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내가 쓰러질 때> 중
이제 넘어지고 실패하면그 길로 한 방에 가는 세상한 번 쓰러지면 끝장인 세상실패한 자를 받쳐줄 그 무엇도 없는 벼랑 끝,너나없이 달려와 들쳐업고 실어다 줄친구도 이웃도 사라져버린 각자 살아남기의 시대우리 모두는 전쟁의 세계에 개인으로 던져져비겁하게 스스로 술잔을 세며 마신다스스로 계산하며 사람을 만나고스스로 머리 굴리며 올라간 만큼 떨어진다받쳐줄 그 누구도 없는 아찔한 시장사회차갑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으로 - P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