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단칸방의 침략자!? 28 단칸방의 침략자! 30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엘노벨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포르트제에서 일어난 반란을 무사히 제압하고 도망치듯 지구로 돌아온 주인공 일행은 다시금 깨알이 쏟아지는 일상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늘 궁금했던 게 10명이나 되는 히로인들과 단칸방에서 지내면서 사고(?) 한번 나지 않는 노하우가 뭔가 싶더라고요. 이들이 만난 지 벌써 2년이나 되었고, 2년 동안 아무 탈 없이(이성적인 사고) 그러고 살아요.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살아요. 아침에 깨워준다고 파이트 해서 눈탱이 밤탱이 되... 아! 뭔지 알겠군요. 가족은 그러는 거 아니라잖아요. 우애 좋은 남매지간인가? 뭐 사실 단칸방에서 사니까 더 조심해야 되는 게 있겠죠. 그리고 선을 넘어 버리면 왠지 눈을 못 마주친다거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오니까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뭐 다들 뭔 말 하는지 아시리라 봅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은 그런 변화가 싫었던 것이죠. 하지만 언제까지고 애들처럼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이번 28권에서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10대 초반 애들처럼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심술궂게 구는 걸 그만두고 다정하게 다가가기 시작하죠. 히로인들은 진작부터 어서 오고~ 스탠드였으니까 주인공의 변화가 기쁘기만 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포르트제에서 느닷없이 일본에 사자를 보내 국교를 맺겠다고 선언해버립니다. 주인공이 자꾸만 도망가니까 잡으러 온 거죠. 주인공이 황제가 되겠다고 하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정도로 포르트제에선 주인공 앓이 중입니다. 2천 년이나 지나도 청기사의 인기를 식을 줄을 모릅니다. 각종 특례에 월급도 2천 년분이나 적립 해놨고, 땅도 있고, 주인공 명의 대기업도 있고, 황제도 시켜준다는데 뭐가 불만일까? 주인공이 청기사라고 밝혀졌을 때 그 열광은, 그 열기 속에서 반란을 제압해 주고 눌러 앉아 살줄 알았더니 소리 소문 없이 냅다 도망가 버리니 잡으러 갈 수밖에요.라고 하면 주인공은 더 도망가겠죠.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2천 년 전 악당 짓을 하다 주인공에 의해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후손이 지구에 살고 있었고, 후손은 죄가 없으니 대려 가기 위함이라고 이빨을 깝니다. 그 후손은 키리하가 속한 대지의 백성, 유리카가 속한 마법의 나라(& 마키가 속했던 어둠의 마법 소녀들)죠. 문제는 이들도 지구 문명을 뛰어넘는 기술을 갖고 있어서 대중에 소개되면 노려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법 소녀(유리카, 마키)가 실존한다고요?



자, 우주 저편에서 우주인이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고도로 발전한 과학 문명을 가진 나라(포르트제)에서요. 이들이 쓰는 숟가락도 지구의 물건과는 다르겠죠. 레이저 총이 실존한다고요? 이것만 있어도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겠죠. 우주선은 또 어떻고요. 당연히 난리가 납니다. 각국에서 스파이가 떼로 몰려오고, 기득권자가 되겠다고 이해 당사자들의 자중지란 등등. 뭐라도 얻어서 기술 발전을 이루겠다고 스파이들의 대활약..은 클란과 마키가 해치웠다구. cctv 해킹 등으로 스파이들 동선을 훤히 꿰고 있는 클란과 변장에 일가견인 마키의 활약으로 스파이 따위. 그렇다고 대충 할 수도 없습니다. 포르트제 기술이 들어간 숟가락마저도 유출되면 큰일 나거든요. 그러니 기술 유출을 막아야 하죠. 뭐 이건 제약을 걸면 막을 수는 있는데 문제는 대지의 백성과 마법의 나라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가진 기술도 만만찮아서리. 포르트제 사자만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대로 지구 문명에 녹아들어 언젠가 사그라들 운명이었건만. 주인공 일행에게 대중에게 들키지 않고 이들을 무사히 이주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됩니다. 