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암살부 3 - 그날, 론섬 조지는 죽었다, NT Novel
후카미 마코토 지음, 김빈정 옮김, 후유노 하루아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내가 사는 의미, 나는 이세계에서 부여마법과 소환마법을 저울질한다, 데스 니드 라운드를 섞어 놓은 듯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이질적인 외계 생명체의 습격(첫번째 작품), 여자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몹쓸짓을 당한다는 것(두번째 작품)과 그런것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소녀(세번째 작품)가 이 작품엔 녹아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 다른점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알림: 글을 끝까지 읽으셔서 선입견에 빠지지 말아 주세요.

 

'후카사쿠 레이지'는 처음으로 접한 이성인 유카리를 잊지못한 나날을 이어가다 '유카리'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었던 '소야 메미미'를 만나게 되었고 어느날 돌고래 인간 소굴에서 처참한 꼴을 당하고 있던 메미미를 구출하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키 157cm의 단신 컴플렉스 때문에 이성은 물론이고 또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히 할 수 없었던 레이지에게 있어서 유카리 다음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는 메미미와 자연스레 가까워지긴 하였는데, 문제는 메미미가 받은 상처를 치유해가며 조금더 힐링스러운 장면을 표현 했다면 얼마나 로맨틱 할까요. 작가가 이걸 살리지 못하는군요.

 

'이 작품은 유독 여자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던집니다.'

 

이번 3권은 지역혹(1)을 키우고 있다는 첩보를 접한 호우에이 여고 암살부 부장 '미이케 샤론'은 부원 한명과 대학생 암살부 4명과 지역혹 제거를 위한 작전에 들어가지만 정보가 누출되어 대학생 암살부는 전멸, 그녀는 포로로 잡히고 마는데요. 샤론은 주인공이 속한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 부장 '키이치'와는 1년전부터 합동 작전을 펼치며 안면을 트고 있었고 키이치에게 은근히 대시중이었지만 연인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키이치는 그녀를 애써 외면중이었습니다.

 

엄격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교육을 마스터하고 교양을 터득해온 글자 그대로 양갓집 규수의 면모와 암살부 부장을 2년 연속을 맡아올정도의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지만 포로로 잡힌 그녀에게 다가온건 겁탈뿐이었습니다. 유독 이 작품은 여자에게 가혹한 환경을 제공 합니다. 첫번째로 등장한 히로인을 가차없이 바로 하차 시켜버리고, 굵직한 히로인 두명에게 씻어지지 않는 깊은 상처를 줘버렸습니다(2). 이런 지경이니 엑스트라는 말도 못하겠죠.

 

'그래서 그녀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우리 인간들은 다르다는걸 보여줘야만 했습니다.'

 

물론 곁에 있는 사람, 가령 메미미 곁에는 레이지가 있고, 샤론의 곁에는 키이치가 있듯이, 곁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들을 평소와 같이 대해줍니다. 샤론의 경우 평생 트라우마가될 수 있었으나 극복 했다는걸 에필로그에서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이걸 조금 더 극적으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군요. 특히 주인공인 레이지의 경우 메미미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잘 알면서도 자신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동침)을 고뇌하는 장면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군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 종족보전이라고는 하지만 이전부터 느끼는건 이것이 너무 적나라하다는 것 입니다. 이런 본능은 순수하고 숭고한 것이건만 본능만을 극대화한 돌고래인간들이 오직 쾌락만을 위해 저지른다고고 은근히 표현하고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직적접인 겁탈을 해대는건 같은 인간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간혹 분간이 힘들때가 있는데요.

 

'외계 생명체의 영향이 아니어도 인간은 충분히 악이 될 수 있다.'

 

2권 메미미에게 몹쓸 짓을한 것도, 3권에서 샤론을 겁탈한 것도 다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돌고래인간들은 본능에 굉장히 충실 합니다. 마음에 안드는 인간이 있으면 죽이고, 여자를 겁탈하고 싶으면 그렇게하고, 당하고 있으면 되갚아주면 되는 사회, 위계질서가 없는 사회, 이 말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일반인에겐 천국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메미미를 시궁창에 밀어넣었던 친척 아저씨가, 일명 돼지 오타쿠가 살아가기 위해, 엄마가 AV배우였다는 것 하나만으로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던 '오오시마 슈라'는 인간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암살부와 충돌이 일어났고 암살부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맙니다. 참고로 표지 모델이 오오시마 슈라 입니다. 미소녀가 표지로 나왔다고 설레임을 가지면 큰코 다친다는걸 여실히 보여준달까요.

