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혜원세계문학 59
찰스 디킨즈 지음 / 혜원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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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두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차림새 라든가 외모로서 사람을 가장먼저 판단하기 마련일 것이다. 그리고 조금 배우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다음엔 스스로의 양심을 건드려서 말을 걸어보고 그 사람을 보이는 데로만 평가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살아야 하는게 인간이 가야할 길이다. 너무나 무지하고 경험없는 삶의 연결속에서 인간은 그렇게 배우고 다른사람과의 부딪힘속에 살아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위대한 유산의 배경은 그런 가장 인간적인 삶을 구할 수 없었던 시대, 즉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의 계급이 확연히 구분되는 세상에 놓여진 한 소년이 선택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현실적이다 못해 냉정한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핍에게 희망이란건 단 한 조각도 없다. 누나의 남편인 조를 제외한 그 누구도 핍을 핍으로서 인정하기 보단 누나가 거두고 있는 아이, 가진것 없고 주어진 상황에 무조건 감사하고 살아야 할 아이로 생각하는 절망스러운 환경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긋지긋한 절망에 허우적 거리고 있던 어느 날, 누군지 모를 어떤 사람으로부터 유산을 받게 되고 핍은 어쩌면 당연할 것 같은 이 유산을 따라 미련없는 자신의 과거를 뒤로하고 알 수 없는 희망으로 가득찬 새로운 세계를 향해 떠나게 된다. 돈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받고,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가질 수 없었던건 핍이 한눈에 사랑하게 된 에스텔라. 도도하고 사랑이 결핍된 여인.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위한 삶이 아닌 마치 불행을 찾아나선것 처럼 살아가는 여인에 대한 핍의 변함없는 사랑은 이었다. 핍의 변화된 환경에 관계없이 좀처럼 다가설 수 없는 불행으로 찾아온다. 그런 삶의 반복중에 어이 없이 알게되는 유산의 정체, 두려움의 존재였던 프로비스를 자신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 핍의 존재는 자체가 허구이며 거짓이 라는걸 깨닫게 되고, 모든것을 다시 또 버리고 조금의 안락함이나마 남아있는 자신의 원래 자리고 돌아가게 된다.
결국 이 모든 자신 밖으로의 여행은 온전히 그가 원하던 만족한 삶으로 핍을 바꿀 수 없었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자신의 힘으로 쌓아올린 모습이 더욱 핍의 모습이라는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굵은 내용 밖에도 많은 아이러니를 남기고 있다. 어찌 생각하면 삶이란 그 모습이 누구에게나 그런 아이러니를 가지게 하는것 같다. 내 주변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주변에도 알게 모르게 그런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 삶을 더 의미있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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