근데 이미 동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맺으며: 아침에 파이트 해서 눈탱이 밤탱이 되는 일상을 보내다 점심때 포르트제 사자가 찾아오고, 저녁때 2년 전(작중 시간)에 뿌렸던 복선을 회수하네? 스핑크스냐? 2년 전(작중 시간)에 주인공이 유적(지구 역사 유적)에서 알바 하다가 어떤 유적(지구 외 문명)을 발견했었죠. 거기서 인지 꿈에서인지 어떤 목소리를 들었고요. 근데 문제는 이걸 이제야 회수하냐의 느낌 보다 아니 포르트제 사자가 찾아와 국교라는 대파란을 일으키고 있고, 각국에서 포르트제 기술을 노리고 스파이들이 개떼같이 몰려드는데, 갑자기 2년 전 복선 회수에 돌입한다고? 왜? 설마 주인공도 포르트제 출신이라고 밑밥 까는 건가? 그렇다면 포르트제에서 주인공을 대려 가는데 정당성을 띠게 되겠죠. 근데 이렇게 느닷없이? 그보다 티아가 국교 맺는 것에 솔선에서 나대던데, 예전에 분명 티아가 주인공을 포르트제에 데려와도 좋아하는 히로인들과 같이 있어도 마음은 지구에 가 있을 거고, 별을 보며 지구를 찾을 거라고, 그래서 도저히 대려 올 수 없다고 그래놓고 작가가 스스로 설정에 구멍을 내버리는군요(이제 티아의 최종 목적은 주인공을 포르트제에 데려가는 것). 그리고 느닷없이 2년 전 복선 회수에 돌입하고, 평온하게 직진하다가 왜 갑자기 중침을 하며 유턴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간드러지고 눈꼴시런 일상생활도 못 보겠지만요. 역시 본 작품은 14권까지인가에서 끝내야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이세계 묵시록 마이노그라 07 - ~ 파멸의 문명으로 시작하는 세계 정복 ~, S Novel+ 이세계 묵시록 마이노그라 7
카즈노 페후 지음, 준 그림, 손종근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병약하여 원래 세계에서 병원 신세를 지며 오늘내일하던 주인공이 이세계로 불려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세계 정복을 꿈꾼다. 세계 정복이라니 원래 세계에선 이루지 못할, 남자라면 한 번쯤 꿔볼 만한 꿈이잖아요? 그것도 병상에서 자주 하던 온라인 게임 구성을 이세계에서도 그대로 써먹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겠죠. 그래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세계에서 나만의 세계를. 비록 속성에서 비롯된 마을 형상이 지옥의 그것이라도 행복하면 그만이죠. 근데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속성이 마(魔)에 속하다 보니 빛(聖) 속성의 성광국과 성녀의 공격을 받는 건 어쩔 수가 없겠죠. 성녀와 작당한 마녀와의 더블 내습은 주인공과 그의 심복 아투(메인 히로인)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고, 마왕군의 침공 등 신생 국가를 건설한 주인공에게 시련은 끊임없이 찾아왔습니다. 그걸 모두 물리치고 비온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처럼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잃은 것만큼이나 물질적으로 얻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웃나라와 동맹을 맺고, 넓은 땅도 차지하는 등 주인공은 세력을 점점 불려 나가게 되었죠. 그리고 지금 새로운 사람이 찾아옵니다.



뜬금없지만 '보쿠라노(우리들의, 지어스)' 나루타루로 유명한 동명 작가의 꿈도 희망도 없는 막장 SF 애니메이션을 아시는지요. 에반게리온에 가려진 에스카플로네처럼 마마마에 가려져 널리 알려지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죠. 보쿠라노는 마마마 보다 더한 전개를 보여준 작품으로 자신들 지구의 운명을 걸고 평행 세계 지구와의 싸움에 동원되는 아이들의 운명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번 7권을 보면서 문득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보쿠라노가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왜 이세계에 소환되었는가. 병상에서만 지내는 주인공을 불쌍히 여긴 신(神)의 배려 덕분인가? 그렇지 않다고 작가는 서술하죠. 이세계에는 주인공만이 아니라 여러 현실 인간이 소환되었고, 그들을 플레이어라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소환한 목적은 무엇인가. 플레이어 하나당 그의 뒷배로 하나의 신(神)이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서로 공격할 수 있으며, 주인공 진영은 마녀와 성녀를 앞세운 다른 플레이어의 공격을 받아 큰 위기를 맞았던 것입니다. 여기서 유추 가능한 것으로 플레이어는 신(神)의 장기말이고, 이세계는 체스판이 아닐까. 싸움에서 진 플레이어는 소멸?