 

'떫은 감은 먹기가 힘듭니다.'

 

아니 뭐 거의 못 먹는다고 봐야겠죠. 이 작품은 떫은 감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주로 성인에게만 일어나는 이세계인지 외계 생명체인지 모를 돌고래 아기를 머리에 심고 인간들 사회에 숨어들어 온갖 포악한 짓을 저지르게 되고, 이에 암살부가 활약하여 인간들을 지켜 나간다.는 나름 괜찮은 소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풀어가느냐겠죠. 목숨이 걸린 전투를 치루며 격는 트라우마 같은, 예로 겉모습은 인간과 똑같은 돌고래인간을 사살하면서 내면 속에서 갈등과 고뇌를 한다던가 부지기수로 죽어가는 동료를 바라보며 어딘가 망가져가는 마음이나 괴물(내면적으로)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줬다면 어땠을까하는 건데요.

 

그냥 총을 쏩니다. 작전을 세우고 적지로 뛰어들어 갈기고 죽으면 죽고, 살면 살고... 그 와중에 히로인이 몹쓸 짓을 당하는건 덤이고요. 그리고 잊을만하면 나오는 겁탈씬과 공공연하게 나오는 섹X관련 단어는 읽는내내 불편하게 합니다. 이런 부분은 비슷한 분위기인 데스 니드 라운드와 비교되는 부분이기도한데 필력보다 자극적인 이야기로 시선을 끌려는 모습이 보인달까요.

 

거기다 남자 등장인물들의 멘탈을 길이로 표현하면 지구에서 안드로메다까지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멘탈을 부여잡고 견디는게 여간 신기한게 아닙니다.(좋아하는 이성이 죄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고 전투를 격으면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격을만한 상황인데도 멀쩡하기도 하고... 물론 등장인물 대부분이 돌고래인간들에게 가족이나 연인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어서 복수를 에너지로 삼아 멘탈을 부여잡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긴 합니다.(그걸 반증하듯 이런 내용이 꽤 나옴)

 

'애초에 2권까지 염두한 이야기였으니..'

 

작가는 후기에 2권까지만 발매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3권 후반은 어이없는 전개가 상당히 이어지는데요. 돌고래인간들 편에서서 암살부를 궤멸 시키고 엘리트 샤론을 잡아다 겁탈하게한 오오시마 슈라의 전투 실력은 굉장함에도 샤론보다 약한(필자 추정) 레이지에게 어이없이 패배한다던가 돌고래인간 중간 보스조차 나오지 않고 작품을 끝맺음으로써 필자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하였습니다.

 

'총평'

 

총기 마니아라면 데스 니드 라운드와 더블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입니다. 총격전 표현은 잘 하였군요. 그외... 인간들의 내면속에 있는 본능을 나름대로 잘 해석하기는 하였습니다만... 딱히 생각나는건 없군요. 캐릭터 각각의 개성을알아볼려해도 잘 살릴틈도 없이 끝나버렸으니...


 

 

 

1.1,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을 거름삼아 커지는 구덩이 같은 것
 이것이 커져서 폭발할 경우 세상은 악의로 들어차게됨


2.2,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중 한명은 기억을 못한다는 것
 그래서 곁에 있는 인간은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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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암살부 2 - 아마도 개인적인 사정, NT Novel
후카미 마코토 지음, 김빈정 옮김, 후유노 하루아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돌고래 아기'라는 기생체를 뇌에 얹고 사는 사람을 '돌고래 인간'이라고 합니다. 돌고래 아기는 어디서 왔는지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권에서 약간 밝혀진 바로는 모체로 보이는 생명체가 바다에 살고 있다고만 서술되어 있을 뿐 입니다. 돌고래 아기는 어른 주먹만한 하얀 젤리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모체가 인간계에 끊임없이 전파를 보내 세뇌에 적합한 인간을 찾아내면 기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돌고래 인간이 되면 절제력 상실, 본능에 충실(주로 성욕?), 비약적인 신체능력 향상을 이용해 사람을 잡아 먹으며 잔혹하게 고문하여 죽이기를 반복 하지만 일반인과 특별히 구분되는 특징도 없어 사회 전반에 숨어 들어 있으며, 도쿄 구울을 보신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암살부'​는 그런 돌고래 인간을 찾아내 사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입니다. 도쿄구울에서 구울을 처치하기 위해 전담반이 있듯이 이 작품 또한 사회적인 문제를 인식한 사람들은 전담반을 구성하여 돌고래 인간에 대항하고 있는데요. 전세계적으로 만연한 돌고래 인간들을 처치하기 위해 어른들의 지원을 받아 몇몇 고등학교에서 비밀리에 운영중인 '암살부'는 도쿄에서 3곳,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도 그중 하나 입니다.(1)

