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식물 사전 아트사이언스
아드리엔 바르망 지음, 이한음 옮김 / 보림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이번엔 식물 사전이다. 지난주에는 <웃기는 동물 사전>을 봤는데 이번에는 <식물 사전>을 만나게 됐다. 동물 사전은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었는데, 식물 사전은 읽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나의 병렬 독서 탓을 해야 할까 아니면,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집중력 탓을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할 식물은 바로 미국 모바히 사막에 산다는 "조슈아 트리". 다른 이유는 아니고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좋아한 U2의 앨범 이름이 "조슈아 트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같은 사막 지대에서 주로 볼 수 있다는 조슈아 트리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U2"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가 생각난다. 간단한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노래를 듣고 있는 중이다. 왠지 사막에서 구원을 원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악취가 나는 대표적인 식물로 두리안이 등장한다. 그러고 보니 난 아직까지도 두리안은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악취가 난다는 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일 수가 없는 식물의 방어 기제가 아닌가 싶다.

 

다음에 등장하는 약초 그러니까 우리 인간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식물들에 가장 관심이 갔다. 카모마일은 허브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약초로 구분을 한 모양이다. 은은한 향기로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 또다른 약초로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란 기가 막힌 꽃말을 지닌 마리골드는 우리 사무실에서도 내가 꽃씨를 받아다 심었는데 얼마 전에 꽃을 피웠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눈과 피부에 좋고, 멕시코에서는 "망자의 꽃"으로도 알려져 제단을 꾸미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향신료로도 구분이 된다는 고추도 역시 약초로 분류되어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코알라의 주식으로 알려진 유칼립투스는 소독 작용을 하고, 면역력에도 좋다고 한다. 남아메리카에서 나는 퀴노아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요즘 인기몰이 중이라고. 영화 <독재자>에서 주인공이 일하는 샐러드바에서 셰프에게 어느 진상 손님이 퀴노아 샐러드를 주문하면서 서둘러 달라며 "찹찹" 타령을 하다가 불꽃 싸다구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 그 때 나온 퀴노아 샐러드에 들어가는 녀석이로구만 그래.

 

식물 사전을 읽으면서 간단하지만, 그동안 모르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더 궁금하다면, 독자는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정보를 더 찾으면 된다. 뭐랄까 아드리엔 바르망의 식물 사전은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런 책이라고 해야 할까. 역사 속의 식물 코너에서는 녹나무와 은행나무를 만났다. 194586일 인류역사상 최초로 실전에 처음으로 핵무기가 사용되고 난 뒤, 가장 먼저 히로시마에 자라기 시작한 나무가 바로 녹나무와 은행나무라고 한다. 여전히 이번 가을에도 우리의 곁에서 악취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은행나무의 저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됐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는 향쑥, 압생트도 등장한다. 그러니까 빈센트 반 고흐가 그렇게 사랑했다는 증류주 압생트의 원료가 바로 향쑥이라는 말이지. 미처 몰랐다. 지금까지도 압생트가 술 이름인 줄 알았다는. 이래서 사람은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가 보다.

 

식물은 염료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뿌리나 잎 혹은 줄기가 원료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남색 염료로 사용되는 인디고가 있다. 예전에는 푸른색 염료가 귀했는데, 푸른색 염료의 대표 주자가 인디고가 되시겠다. 데님 그러니까 청바지 푸른색이 바로 인디고 컬러란 말이지. 1882년 합성 염료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인디고가 푸른색 염료의 최강자였다고 한다.

 

<웃기는 동물 사전>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책에서 만난 식물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는 건 바로 독자의 몫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면 백과사전을 뒤져야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했겠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몇 번의 검색만 하면 바로 식물들의 사진은 물론이고 역사와 유래, 꽃말 그리고 사용처까지 모든 걸 쉽게 알아낼 수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게을러지는 게으른 독서가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행동에 나서게 만드는 <신비한 식물 사전>을 어찌 좋은 책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