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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유람기 (워터프루프북) ㅣ 한국 산문선
서유구 외 12인 지음, 이종묵 외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봄놀이에 진심인 조상님들의 귀여움에 흠뻑 빠지게 만든 글. ‘아래와 같은 벌‘은 벌주인데, 주량 적은 사람까지 배려하는 다정함까지(꽃의 신에게 사죄하라니🤭) 친구들과 당장 규약집을 만들고 싶게하는 책.
<봄나들이 규약> 권상신
˝빗속에서 노는 것을 꽃 씻는 일이라 하고,
안개가 자욱할 때 노는 것을 꽃을 촉촉이 적시는 일이라 하며, 바람 불 때 노는 것을 꽃을 보호하는일이라 이름 붙인다. 옷과 신발이 젖을까 아까워하며 신병을핑계 대고 미루면서 미적미적 가려 하지 않는 자는 아래와 같이 벌을 받는다.˝ 47p
다섯, 술잔을 돌릴 때 작은 잔을 나이순으로 돌린다. 술이술잔에 들어 있으면 사양하지 않는 것이 예법이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이가 술잔을 받을 차례가 되면 술잔을 들어 꽃 아래에 붓고 머리를 조아리고 꽃을 향하여 이렇게 사죄한다. "엎드려 바라건대 꽃의 신이시여, 제 주량을 잘 살펴 주소서. 정말 주량이 작아서 그러하오니 이 술을 땅에 붓습니다." 함께노니는 벗들은 그를 불쌍히 여겨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용서해 준다. 술잔에 든 술의 양을 재면서 제멋대로 술잔을 기울이거나 잡고 있는 이는 아래와 같이 벌을 받는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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