 

주인공 '후카사쿠 레이지'는 하교길에서 돌고래 인간을 죽이는 '미타지마 유카리'를 보게 되면서 암살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키 콤플렉스를 안고 살던 그에게 세간과는 다른 시선으로 대해주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연인 직전까지 발전 할려던 어느날 작전중에 유카리는 허무하게 사망하고 맙니다. 그녀가 사망한 이후 레이지는 방황의 연속을 이어갔고, 2권에서도 그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번 2권 히로인으로 나오는 '치바 시이마'​는 '칸바하라 고등학교 암살부' 소속으로, '칸바하라 암살부' 개개인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였으나 어느날 작전중에 조우한 '카게모즈'라는 이형 돌고래 인간(2)에 부원들은 괴멸을 당해 버리고 시이마 혼자 살아 남아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로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트라우마란 쉽게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암살부는 힘든 일이었지만 칸바하라부원들과 화기애애한 사이를 유지해온 시이마에게 눈 앞에서 잔인하게 죽어간 부원들의 충격에 기억 상실을 안게되었고, 기억은 잃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어서 세이게사로 편입후 처음 나간 실전에서 그만 몸이 얼어 붙어버리고 맙니다. 이에 같은 조였던 레이지에게 걷어차이는 수모를 격기도 하는등 험난한 일상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2권에서 히로인으로는 애매한 '소야 메미미'는 후카사쿠 레이지와 동급생 입니다. 어느날 죽은 유카리의 환영을 쫓아 들어간 곳에서 죽은 고양이를 치우는 메미미를 만나게 되고 이후 그녀가 유카리의 친구였다는걸 알게 됩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다시 만난 그녀는 이지메를 당하고 있었고, 그런 사실을 자각 시켜 줄려는 레이지, 그렇게 인연을 쌓아가며 조금식 그녀를 알아가던 일상 속에서 돌고래 인간과의 전투는 날로 격화되어만 갑니다.

 

이 작품은 '내가 사는 의미'와 '도쿄 구울'를 가미한 듯한 모습을 간간히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희망따윈 없다고 느껴 지다가도 아주 조그마한 씨앗이 발아하여 거기서 시작되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유카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레이지는 끊임없이 마음은 방황중이었고 그러다 메미미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식 안정이라는 희망을 찾아 가지만 계속해서 암살부를 괴멸 시키고 있는(이후 대학생이 주축이된 암살부도 괴멸 시켜버림) '카게모즈'의 실마리를 찾아가던중 다다른 결말에서 또다시 컬쳐쇼크를 맛봐야만하는 엔터테이먼트 남자 주인공 역사상 가장 운이 없는 인물로 등극 해버리고 맙니다.

 

'치바 시이마'는 공포와 죄책감에서 도망치기보다 치료를 택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죄책감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면서 결실을 맺어가는 시이마,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이겨내기 위해 창피스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카게모즈'와 결판에서 핀치에 놓인 세이게사 암살부의 활로를 개척하면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기 시작 합니다.

 

위에서 '내가 사는 의미'와 '도쿄구울'을 언급한건 이 작품의 내용은 상당히 그로테스크하기 때문 입니다. 사람을 예사로 죽이고 잡아먹고 고문하고, 때때로 강x하는 장면(2권에서는 안나옴)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번 2권에서는 어떻게 19세용 딱지가 붙지 않았을까 할정도로 적나라한 장면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레이지의 마음이 붕괴되지 않은게 정말로 용하다 싶을 정도로 그가 만나는 여자는 제대로된 인생을 즐길 여유따윈 없는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에게 히로인 브레이커 타이틀을 줘도 무방할 정도로..

 

하지만 내용이 다소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2권에서는 2/3가 평범한 일상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굳이 아이스크림을 샀다. 먹었다. 같은 특별히 필요도 없는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언제 정신이 붕괴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정신케어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그게 딱히 의미있는 행동에서 오는 장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 입니다.

