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에 대하여 - 친절을 성공 다음으로 미루는 이들을 위한 행복론
조지 손더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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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 그리고 제프 다이어와 함께 작가들의 작가라 불리는 조지 손더스의 2013년 시러큐스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담은 책 <친절에 대하여>를 읽었다. 사실 그의 책으로는 작년엔가 나온 <12월 10일>을 먼저 읽었는데 아직까지도 리뷰를 쓰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정독하고 나서 리뷰를 써야지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도, 또 책을 읽은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 마당에 기억을 되살려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창래 선생의 책도 마찬가지지만.

 

국내에는 두 번째로 나온 조지 손더스의 책으로 대학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하는 예비산업역군들에게 친절을 당부하는 글이다. 책에서 조지 손더스는 문득 살면서 후회하는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 어느 정도 살아 보니, 점점 후회하는 일들이 많아지더라. 어려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일, 나이 들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었다가 하지 못한 일들 그리고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후회 비슷한 감정이 슬쩍 밀려왔다. 그런데 조지 손더스는 뜬금없이 친절하지 못한 일을 손꼽는다. 그리고 삶의 목표로 친절을 삼으라고 조언한다. 뭐지?

 

우리는 성공지상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모든 성공은 금전적 치부로 직결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에 대한 평가다. 내가 가진 학위로부터 시작해서(돈을 벌 수 있는 밑천이 된다), 재화를 취득할 수 있는 안정된 직장, 가지고 있는 자동차 그리고 부동산 등등. 하지만 이런 물질적 성공들은 하나 같이 채워질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 더 좋은 입지를 가진 삶의 터전, 남들보다 더 나은 자동차 등은 자식들의 교육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자신의 단편소설에서 현대 자본주의 미국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아온 작가는 그런 물질적 요소 말고 친절과 사랑이라는 어떻게 보면 진부하지만 모든 사람이 원하는 가치를 정면으로 부상시킨다. 아니 사람들 중에 친절과 사랑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던가.

 

작가는 우리가 다수에게 친절하지 못한 이유로 이기심을 꼽고 있다. 그는 이기심을 장애이자 질병으로 규정한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기본적으로 홀로 살아갈 수가 없는 존재다. 각박한 경쟁이 끝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천박한 언론은 고장난 테이프 마냥 경쟁만이 살길이라고 떠들어대니 답답할 노릇이다. 지난주엔가 오마이뉴스에 실린 미국 아미시 교도들의 경쟁 대신 상생하는 삶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경쟁 하지 않고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도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인 경쟁만 요구하는 시스템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나도 살면서 작가의 말대로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면서 살려고 노력 중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볼 땐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조지 손더스의 말대로 내 삶의 목표를 친절로 삼는다면, 내 안에 사랑이 더 많아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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