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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언 - 전3권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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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작가가 10여년의 연구끝에 집필한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다. 뱀파이어의 이야기가 소재로 다루어진다는 점을 빼고는 스릴러나 공포 소설이라기 보단 역사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실종된 자신의 지도교수를 찾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가 골격이 되고 그에 따른 부수적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수수께께를 풀어가는 동안 드라큘라의 무덤을 찾기위해 동유럽 국경을 넘나들며 14,15세기 귀중한 드라큘라의 문서들을 찾아 실마리를 풀어가는 흥미로운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동유럽 역사에 큰 관심도 없고 조금은 생소한 까닭에 실마리를 하나하나 이해하기에 힘들었던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은 덕에 과거 실존 인물이었던 드라큘라라는 한 통치자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는 점으로 크게 만족한다.  작가는 15세기 Wallachia라는 루마니아 한쪽을 통치하던 드라큘라가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해 줄만한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책을 집필했기에 소설로서 그 사실성에 큰 비중을 둔 듯하다. 거기에 하나의 소설적인 사건을 연결시켜 17세기 이후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뱀파이어의 이야기와 잘 혼합시켜 훌륭한 소설로 완성시켰다.

단지 소설이 주는 궁금증을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 느낌이 개인적으로 강하다. 역사적 사실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소설로서 흥미를 주기엔 조금 모자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마저 조금은 개인적 추리가 가능한 약한 플롯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나 처음 아빠의 서재에서 편지를 발견하게되는 소녀의 역할은 좀 미비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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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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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책을 읽었다.  파이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고통스런 상태에 있는 주인공의 말로 책은 시작된다. 전반부의 이야기는 소설 전체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전반부를 다시 읽는 것도 좋을거라고 본다.

파이가 파다에서 표류해 있는 그 수많은 나날동안 겪게 되는 무섭고 섬찟한 삶과의 전쟁이 바로 거기 있었다.  인간의 본성중에 가장 동물적이고 잔인한 한 부분을 상세하게 동물에 대응하는 묘사로 나타내는 방법을 선택한 작가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읽는 내내 놀라고 또 놀랐다. 이 책은 단순한 표류기라고 하기엔 내용이 너무 깊다.  나와 종교, 종교와 동물, 그리고 동물과 나, 이 세가지를 적절히 연결해 주는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떠나 파이가 보낸 독특한 어린시절이 소설에 큰 영향을 주고있다. 종교의 다양성을 반하고 스스로 여러 종교를 찾아 탐색하고 받아들이고 차별하지 않는 특별한 아이였던 파이.  교회에가서 기도를 드리고, 담요를 깔고 알라신에게 절을 하고, 그 모든것이 파이에겐 단 한가지, 신에대한 감사였고 사랑이었다. 또한 어린시절 동물원에서 보낸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느낀점이라든지 동물원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점에 극찬을 보내고 싶었다. 파이의 생을 이어주는 이 두가지 문제가 맞물려 전체적인 소설의 핵심 내용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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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혜원세계문학 59
찰스 디킨즈 지음 / 혜원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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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이라면, 두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차림새 라든가 외모로서 사람을 가장먼저 판단하기 마련일 것이다. 그리고 조금 배우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다음엔 스스로의 양심을 건드려서 말을 걸어보고 그 사람을 보이는 데로만 평가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살아야 하는게 인간이 가야할 길이다. 너무나 무지하고 경험없는 삶의 연결속에서 인간은 그렇게 배우고 다른사람과의 부딪힘속에 살아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위대한 유산의 배경은 그런 가장 인간적인 삶을 구할 수 없었던 시대, 즉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의 계급이 확연히 구분되는 세상에 놓여진 한 소년이 선택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현실적이다 못해 냉정한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핍에게 희망이란건 단 한 조각도 없다. 누나의 남편인 조를 제외한 그 누구도 핍을 핍으로서 인정하기 보단 누나가 거두고 있는 아이, 가진것 없고 주어진 상황에 무조건 감사하고 살아야 할 아이로 생각하는 절망스러운 환경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긋지긋한 절망에 허우적 거리고 있던 어느 날, 누군지 모를 어떤 사람으로부터 유산을 받게 되고 핍은 어쩌면 당연할 것 같은 이 유산을 따라 미련없는 자신의 과거를 뒤로하고 알 수 없는 희망으로 가득찬 새로운 세계를 향해 떠나게 된다. 돈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받고,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가질 수 없었던건 핍이 한눈에 사랑하게 된 에스텔라. 도도하고 사랑이 결핍된 여인.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위한 삶이 아닌 마치 불행을 찾아나선것 처럼 살아가는 여인에 대한 핍의 변함없는 사랑은 이었다. 핍의 변화된 환경에 관계없이 좀처럼 다가설 수 없는 불행으로 찾아온다. 그런 삶의 반복중에 어이 없이 알게되는 유산의 정체, 두려움의 존재였던 프로비스를 자신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 핍의 존재는 자체가 허구이며 거짓이 라는걸 깨닫게 되고, 모든것을 다시 또 버리고 조금의 안락함이나마 남아있는 자신의 원래 자리고 돌아가게 된다.
결국 이 모든 자신 밖으로의 여행은 온전히 그가 원하던 만족한 삶으로 핍을 바꿀 수 없었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자신의 힘으로 쌓아올린 모습이 더욱 핍의 모습이라는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굵은 내용 밖에도 많은 아이러니를 남기고 있다. 어찌 생각하면 삶이란 그 모습이 누구에게나 그런 아이러니를 가지게 하는것 같다. 내 주변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주변에도 알게 모르게 그런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 삶을 더 의미있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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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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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기 전에 먼저 영화로 봤다. 물론 좋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고, 영화보단 책이 훨씬 좋다는 평도 들어 왔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일단은 주인공으로 나온 두 배우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편애는 연기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를 떠나 그저 개인적 취향일 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다. 다만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무리가 따랐다고 해야하나.