 

그래도 속된말로 암걸리게하는 인물은 없다는 것 입니다. 유카리를 아직도 잊지못해 방황중인 레이지는 그건 그거 이건 이거라듯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는 제대로 수행하고, 시이마도 트라우마를 격으면서 한때 레이지에게 걷어차이는 수모를 당했지만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하여 뛰어 넘어 섭니다.(근데 이걸 극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작가) 나머지 부원들도 이렇다할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행실이 바르고 전투에 들어가도 자기 할 일은 제대로 하여 일을 그르친다거나(그 즉시 팀원은 죽는 것도 있지만) 하는 짜증스러운 장면 없이 깔끔한 진행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래서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장면이 작품의 발을 잡고 있어서 큰 흥미를 끌지 못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특이점은 남녀가 걷어차이고 싸우고 그렇게 연인으로 발전하는 클리셰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황이 없겠죠.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레이지는 주인공 보정 받아서 좀 다르지만요.

 

 

  1. 1, 고등학생이 이런 위험한 일에 주축이된 이유는 돌고래 인간을 찾아낼때 필요한 정신감응은 나이가 들수록 약화되기 때문 입니다.
  2. 2, 엄밀히 따지면 돌고래 인간이 아닌...
    자세히는 스포일러라 쓰지 못하지만 돌고래 인간이 만들어낸 것은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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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의 주인 1
아오이 야마토 지음, 마로 그림, 박용국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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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판타지물에서 마왕(魔王)하면 떠오르는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인간을 죽이고 빼앗고 세계를 암흑으로 물들이는 존재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렇담 마왕을 무찌르고 세계를 구하는건 누구일까. 그것은 작은 마을 작은 소년(혹은 소녀)이 가슴에 품은 포부에서 출발하여 동료를 모으고 여행하며 성장하고 기어이 마왕을 무찌르고 세계를 구하는 것 일겁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마왕과 영웅의 관계도 그러했습니다. 악으로 물든 마왕이 판치던 시절에 분연히 일어나 세계를 구하는 여러 영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아니 적어도 필자는) 영웅의 후일담을 자세히 들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야 마왕을 무찌르고 여행을 하며 인연을 쌓은 이성과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으니 더이상 뭔말이 필요 하냐! 라고 치부하는게 정석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어정쩡하게 끝나는게 대부분인지라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맺음하는 작품도 잘 없었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필자는 궁금 하였습니다. 강대한 힘을 자랑하는 마왕을 무찌른 영웅 또한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을텐데 마왕이 죽은 지금 그 힘을 가지고 있는 영웅 또한 좋은 취급을 받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

 

그러한 필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줄려는 듯이 이 작품은 그 후일담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왕을 무찌른 영웅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고 있는 걸까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 결론은 처절 하다는 것입니다. 생각 해보면 당연한 겁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네 역사를 보더라도 그 사실은 명확하게 들어나 있기도 합니다. 힘을 가진자의 고삐가 풀렸을때 누가 그 고삐를 움켜 쥘 것인가하는 두려움과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시기와 질투가 꽃을 피우는건 두 말할 필요가 없죠.

 

사실 이 작품은 영웅을 약간 다르게 취급하고 있긴 합니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적인 마왕을 맞이하여 사람들은 힘을 합칠 수 밖에 없었고 나라간 소소한 트러블과 영토확장은 공통된 적 앞에서 뒤로 미뤄졌습니다. 그런데 공통된 적이 영웅에 의해 소멸한 지금, 그동안 군사 국가가 되어 대동단결하게 했던 공통된 적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국가가 다음으로 생각하는건 불보듯 뻔한 겁니다.

 

'영토확장'

 

국가는 영웅들에게 부탁 합니다. 땅따먹기에 나서 달라고, 하지만 자신의 힘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데 쓰여지는게 저어되었던 영웅은 거절 합니다. 마왕이 없어진 지금 그들 영웅은 그렇게 마왕이 되었습니다. 뭔 말이냐면 자신들(국가)의 뜻대로 되지 않는 영웅, 그런 영웅의 능력이 다른 나라에 협력되여 자신들에게 비수가 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으로 국가는 마왕이라는 굴레를 영웅에게 덮어 씌우고 말살을 시작 하였습니다. 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진 영웅이라고 떼로 덤벼오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렇게 마왕을 토벌하던 영웅은 그렇게 인간들에게 토벌을 당하며 몇세기가 흘렀습니다.​

 

'더없이 아름다운 이계의 꽃을'​

 

10년째 병마와 싸우는 청년이 있습니다.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 청년은 마지막으로 나간 병원 부지 잔디밭에서 보라색을 띈 꽃을 발견하고 병실로 가져 옵니다. 그와 동시에 사신이 찾아오고 보라색 꽃망울이 잎을 틔울때 청년은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청년이 눈을 뜬 곳은 '린드홀름 영산(靈山)' 거기서 과거 영웅이라 불리웠던 100여명의 영혼과 만납니다. 이때 환생한 청년의 나이는 5세...

