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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11 ㅣ 정령환상기 11
키타야마 유리 지음, 이은혜 옮김 / S노벨 / 2020년 3월
평점 :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나만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넌 그 사람에게 속고 있는 거야, 내 마음을 왜 몰라 주는 거야. 좋아해, 같이 살자". 미하루가 주인공과 같이 있는 꼴을 못 보던 타카히사는 급기야 주인공에게 결투를 하여 지는 사람이 그녀를 포기하기로 했다가 꼴사납게 처발려 버렸습니다. 용사 체면이 말이 아니죠. 사실 미하루는 성(城)에 왔을 때 동성인 사츠키 방에서 체류하기로 했었는데, 주인공이 가진 여러 비밀 이야기 때문에 같이 머물게 되었죠. 즉, 사츠키+미하루+주인공이 한 방에서 지낸 겁니다. 이 무슨 부러운 일이. 이걸 알아버린 타카히사는 멘붕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죠. 불순한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선 밤에 잠도 못 자고 걱정된다는 이유로 한밤중에 그들 방에 찾아가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필자 본심은 이때 뭔가 수라장이 펼쳐졌으면 좋았겠는데, 주인공이 워낙에 목석이다 보니 그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게 이 작품의 단점(?)이죠. 그러니까 주인공은 아직 미하루와 맺어질 생각도 없고 다른 히로인들과도 그렇고 그런 일하는 거 자체를 생각 안 하고 있죠. 히로인들 입장에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무튼 결투에서 진 타카하시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습니다. 주인공을 범죄자로 매도하고, 범죄자니까 내게 당위성이 있으니까 이렇게 저렇게 해도 괜찮다는 마인드로 그만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들 미 하루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건만, 눈에 뵈는 게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나설 차례. 뭔 일 터지기도 전에 품에 안겨 있는 미하루, 호감도는 뭐 더 올라가고요. 이참에 그의 품에 안겨 은근슬쩍 고백을 해보자. 당신이 뭐라 하든, 당신 마음에 '하루'가 있고, 이세계의 당신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두 개의 마음을 모두 좋아한다고 말해버립니다. 필자는 이것들에게 멍석 깔아주면 어디까지 갈 건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목석이라서 안 됩니다. 그래도 주인공은 10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가 되었죠. 타카히사는 끝까지 미하루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합니다. 예정된 시나리오죠. 지구에 있을 때 근 10년이나 같이 있어 놓고 그녀의 마음을 1도 못 얻는 불쌍한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캐릭터는 아닌데,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을 못 붙이는 것처럼, 심통만 부리다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는 처지가 된 안타까운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여동생 아키. 얘도 좀 불쌍한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좀 더 보다듬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타카히사 편에 서서 해선 안 될 짓을 저지르고 큰 벌을 받게 되었죠. 나중에 다시 출연하게 되면 성격이 좀 고쳐졌길 바라는 캐릭터군요. 그리고 이복 남동생 마사토, 얘가 제일 똑 부러집니다. 초등학생이라는데, 친형(타카히사)과 이복 누나(아키)에게 현실을 들이밀며 뼈 때리는 말만 골라 하는데, 리틀 주인공을 보는 듯했습니다. 어쨌거나 타카히사가 일으킨 사건은 주인공의 활약으로 종료되었습니다.
그렇게 뭔가 찝찝함을 남긴 채 이번엔 새로운 히로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7살 때 강제로 입학하게 된 학원의 선생님이었던 '세리아(본명 세실리아)'의 고향 방문기입니다. 주인공 보다 5살 많은 연상이죠. 왕따 당하던 학교생활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편을 들어주었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습니다. 주인공이 학교에서 야반도주할 때 같이 동행 못한 아픔을 가졌죠. 그렇게 몇 년이 더 흘러 선생님이 강제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낚아채서 도주하면서 마음의 응어리를 풀게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도주한 후 한동안 뜸하다 다시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방금까지 멍석 깔아주면... 그런 분위기였던 미하루가 순식간에 공기가 되었다는 것이군요. 사실 미하루가 나타나기 전까진 선생님이 거의 본처에 가까웠긴 합니다만. 아무튼 납치극 이후 처음으로 고향 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찾아갔는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사위가 찾아와서 축제 분위기가 되어야 하건만, 병사들이 우글우글 거리며 무언갈 찾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생님에겐 불운한 사건이 터지죠. 한동안 선생님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나 했더니 글쎄 주인공이 7살 때 모질게 대하고 학원에 강제 입학 시켜 인간의 매운맛을 보게 했던 왕녀 크리스티나가 있지 뭡니까. 이 年이 왜 여기에? 이 작품에서 빌런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쫓기고 있었습니다. 꼴좋다고 해줄려 했는데 곁에 소년들은 뭔가요?
맺으며: 미하루 이야기가 싱겁게 끝나서 연애 전선이 생성되다 말아 뭔가 욕구 불만이 생겨 버렸습니다. 넓게 보면 초딩 타카히사 두들겨 패는 권선징악형이긴 한데, 자칫 피해자(미하루와 주인공)가 정치적 이유로 처벌받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해야 되는 장면들은 좀 안타까웠군요. 결국 물리적으로 힘이 있어도 정치적으로 힘이 없으면 짓밟힐 뿐이라는, 타카히사는 국가를 대표하는, 왕과 동급이거든요. 그렇지 않았다면 타카히사는 물론이고 여미새 히로아키는 진즉에 맞아 죽었겠죠. 그리고 선생님 세실리아의 이야기. 일이 일단락되고 그동안 미뤄 두었던 선생님 고향에 방문해 보니 글쎄 선생님과 강제로 결혼하려 했던 샤를 뭐시기가 있지 뭡니까. 주인공이 학교 다닐 때 왕따 주동자였죠. 주인공에게 누명을 씌워 처벌받게 하려 했고, 견디다 못한 주인공은 야반도주를 해야 했었는데, 왜 여기에? 이제 그 앙갚음을 해줄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되었군요. 아니 그보다 왜 크리스티나 왕녀도 여기에 있는 걸까. 뭔가 미하루를 둘러싼 타카히사의 질투 드라마 보다 극적인 드라마가 방영되려나? 같은 두군거림을 보여주었군요. 근데 쫓기고 있던데, 설마 빌련 年을 베지터로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잘은 생각 안 나는데, 이 年 때문에 고문도 당했을걸요? 플로라 왕녀 납치했다는 누명을 씌워서요. 그때 흐지부지 끝나서 이 또한 욕구 불만이었는데, 왜 이번 11권에서 착하게 그려 놓았을까. 이 작품 아이덴티티가 발암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