시간이 한참 흐른뒤, 물론 아직도 이 영화에 대한 어떤 결론도 내릴수 없는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별반 다른 내용은 아니였다. 하지만, 세월탓인지 아님 책이 주는 감흥이란게 정말 영화와는 구별되는 특별한 느낌을 제공하는 것인지 책을 읽으면서 많이 많이 울었다.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의 사랑은 사랑 그 자체를 떠나서 인간에게 주어진 책임이 얼마나 삶을 크게 결정짓는가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나에게 주어진 이 삶 자체도 결국 내것이 아니다. 내 결정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희생을 요구당하고 그것을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이러니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우리의 부모가, 조부모가 살아온 세대에 비하면 우리는 많은것을 제공받고 또 많은것을 선택하면서 살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심지어 오늘날에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최대한의 자유와 최소한의 희생을 누리며 살아가는 영리한 사람들도 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고... 그리고 선택에 대한 결과를 보면서도 이제는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 잘했다 잘못했다를 논하기 힘들어 지기도 했다. 이 소설에 두 주인공은 비롯 사랑을 따르지는 못했지만 스스로에게 주어진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것이 잘한것이다 잘못한 것이다에 대한 대답은 아직 할 수가 없다.  언젠가 그 대답을 얻을 수 있는날이 올런지도 모르지만.....

무엇이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가? 그것에 대한 대답은 나에게 있다. 내가 선택하는 삶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니까. 그것이 두려워 지고 인간은 자꾸 편안해 지고 편하게 생각하려 하고 더이상 싸우기를 거절하고... 이런것이 날 더 두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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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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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건 작년 10월 남편출장을 따라 나섰을 때다. 집안일로 부터 정말 자유로워 지고 싶다는 생각때문에 따라나선 출장길에 내가 들고갔던 책 "호밀밭의 파수꾼" 은 오래전 부터 꼭 한번 읽어야지 했던 나의 책 목록 중 하나였다.


뭔가 그럴듯한 클래식 소설을 기대하고 있던 나에게 조금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한 아이의 24 시간은 나를 졸지에 궁금증으로 몰아 넣었다. 통쾌하게 웃고 싶기도, 아니면 모든것을 잃어버린것 처럼 울고 싶기도 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그 아이가 바라보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시선은 솔직했고 놀랍기 까지 했다. 처음 어른의 입장에서 보기시작 했을땐 오히려 삐딱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 아이가 어찌나 미운지 연거푸 한숨과 불만을 표현했던 내가 저절로 조금씩 그 입장이 되어가면서 공감하게 되고 이해의 단계에 다다르게 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감추어져 있거나 숨겨져 있는 우리의 한 부분이 사춘기 아이의 관점으로 우리에게 전달 된것같다. 결국 한 아이의 사춘기 소설이라기 보단 그것을 넘어선 인간 그 자체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어쩌면 무모한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을 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의 나와 주인공을 이어주는데에서 작가는 적절하게 끝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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