 

이 작품은 여느 이세계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다른 노선을 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고깽이 아니다라는 것인데요. 이세계로 전직하자마자 얻는 강대한 힘은 주인공의 전매특허라는 것마냥 반드시 붙던 것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무(無)에서 시작 합니다. 아무리 주인공 버프를 받는 주인공이라도 5살의 꼬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영웅이 마왕이 되는 세계, 그 혼란 속에서 죽어간 영웅들은 미련이 남아 승천하지 못하고 영혼은 린드홀름 영산이라는 곳에 묶여 있었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이계초가 순수하고 건전한 영혼을 대려 오도록 간전히 빌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응답하여 온 것이 주인공 '메레아'

 

미련이 남은 100여명의 영웅 혼령들은 이세계로 불려온 주인공에게 이름을 내려주고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필사적으로 전수 해줬습니다. 자신들을 사냥했던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마왕이된 영웅이 지켜지기를 이런 염원을 담아 메레아를 10년이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 키웠습니다.

 

이 작품은 마녀사냥 당하며 죽어가는 영웅들을 구하기 위해서 분연히 일어나는 마왕의 구세주를 그리고 있습니다. 커가면서 영웅들이 얼마나 처참한 환경에 놓여 있는지 알아가는 메레아, 그 시작점은 의외의 방향에서 시작 됩니다. 메레아를 키우며 미련을 잃어가던 영혼들이 하나 하나 승천하게 되고 결국 최후의 한명이 떠나던날 메레아는 그들을 기리기 위해 묘비를 세우던때 하계에서 어떤 여자를 필두로 21명의 사람들이 찾아 오면서 새로운 인연이 시작 됩니다.

 

'그렇게 소년은 마왕의 구세주가 되다.'

 

영웅? 먹는건가요? 영웅은 곧 마왕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세계.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영웅을 사냥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아니 거의 모든 국가가 그러했습니다. 도피처는 없습니다. 그저 사냥꾼을 피해 짐승처럼 온 힘을 다해 도망 다니다 마지막으로 '린드홀름 영산'에 오른 21명의 영웅들은 그곳에서 '메레아'를 만났습니다. 자신들의 뒤를 쫓아온 국가와 전투를 치루며 그에게서 구세주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째 성서에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지만 고뇌 하면서도 그 뜻을 헤아려 마왕의 영웅이 되려는 소년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맺으며'

 

필력은 좋습니다. 100여명의 혼령에게 배움을 터득하며 보낸 세월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형성되고 나아가 혼령들이 승천 하면서 보여준 모성애와 부성애는 잔잔한 감동을 불러 옵니다. 그리고 21명의 영웅을 만난 이후 그들이 처한 환경에 삭막하고 무거워질뻔한 이야기에 개그를 삽입함으로써 물입감을 올려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100여명의 혼령과 21명의 영웅이 등장하면서 ​자칫 산만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비중있는 몇명만 추려서 등장 시킴으로써 자연스레 이야기가 압축되는 기술을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가벼운 이야기(가령 판치라)가 나오지 않는다는게 뭣보다 좋았습니다. 필자는 의미없이 벗기거가 거기에 매달려 흥미를 끌려는 작품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데 이 작품엔 그런게 전혀 없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런 작품이 싫은 분에겐 극약이 되겠지만요.

 

본 리뷰는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이 주최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 되었음을 알립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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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암살부 1 - NT Novel
후카미 마코토 지음, 김빈정 옮김, 후유노 하루아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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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쿠사카 레이지'는 고민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남학생 평균키인 170cm에 한참 못 미치는 157cm인 것도 서러운데, 여학생 평균키인 158cm보다 1cm가 적어 제대로 콤플렉스를 안고 있습니다. 키 때문에 대인관계까지 영향이 미처서 친구 하나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안고 오늘도 아침일찍 런닝을 뛰던 그는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미타지마 유카리' 같은 학교 여학생이자 1년 선배가 어떤 남성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걸 목격하게 되고, 그녀 왈: "봤지? 살해하는 장면을 들켜 버렸네."

