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어떤 국면에 고통이 찾아온다고 해서 미리부터 체념하거나 지고들어가기엔 우리의 젊음이, 인생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 고통이 동반되지 않는 기쁨에 깨작대느니 고통이 동반되더라도 끝내 원하는 걸 가지는 기쁨을 누리고싶어.
특히 스스로 많이 나약하고 고독해졌다고 느껴질 때 ‘야 너 바쁜거 아는데 그래도 나랑 이번 주말에 카레를 먹으러 가야해. 거기 카레 완전 네 스타일이야.‘같은 연락은 쭈뼛쭈뼛 간만 보다 끝나는 것 같은 세상 속에서 참으로 다정하고 감동적인 침범이에요.
동물을 죽이는 것은 대개 기억하는 척하면서 한편으로 문제를잊는 방법일 뿐이다. 어쩌면 무지보다도 더 해로울지도 모른다. 잠든사람은 언제라도 깨울수 있지만, 잠든 척하는 사람은 아무리 지독한 소음으로도 도저히 깨울 수 없다. - P137
분명 읽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나를 스쳐간 모든 책들에게...
유감스럽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책 제목이나 저자의 이름,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곧 보게 될것처럼, 그런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잘 쓰인 어떤 문장은 내가 얼마나 미성숙한 인간인지 보여준다.
그런 것들보다는 이 세상 전체가 불공정하고포악스럽고 비열한 덩어리일 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는분노에 찬 자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못된 개의 잘못는또 다른 문제였다. 모든 것이 다 문제였다. 어떤 것에 대한예외도 없이 모든 것이 다 그랬다.
보통 죽음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신체의 일부는 쇠퇴하고 다른 일부는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환은 균형을맞춰 죽음을 향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 P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