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행동 심리 백과 - 1~3세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 행동 이해하기
앤지 보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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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제 막 11개월이 되었는데, 아이와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어 너무 괴롭다. 그래서 심지어 어쩔 땐 이런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아이가 많이도 필요 없고, 딱 다섯 가지만 부모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까하고 말이다. 먹고 싶을 때, 자고 싶을 때, 아플 때, 싸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놀고 싶을 때.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이다. 스스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아이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그래서 부모는 모름지기 아이가 보내는 싸인 랭귀지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앤지 보스가 펴낸 내 아이가 보내는 비밀신호 205가지는 정말 유용한 정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모든 경우에 다 들어맞는 건 아니겠지만.

 

아이가 손발톱 깎는 걸 너무 싫어해서 항상 고민이다. 몸을 비틀고 난리 치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 오늘도 외출해서 분수대로 유인한 다음, 물줄기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서 간신히 깎을 수가 있었다. 손발톱을 제대로 깎아주지 않으면 언제 얼굴을 긁을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이 행동 심리 백과>의 저자는 그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손발톱의 뿌리가 촉각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아이가 감각 과잉의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우리의 전략이 나쁘지 않다는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특정한 장난감에 집착하는 것(담요에 집착하는 만화 <스누피>의 라이너스가 바로 떠올랐다)도 비슷한 사례로, 억지로 타인과 공유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책은 말한다. 아직 다른 아이와 장난감을 공유할 기회가 없어서 몰랐지만 이 역시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할퀴고 긁는 증상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주고, 그런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방법론도 제시한다. 보통 우리는 아이가 그럴 행동을 보일 경우에 대뜸 어디 아프거나 가려운 게 아닐까 추정해 보지만, 자기 조절력 저하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 역시 육아는 단순한 느낌이나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선행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된 대응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게 된다. 어쨌든 그런 행동 때문에 다치거나 얼굴에 상처가 생기거나 그러면 속이 상하는 건 부모로서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기 전에 예방해야 하지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아이의 행동이 번개 같아서 예방과 대처는 언제나 한 템포 느린 게 문제다.

 

우리 아이는 하지 않지만, 다른 아기들이 보이는 반응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사실 자신이 체험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가. 촉각 수용기가 예민한 친구들은 씻을 때 물방울이 튀기는 걸 무서워 한단다. 놀랍군. 우리 아이는 특히 소리에 예민해서, 저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려오거나 아파트 윗집에서 무언가 톡 하고 떨어지는 소리에도 자다가 깰 정도다. 차타고 이동하는 걸 싫어할 정도는 아니지만, 카시트 진득하게 앉아 있질 못한다. 그것도 전정 감각과 고유수용성 감각 적응 훈련이 필요해서일까. 아직 어려서 모르는 반응들도 많지만, 어떤 반응들은 크면서 생겨날 수도 있으니 <아이 행동 심리 백과>를 통해 습득한 지식들을 곧 유용하게 참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앤지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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