 

'기생수'라는 작품을 아시는지요. 90년대 만화로 나왔고 2015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던 작품 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밝혀지지 않은 기생수가 인간의 몸, 뇌에 침투하여 인간들을 조종하고 같은 인간들을 잡아 먹는다는 에피소드 입니다. 기생수가 어디서 왔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끝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날로 심해져가는 환경파괴를 일삼는 인간들을 단죄하기 위해 보낸 신의 메션져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불러 왔지만 아무도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악한 돌고래'가 있습니다. 이 돌고래는 사념파를 인간 세계로 퍼트려 마음의 빈틈을 찾아내 '돌고래 아기'라는 기생물을 집어 넣고 지배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이 기생물이 생긴 사람을 '돌고래 인간'이라고 합니다. 돌고래 인간이 되면 폭력성이 극대화 됩니다. 이유없이 사람들을 헤치고 강간을 일삼습니다. 수는 적지만 그들은 인간들 사회에 침투하여 하나라도 더 많은 인간을 죽이는게 목표 입니다.

 

'암살부' 돌고래 인간을 사냥하는 고등학교 동아리를 지칭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만연하기 시작하는 돌고래 인간을 암살하기 위하여 극비리에 창설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은 돌고래 인간의 위험성을 인지 하였고, 힘을 합처 국제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에만 '암살부'가 50여곳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 작품의 특징이 보통 이런류의 작품에서 저지르는 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국지성 재난이 아닌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이라고 어필하여 현실성을 갖췄다는 것 입니다.

 

미타지마 유카리, 오카모토 키이치, 이시이테루카, 오자와 코우세이, 하라다 미앙은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 소속 입니다. 후쿠사카 레이지는 아침에 유카리가 돌고래 인간을 사냥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고, 아직은 기밀사항인 이런 일들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그를 잡아온 유카리는 레이지에게 두가지 선택권을 내밉니다. 이대로 기억 조작 당해서 일상으로 돌아 갈것이냐, 아니면 우리부에 들어올 것인가.. 하고, 레이지는 콤플렉스 덩어리를 안고 살아가느니 죽을 결심을 했지만 이내 암살부에 선선히 입부 합니다. 자신을 개변하여 다시 태어난다고 주절주절 늘어놓지만 사실은 한눈에 반한 유카리가 목적이기도 하였습니다.

 

돌고래 인간이라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이걸 빼고 다른 이야기는 꽤나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갑자기 변한 환경에 즉각 적응해서 중요한 전력이 된다. 같은건 처음부터 없다는걸 보여줍니다. 권총 메거진 스프링의 압박으로 총알을 제대로 삽입하지 못해 쩔쩔매기도하고, 총알이 발사될때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그렇게 처음부터 차곡차곡 군사 훈련을 받아 갑니다. 하지만 이건 애들 놀이가 아니라는 것도 보여줍니다. 돌고래 인간을 잡아와 쏘아 죽이게하는, 어쩌면 윤리에 위배될 거같은 실전 훈련도 병행 합니다.

 

레이지는 그렇게 실전같은 훈련을 이어가며 몸을 만들어 가면서 차츰 성격도 변합니다. 소극적에서 긍정적으로, 그리고 처음부터 목적이었던 유카리와 사이가 좋아지는 것도 이뤘습니다. 그리고 사망 플래그를 세웁니다. 이 작품처럼 알기쉬운 사망 플래그도 없을 것이라는마냥 레이지와 유카리는 장미빛같은 에피소드를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둘 다 쑥맥이라서 키스 다음엔 뭘 해야되는지 모릅니다.

 

이야기에 두서가 없군요. 여튼 사람들을 이유없이 헤치는 돌고래 인간을 암살하기 위해 고등학교 암살부가 암약 합니다. 저마다 돌고래 인간에게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아픈 과거를 안고 있습니다. 이걸 거름삼아 뼈를 깍는 군인 이상의 훈련을 참아 냈습니다. 그렇게 돌고래 인간을 찾아내 전쟁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암살부도 무적은 아니다라는걸 보여 줍니다. 아지트를 공략하던 세이게사 암살부는 처절한 전투를 이어가고, 마지막으로 남은 프로레슬러 출신 돌고래 인간과 조우한 레이지와 유카리는 전투에 임하지만 허를 찌르는 돌고래 인간의 공격으로 무수한 총탄을 맞은 유카리는...

 

이 작품은 세상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생사에 해당된 사람들에겐 꿈과 희망이 없습니다.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유카리가 관련 되었을때 몇페이지동안 사실이 아닐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사람 죽는게 밥 먹듯이 일어 납니다. 하지만 표현력에 있어선 B.A.D.라는 작품보다는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총 맞고 픽픽 쓰러진다 같은 느낌인지라 그로데스크를 논할만한건 아닌 거 같습니다. 강간도 심심찮게 거론되지만 '나는 이세계에서 부여마법과 소환마법을 저울질한다.' 보다는 양호한 느낌이구요.

