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중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외로워도 슬퍼도 죽지 마라괴로워도 억울해도 죽지 마라시위하다 맞아 죽지도 말고굶어 죽거나 불타 죽지도 말고가난한 자는 죽을 자격도 없다가난한 자는 투신해도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가난한 자는 분신해도아주 차가운 눈빛 하나가난한 자의 생명가치는 싸다...중략...가난한 우리는 가난하여 오직 삶밖에 없기에사랑으로 손잡고 사랑으로 저항하고쥭을 힘으로 싸우고 죽을 힘으로 살아가자제발,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 P164
박노해, <거대한 착각>
나만은 다르다이번은 다르다우리는 다르다 - P248
박노해, <깊은 시간> 중
생일 아침 문득너무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렇게 길게 살아남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나는 얕게 미지근하게 오래 살고 싶지 않았는데나는 생의 깊은 시간을 살다 죽고자 했는데 - P282
박노해, <내가 쓰러질 때> 중
이제 넘어지고 실패하면그 길로 한 방에 가는 세상한 번 쓰러지면 끝장인 세상실패한 자를 받쳐줄 그 무엇도 없는 벼랑 끝,너나없이 달려와 들쳐업고 실어다 줄친구도 이웃도 사라져버린 각자 살아남기의 시대우리 모두는 전쟁의 세계에 개인으로 던져져비겁하게 스스로 술잔을 세며 마신다스스로 계산하며 사람을 만나고스스로 머리 굴리며 올라간 만큼 떨어진다받쳐줄 그 누구도 없는 아찔한 시장사회차갑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으로 - P387
박노해,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중겨울에는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봄이그래도 다시
2월과 3월 사이복수초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산매화가 피어나고들바람꽃 씀바귀꽃 제비꽃 할미꽃 살구꽃이 피고 나면3월과 4월 사이수선화 싸리꽃 탱자꽃 산벚꽃 배꽃이 피어나고뒤이어 꽃마리 금낭화 토끼풀꽃 모란꽃이 피어나고 - P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