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키워드 경제사전 - 경제에 관한 모든 지식
곽해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밀레니엄인 21세기 벽두의 키워드는 바로 경제라는 단어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경제란 단어를 빼놓고 어떤 테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경제에 관련되어져서 사용되는 낱말들은 고도의 진화를 거듭해서, 일상의 삶에서 유리되어 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네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걸까? 

그건 바로 경제가 발전이 되고, 그에 따라 파생되는 낱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로켓 사이언스보다도 어렵다는 월가의 금융파생상품들을 다루는 이들은 오늘도 자기네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기상천외한 낱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19세기 후반, 경제적 인간(Economic Man 혹은 Homo economicus)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던 영국의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정치경제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이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인간이 아닌 이들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노동을 제공하고, 재화를 획득해서 상품을 구매하는 경제 활동의 주체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시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주체인 경제 활동에 있어 모르는 어휘들이 너무나도 많다. 바로 이런 점에서 <2009 키워드 경제사전>은 오늘날의 경제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아주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경제사전의 저자인 곽해선 씨는 오늘날의 경제활동에서 꼭 필요한 낱말들을 선택해서, 간략한 뜻풀이와 확실한 설명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들을 겨냥한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적절한 비유와 설명 그리고 예시들은 기초적인 낱말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주 복잡하고 생소하기 그지없는 낱말들과 약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키워드 경제사전을 읽으면서, 이 사전을 통해 배운 경제 용어들을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솟아올랐다. 



 

이 사전을 보고 가장 먼저 찾은 낱말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었다. 사전에도 나오는 “금융위기”편에서 나오듯이, 주식과 채권 그리고 부동산 등에 유입되었던 외국자본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주가와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국민경제가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되는 현실은 작금의 그것과 일치했다. 게다가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필연적인 호황과 불황의 순환주기에서 경기침체(recession)의 상황에서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현상을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단다. 이런 사전에서 보고 배운 상황들을 현실에 적용시켜 보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들어 맞았다.

 



 

한편, 우리가 신문지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란 말이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원래 보험업계에서 상용되던 표현으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거나 보험사고로 위장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포괄적인 범위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지고 운용하는 금융기관의 대리인들이 고객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에 대한 비판적인 어휘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는 없지만 도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부도덕하고 나아가서는 범죄행위로까지도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다음으로 올해 들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말로 번역을 한다면, 비우량 부동산(주택) 담보 대출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미국 경기가 한창 호황이던 시절,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금융대출에 의한 타깃을 신용이 우수한 이들이 아닌, 평소 같으면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이들로 잡으면서 파격적으로 낮게 책정된 낮은 이율로 부동산 대출을 제공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기 돈은 하나도 들이지 않고, 주택마련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이렇게 모기지 회사들이 (신용) 비우량 고객들로부터 받은 대출채권을 투자은행과 은행들에게 되팔면서 문제가 비롯되었다. 물론 대출을 받은 이들이 제 때 원리금을 갚아 나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미국의 실물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상태에 빠지게 되고, 원리금을 상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금융기관들이 매입했던 대출채권들은 바로 부실채권화 되면서 금융기관들의 위기가 몰아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주가 폭락, 대량 해고에 의한 실업난 그리고 소비 부진으로 인한 실물경제가 위기에 빠지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어갔다. 이렇게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여러 경제 상황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설명들을 바로 이 책 <2009 키워드 경제사전>을 통해 배울 수가 있었다.

 

한편 지구온난화에 대한 세계적인 방지책으로 제시된 교토의정서에 의한 (탄소) 배출권 거래제(ET:Emission allowance Trading)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온난화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기업들에게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배출권을 할당해 주고, 이에 대한 초과분에 대해서는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환경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확실히 <2009 키워드 경제사전>을 읽는데 있어,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라는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소용되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에 못지않게 다양한 무형의 편익들을(intangible benefits) 얻었기에 충실한 독서의 시간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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