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Kingsman: The Golden Circle (킹스맨: 골든 서클) (2017)(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20th Century Fox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킹스맨 에그시가 돌아왔다. 무엇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그 유명한 대사를 남긴 콜린 퍼스가 어떻게 다시 살아 돌아오게 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전편에서 그토록 잔혹한 장면들이 두 번째 인스톨에서 얼마나 완화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에이전트 갤러헤드라는 이름으로 스웨덴 공주님과 심쿵한 연애사를 이어가던 에그시(태런 에저튼 역)는 킹스맨 지원자였다가 탈락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 분)의 공격으로 죽을 뻔한 위기를 맡게 된다. 역시 처음부터 신나는 액션 씬으로 시작하는구먼. 문제는 에그시의 차량에 남긴 찰리의 의수가 킹스맨 본부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영속을 가능하게 했던 컴퓨터칩과 살아 남은 기계팔에 대한 시네마틱 오마쥬라고나 할까. 어쨌든 해킹에 성공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당들은 런던의 킹스맨 본부와 에그시가 머물고 있을 거라고 추정되는 안전가옥을 단박에 폭파시켜 버린다. 누구지?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

 

카메라 앵글은 이 지점에서 정글 모처에 자리 잡은 1950년대 미국식 생활양식을 재현한 포피 아담스(줄리 무어 분)의 아지트로 관객을 안내한다. 그리고 마약 카르텔의 무시무시한 두목 포피는 새로운 골든 써클 멤버 가입에 앞서 입후보자에게 조직을 배신한 조직원을 고기분쇄기에 넣어 갈라는 명령을 내린다. 흠 역시 그렇군.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포피 씨는 첨단 로봇개를 등장시키는데, 아마 영화 후반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의수를 잃은 찰리는 두목에게 더욱 강력하고 멋진 새로운 의수를 선물받는다. 그렇게 장착한 팔로 볼링공을 던져 볼링 레인을 쳐부수는 화끈한 장면이 뛰따른다.

 

한편 영국내 모든 킹스맨 조직을 잃은 에그시와 마법사 멀린은(랜슬롯이니 하는 아서 왕 시절의 원탁기사들이 에이전트로 등장하면 장면에서 여전히 우리는 신화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었다) 모든 것이 파괴되었을 때 프로토콜을 가동시켜, 미국내 친척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이츠먼 그룹과 접촉을 시도한다. 킹스맨의 사촌격에 해당하는 미국 스테이츠먼이 켄터키에서 위스키 공장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놀랍지도 않다. 윈체스터 장총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게 어디냐 그래.

마약장수 포피 씨는 마약 합법화를 미국 행정부 대통령에게 요구하며,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이런 저런 이유로 마약을 사용하던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에 나선다. 그녀의 희한한 논리는 왜 마약보다 더 무서운 커피, 담배, 총기규제는 하지 않으면서 마약만큼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합법화시키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약산업이 합법화된다면, 자신도 저명한 기업가로 사람들에게 추앙과 존경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설탕을 집어 달라는 찰리에게, 설탕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아냐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마약이 합법화돼서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자신의 프라핏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그리고 마약의 유통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불법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 걸까. 어쨌거나 우리 스웨덴 공주님마저 마약에 중독되어 실실 웃거나 푸른 발진이 생기고 요상한 춤을 추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스테이츠먼의 유능한 요원 테킬라 씨도 오락용 마약을 하다가 감염되서 냉동인간이 되지 않았던가. 에그시에게는 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포피 씨가 극비리에 제조 중인 해독제를 반드시 구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자, 처음에 질문을 던졌던 해리 하트는 어떻게 컴백시킬 것인가. 그는 분명 전편에서 미스터 밸런타인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죽지 않았던가. 바로 그 지점에서 미국 스테이츠먼들은 알파젤이라는 프로그램을 동원해서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설정을 내놓았다. 좀 황당하긴 했지만, 비슷한 케이스로 해리의 총에 맞은 에이전트 위스키를 살려 내기도 했으니 인정해 주도록 하자. 다만 알파젤 치료를 받은 사람은 퇴행성 기억상실증을 겪기도 한다고 하는데 해리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젊은 시절 군에 들어가기 전의 꿈이었던 나비 전문가(lepidopterist)라고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어려운 영어단어를 다 만나게 되다니. 놀랍군.

 

어쨌든 해리의 에이전트 본능을 깨워 스테이츠먼의 에이전트 위스키 씨와 더불어 해독제를 구하기 위해 흰눈으로 덮인 몽블랑 설산에 올라 한바탕 액션을 시전해 준다. 아직 완벽하게 예전의 에이전트 상태로 복귀하지 못한 해리는 나비 환각에 시달리면서 에이전트 위스키가 적들과 한편이라고 판단하고 그에게 총알을 먹인다. 기겁한 에그시는 알파젤을 사용해서 위스키 요원을 치료한 뒤, 에이전트 진저(할리 베리 분)에게 뒷일을 맡기고 정글에 은신한 포피 씨를 처리하기 위해 떠난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위대한 속편은 <터미네이터 2>가 유일하다고 생각하는데, 킹스맨 시리즈 역시 원전을 뛰어 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약의 합법화라는 현실세계에서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투쟁에 나선 악당 포피 씨도 그렇지만(하긴 악당들이 원하는 게 언제 합리적이었던가) 군데군데 보이는 영화상의 허점들이 아무래도 전편의 감동 혹은 흥행을 이어지지 못하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전편에서 해리와 에그시 콤비가 무언가 케미를 만들어냈다면, 속편에서는 그런 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차라리 영국의 킹스맨 에그시와 미국의 스테이츠먼 위스키 씨가 무언가 한 번 해봤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조금은 빤한 설정이 맥을 빠지게 만들었다.

미국 대통령이 마약에 감염된 자국민들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참에 약쟁이들을 모두 치워 버리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강행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긴 지금 대통령이 트럼프라는 점을 고려했던 걸까. 현실세계도 영화와 별반 다른 바가 없구나. 포피 씨가 인질로 잡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노래를 하게 만든 엘튼 존 경의 발연기도 상콤했다. 그리고 보니 나도 문득 그가 부른 “크로커다일 록”이 들어보고 싶어졌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자, 이제 스웨덴 국왕의 후계자가 된 에그시가 다음 시리즈에서는 바이킹의 후예가 되어 무언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 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럼 광전사 베르세르크 에그시로 변신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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