 

설정에서 구멍이 다소 보였습니다. 돌고래 인간은 정치나 사회 전반에 침투해 있고, 단체까지 결성하였다고 기술하였던데 어째서 암살부는 찾지 못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같이 CCTV가 보편화된 사화에서 조금만 힘을 쓴다면 암살부를 찾아내는건 일도 아닐테고, 암살부는 교복을 입고 작전을 펼치는데 살아남은 돌고래 인간의 목격담이 퍼져 암살부 활동에 제약이 따라야함에도 그런게 없습니다. 자신들에게 위협이되는 암살부는 필사적으로 찾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참고로 돌고래 인간은 흉포성만 빼면 일반 인간과 똑같습니다.(좀비류가 아닙니다.)

 

다음으로 이해가 좀 힘들었던건 다국적으로 기구를 설립해 암살부 뒤를 봐주고 있다지만, 암살부는 군으로 치면 최중요 정보자산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 경호나 기밀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군요. 세이게사 암살부 대부분이 가족이나 연인이 돌고래 인간에게 희생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또 노려질테고 돌고래 인간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조금만 노력하면 이들의 정체를 파악하기란 일도 아닐텐데 말 입니다. 실지로 후반부 레이지의 가족이 인질이 되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기보다 주인공의 성격이 좀 애매 했다는 것이군요. 키와 관련된 컴플렉스가 굉장히 심해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과(1), 의자에 묶여서 힘도 못쓰는 돌고래 인간을 처음으로 사살할때 보통 인간이라면 거부반응이 먼저 나올법한데도 비교적 무난하게 총을 난사한다던가, 돌고래 인간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 본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도 암살부 흐름에 몸을 맡겨 두었다는 것이군요. 결과가 좋았길 망정이지 만약에 암살부가 나쁜쪽이었다면 어쩔려고...

 

전체적으로는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었던 거 같군요. 악행을 일삼는 돌고래 인간이 있고, 그 돌고래 인간을 사냥하는 암살부가 있다. 같이 이야기가 비교적 쉽게 유추가 가능 했습니다. 유카리와 레이지간의 연애 플래그와 사망 플래그가 떴다 생각하니 얼마안가 일어납니다. 또한 레이지의 가족이 위험해지겠네 했더니 진짜로 그렇게 되는... 결말이 빤히 보인다고 할까요. 거기다 하나같이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지만 이걸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증오는 아무것도 낳는게 없다지만, 그것만큼 사람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아픈 과거와 접목 시켰다면 좀더 극적으로 이끌어 갈 수 았었을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마치 대 마도학원 35시험소대 애니판을 보는 듯 했다고 할까요. 하지만 키가 작아 고민하다가 인간 관계가 엉망이된 주인공이 히로인 총에 죽을 작정이었지만 되려 연애 플래그만 세워 버렸다.는 좀 신선하긴 합니다.

 


 

  1. 1, 컴플렉스를 격어보지 않았다면 말도 말라고도하지만 여기서는 주인공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키 따위는 애초에 상관없다는걸 유카리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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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토하는 소녀 1 - S Novel
나미아토 지음, 케이 그림,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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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90년대를 풍미한 만화(코믹) 유유백서(1)에 보면 '유키나(국내명 설라)'라는 요괴 설녀가 나옵니다. 그녀는 눈물이 보석으로 변하는 특이 체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특이 체질 때문에 범죄단체에 붙잡혀 강제적으로 눈물을 생성하게하는등 모진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비단 이런 체질만이 아니라 유사한 체질을 가진 히로인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헤비 오브젝트라는 작품에서는 반드시 아들만 낳는 체질을 가진 작품의 히로인인 '플로레이티아'는 그녀의 자궁을 노리는 귀족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보석을 토하는 소녀'에서 자칭 히로인으로 나오는 '클루'는 보석을 토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륙 동쪽 '리아피아트 시(市)'에서 작은 보석점을 경영하는 '스푸트니크'에게 고용되어 지금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평화로운 나날을 얻기까지 처절하기까지한 고생을 하여야만 하였습니다. 어릴적 철이들기전부터 까마득한 세월동안 그녀는 도둑들에게 감금되어 매일 보석을 강제적으로 토해내야되는 나날을 지속하였고 도둑들은 매일 보석을 얻기 위해 그녀의 배를 발로 차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스푸트니크'가 도둑들 소굴에서 빈사상태인 그녀를 구해낼때까지...

