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최근에 나온 굽본좌의 정치 시사 화첩을 봤다. 만화라고 해서 쉽게 볼 줄 알고 달려들었다가 하루 저녁 내내 매달려 있어야 했다. 물론 시사인 온라인 버전을 통해 최근 열심히 보고 있지만, 2009년부터 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책으로 샀다. 사실 예전에 <2차 세계대전> 편 첫 번째 권을 보고 나서 정통 역사물을 기대했던 바와 달라 한 번 읽고 나서 바로 책을 처분했던 기억이 났다. 좀 이른 총평일진 모르겠지만 2차 세계대전보다 이번 <본격 시사인 만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유시민 선생의 언급했던 역주행의 시대라는 표현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오늘 아침 어느 라디오 뉴스프로그램에서 남경필 의원이 지적했다시피 정부와 여당이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열심히 하면서 국민의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건 난망한 주제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희대의 서브 컬처 패러디의 제왕 굽본좌께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가카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자신이 매주 연재하는 시사만화의 주인공으로 참 많이도 등장시킨다. 참, 고백하건대 굽본좌가 애용하는 일본 서브 컬처와 만화에 대해 잘 모르는 고로 본좌가 못다 한 이야기로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지만 여전히 알 도리가 없다. 그래도 <은하영웅전설>인가 하는 만화는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어느 신문에 실린 신한국 구룡쟁투인가하는 정치 무협소설(?)을 떠올릴 정도로, 이전투구와 배신과 합종연횡이 난무하는 21세기 한국 정치판에 대한 굽본좌의 예리한 분석과 신랄한 비평은 과히 촌철살인 미학의 진수라고 할 수가 있겠다. 아울러 승자독식주의가 아닌 내각제에 대한 작가의 애호도 엿볼 수가 있어 좋았다.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보통 시민의 진정성 담긴 내각제 지지는 참신하게 다가왔다.

지난주 4·27 재보선에서 승전고를 울린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팔색조 같은 정치적 변신 편에서 참 많이 웃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도 YS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고, 전 경기도지사였다는 정도밖에 몰랐다고 생각했는데 노 대통령의 저격수로도 활약했다는 전력에 조금은 놀랐다. 굽본좌의 말대로 지난 과거는 통 크게 모두 한 방에 퉁치고 지금은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정통 무협지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정말 기막히게 스릴 넘치는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읽었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이제 바야흐로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에 다가오고 있다. 과연 매주 새롭고 경천동지할 소식이 뒤덮게 될 시즌을 굽본좌께서는 또 어떻게 그리실지 잔뜩 기대된다. 아, 그리고 이제 앞으로 딱 661일 남은 임기 동안 가카에 대한 뜨거운 애정표현은 부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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