경우가 적다. ~ 그런 점에서 나의 ‘기록 생활’은 순수한 나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나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점점 더 이직 제안 메일이 잦은 주기로 여러 회사에서 오는 걸 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회사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반갑다. 본업과 부캐가 서로를 기르는 생활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p. 81]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여기에 공유나 공유경제에 대한 논의도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생각노트’가 말하는 ‘생각, 기록, 공유’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생각노트 브랜드를 시작하며 정했던 세 가지 핵심 운영 원칙이 있다. 바로 생각, 기록, 공유이다. ‘치밀하게 생각하고, 꼼꼼하게 기록해서,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과 나누자’는 지금까지 생각노트를 운영하며 지켜온 나름의 철학이다.

그 중에서도 사적[私的]인 생각이 콘텐츠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공유다. 나의 생각과 기록을 나 혼자 가지고 있으면 콘텐츠라고 할 수 없다. 뭐가 됐든 세상에 내놓아야 콘텐츠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야 콘텐츠가 될 수 있다. [pp. 63~64]

 

생각노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생각, 기록, 공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그 길의 끝에 성공이 있을지, 실패가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길을 걷기 시작하면 또 하나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옛 말대로, ‘시작이 반이다.’

 

이 리뷰는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받은 책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