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이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서 깊은 밤을 배회했다. 다행히 그밤 빛이 있었다. 책이었다. 한 외로운 사람이 불을 켜고 책을 읽는다면 그 시간은 ‘영혼의 시간‘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책들에는 늘 영혼이 있었다. - P28
죽음은 가장 끔찍한 질병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이 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 에피쿠로스
노인은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딱 한 번 죽음을 부르며제발 나를 찾아와서 이 괴로움을 덜어달라고 부르짖었다. 죽음이 노인의 말을 듣자마자 그를 찾아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죽음이 그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이 가련한 노인은 죽음의 끔찍한 모습에 겁을 먹고 거의 정신이 나간 채로 덜덜떨며 죽음에게 대답했다. 자기가 실수로 나뭇짐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그것을 혼자들어올리기에는 몸이 너무 노쇠해서 용기를 내어 도와달라고 죽음을 불렀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자신이 원하는 전부이고 자기가 멋대로 불러내어 죽음이 언짢아하지않기를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