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 노벨과 교육의 나라
박두영 지음 / 북콘서트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아마 누구나 “요람에서 무덤까지”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오늘 이야기할 책은 바로 그 말의 유래를 가져온 북유럽의 스웨덴을 자세하게 소개한 <노벨상과 교육의 나라 스웨덴>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스웨덴하면 무엇보다 먼저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해서 번 돈으로, 노벨상을 제정한 노벨을 연상시킬 것이다. 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스웨덴에서 3년간의 (연구)생활을 한 지은이 박두영 씨는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떻게 해서 노벨상이 그렇게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게 되었을까? 바로 행정을 맡은 노벨재단과 시상을 담당하는 위원회 간의 철저한 분리의 원칙이 그런 노벨상의 공정성과 권위를 담보해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노벨상이 수상되던 초기만 하더라도, 스웨덴에서 자국의 연구자 혹은 과학자들을 우선적으로 시상했다는 주장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정말 수상할 만한 발명들이 없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1913년 스웨덴 출신의 발명가 구스타프 달렌의 경우, 등대용 가스 어큐뮬레이터에 쓰이는 자동조절기를 발명한 공헌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다음 장에서는 제목에서 밝혔듯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나아가 박사 과정까지 모든 공교육 과정이 무료라는 놀라운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같이 사교육 망국론까지 나오는 상황과는 전혀 달리, 각자의 능력과 취향에 맞는 그야말로 맞춤형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스웨덴 공교육의 현장을 냉정하게 소개해 준다. 무엇보다 이론이나 비현실적인 입시교육이 아닌 고등학교를 졸업하더라도 바로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스웨덴 교육이 느린 듯 보이면서도 결국 장기 레이스에서 볼 적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이런 공교육 시스템을 통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들을 적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이 수립되어졌다.

게다가 산업계와 학계의 친밀한 관계 형성과 더불어 연구 개발 부분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막대한 투자는 기초 및 순수과학 부분에서 세계 유수의 과학강국들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는 스웨덴 국가 경쟁력의 진면모를 들춰내고 있다. 특히 스웨덴은 IT 와 생명공학 부분에 있어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는 실물 경제부분에 있어서도 에릭슨과 아스트라제네커 같은 기업들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스웨덴 교육에 있어서 가장 부러웠던 점 중의 하나는 바로 평생교육 시스템으로, 스웨덴 국민이라면 누구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밥벌이를 위한 취업이 아닌,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론 이런 모두를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실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인구 900만의 스웨덴을 이끄는 정부는 작지만, 아주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기관으로 청렴결백을 모토로 하고 있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가장 관심을 끄는 타이틀 중의 하나가 바로 “초콜릿 하나도 물러난 정치인”이었다. 공용카드로 사적 물품을 샀다가 중도 퇴진하게 된 어느 여성장관의 이야기였는데, 그만큼 자신의 잘못에 대해 시인하고 책임지는 정치인들의 자세와 그런 정치인들을 용인하지 않는 스웨덴 국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에 소개되는 스웨덴 복지 분야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굳이 더 말할게 있을까. 외전 형식으로 소개되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 외의 예테보리, 말뫼 등의 도시에 대한 소개들과 스웨덴과 이웃인 노르웨이-핀란드 그리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소개들도 흥미로웠다.

물론 스웨덴이라고 해서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은 아닐 것이다. 지나친 사회복지 혜택으로 인해, 국민들의 노동을 통한 능률성은 여타 선진국에 비교할 적에 계속해서 하락세에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소득이 늘수록 누진세가 적용이 돼서 소득세를 그만큼 많이 내야 하는 점 때문에 근로의욕이 날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는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외국 이민에 대한 개방적인 사고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스웨덴에 정착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빚어내는 문제들 또한 적지 않다. 여느 선진국에서처럼 스웨덴 또한 높은 실업률 문제를 안고 있고, 역설적이게도 무료 공교육 시스템으로 인한 학력의 저하 또한 철저한 사회복지의 폐단으로 지적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짤막짤막하면서도 흥미로웠던 구성에도 불구하고, 지은이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들에 대한 소개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년 간 스웨덴에서 살았다면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을 텐데, 마치 어느 재단에 제출하는 딱딱한 보고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스웨덴의 대표적인 기업 중의 하나인 이케아(IKEA)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이케아가 마침내 우리나라에도 진출한다는 뉴스는 더더욱 반가웠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북유럽의 나라 스웨덴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면서도 유용한 정보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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