 

이 작품은 비일상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이 평화로운 나날을 영위할 수 있을리 없다는식으로 그녀, 클루에게 가혹한 시련을 내리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장을 봐오고 돌아오던 길에서 보석이 목으로 넘어오는걸 느껴 뒷골목에서 몸을 움추린 채 보석을 토하는걸 지나가던 어떤 남자에게 발각 되어버리면서 또다시 가혹한 운명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츤데레 같은 남자와 풋사과 같은 여자 아이'

 

스푸트니크가 직업상이라고는 하나 접대를 위해 여러 여자들과 엮이는걸 탐탁치 않는 클루, 그런 그녀를 꼬꼬마 취급하는 스푸트니크가 펼치는 아웅다웅한 이야기가 소소한 재미를 불러 오는데요. 스푸트니크는 짓꿏은 말과 보란듯이 바람피워대서 클루를 애간장 태우고, 클루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씩씩 거리지만 스푸트니크가 내민 자그마한 선물이나 말에 언제그랬냐는 듯 히히히 하며 웃기도 하고 그가 해준 반지를 보며 넉을 놓는등 전형적인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스푸트니크는 애써 그녀를 꼬꼬마 취급하지만 그녀의 이런 체질을 고치기 위해, 위기때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되어 갑니다.

 

클루는 그렇게 스푸트니크와 생활하며 원래 '활발한 성격이라서 다행이군요.'라는 듯, 그녀는 과거 도둑들에게서 스푸트니크에게 구해진 이후 그와 떠돌이 행상을 하며 여행을 하고 가게를 차려 정착 하면서 과거의 아픈 기억을 조금식 치유해 갑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체질이라고 감춰도 소문은 퍼질 수 밖에 없었고 또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필력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작가'

 

그녀, 클루가 과거를 회상하거나 또다시 납치되어 과거로 회귀될뻔 하였을때를 표현한 장면의 필력은 대단 했습니다. 그녀가 격는 현 상황과 아픔과 슬픈 기억을 떠 올리고 그에 따른 두려움을 느끼고, 지금까지의 스푸트니크와 보낸 일상이 거짓이 아니었을까하는 장면은 그녀와 같은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처한 시리어스한 현실과 세상을 그대로 표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때는 솔직히 좀 많이 무미건조 했습니다. 필자는 이때 감성이 매말라서 그렇지 않나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어떤 사건이 있은 후 둘만의 에피소드가 일어 났을때는 몇페이지나 소비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언동으로 보면 12세 전후의 여자 애에게 필요 없는 이야기가 다수 나오기도 하고, '마법소녀 나기땅' 에피소드를 전체 380페이지중 2/3나 잡아 먹고나서 '클루같은 특이체질은 여러사람에게 노려지니 간수 잘 해!'로 귀착되는 어이없는 전개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물론 둘에게 있어서, 아니 적어도 클루에게 있어서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고, 겉으로는 투닥거려도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주는 스푸트니크가 미처버릴 만큼 좋아하는걸 표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긴 합니다. 사실 읽고 있다보면 서로 마음은 통하지만 애써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려는 모습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도 합니다.

 

'그래도 좋았던건 등장인물이 적었다는 것'

 

필자는 사물(주로 건물)과 사람 이름 외우는 것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사실 리뷰나 감상을 쓰면서 상당한 애로를 느끼는게 이 부분인데요. 이 작품은 몇명 밖에 나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그런데도 필자는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한) 여튼 그래서 대결 구도를 쉽게 알 수 있었고 주인공과 히로인 이외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지 않아도 되어서 읽기가 편했습니다. 사실 이렇지 않았다면 필자는 중간에서 책을 덮었을 것입니다. 배경도 리아피아트 시(市)에 국환 되다보니 넓은 세계관을 알 필요도 없었구요.(2권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맺으며...'

 

웹 연재를 서적으로 발매하면서 많이 다듬은 듯하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보입니다. '마법 소녀 나기땅'이 보낸 범행 예고장을 보고서 처음엔 모르는 듯 행동하던 클루가 스푸트니크와 언쟁을 벌이면서 그녀는 유명한 도둑이라고 하며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을 한다던가(2), 스푸트니크는 그녀의 체질을 알면서도 장보러 혼자 보내서 또다시 트라우마를 격게 만들고, 사실 이부분은 좀 조마조마 합니다. 클루가 언제 보석을 토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장면은 읽다가도 문득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거기다 중간중간 대사를 나눠두지 않아 누가 말하는지 분간이 힘들었습니다.  

 

 

 

  1. 1, 국내명: 떠돌이 유령 진진, 이후 원제인 유유백서로 발매됨
  2. 2, 작품에서 스푸트니크는 마법에 대해 잘 모른다고 누차 언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법소녀 나기땅은 글자 그대로 마법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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