성녀와 마녀의 내습, GM 권한을 가진 플레이어, 마왕군의 침공을 간신히 물리치고 안정을 찾아가는 주인공에게 용사가 찾아옵니다. 아니 그전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서큐버스(마녀)를 앞세워 세계를 상대로 어떤 포고를 내립니다. 본격적으로 플레이어 간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죠. 찾아온 용사도 플레이어입니다. 이세계 판타지물 정석답게 노예 소녀를 대리고 있으며, 정의감이 투철하고 매사 낙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의 골치를 썩이게 되죠. 용사는 서큐버스에 대항하려 주인공 진영에 빌붙을 작정이고, 지금은 전력이 부족한 주인공에게 있어서 용사는 매우 든든한 전력이 되겠습니다만, 이미 플레이어 간 구도를 어느 정도 파악한데다 앞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격에 빈사 상태로 몰렸던 주인공에게 용사를 계륵 그 자체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용사와 힘을 합쳐 서큐버스 진영에 대항해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문제는 서큐버스 진영은 엘프 진영을 손에 넣으며 전에 없는 전력을 갖췄다는 것. 성녀가 셋, 플레이어 둘, 마녀가 둘, 엘프 군대를 손실 없이 접수, 용사가 쓰러트린 플레이어가 가졌던 게임 시스템도 접수. 이걸 어떻게 이겨?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맺으며: 이세계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도 주인공이 하던 게임 시스템을 이세계에서 쓸 수가 있죠. 이 말은 다른 플레이어도 그들이 하던 게임 시스템을 이세계에서 쓸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가령 유희왕에서 듀얼을 하다 상대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카드를 내밀었을 때 상대는 자기가 가진 게임 시스템에 상관없이 고대로 당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주인공은 아투(메인 히로인)를 손 한번 못 써보고 상대에게 빼앗기고, GM 능력을 가진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 진짜로 죽을뻔하기도 했죠. 차라리 병실에서 오늘내일하는 게 더 나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개고생을 하는 게 이 작품의 흥미 포인트이지만, 사실 복잡한 설정 때문에 독자들은 다소 머리가 아픈 전개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술 더 떠 이세계는 신(神)들의 유희의 장이고, 주인공 포함 플레이어들은 장기말로서 서로 죽이고 죽는 그런 이야기로 나아가고 있죠. 좀 더 뇌피셜로 분석해 보면 병실에서 오늘내일하는 주인공이 이세계로 소환된 것을 미루어 보아 플레이어들은 현실에서 필요하지 않는 인간 부류가 아닐까 하는 암울함이 느껴지기도 했군요. 그런 의미에서 리뷰 중간에 '보쿠라노'를 언급한 것은, 플레이어 뒤에 있는 신(神)은 코에무시에 해당하고, 플레이어는 파일럿(아이들)에 해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싸움에서 진 플레이어의 말로도 비슷하더군요. 마지막으로 본말전도이긴 한데 보쿠라노라는 작품을 기회가 된다는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마이노그라 본 작품도 썩 나쁘지 않으니 기회가 된다면 보시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마녀와 용병 02 - S Novel+ 마녀와 용병 2
초호키테키 카에루 지음, 카나세 벤치 그림, 정대식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오늘을 돌이켜 보고 웃을 수 있게" 세상 밖으로 나와 걸음마를 떼고 스스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녀 '시이셔'에게 용병 '지그'가 이렇게 조언해 주었습니다. 차별과 박해를 피해 신대륙으로 넘어온 마녀 시이셔는 평범한 모험가가 되어 세상에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다음 문(새로운 인생)을 여는 게 두려웠던 마녀는 지그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어 모험가의 문을 두드렸고, 원래 마녀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있긴 하였으나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마물을 조사하는 조사단에 합류하여 기습적으로 몰려오는 마물 군단을 막아내며 많은 모험가를 구하기도 했고요. 배우는 게 빨라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게 되었고, 낯을 엄청 가리면서도 사람들과 친해지길 마다하지 않아 지금은 임시지만 파티를 맺기도 하였습니다. 마녀는 신대륙으로 넘어와서 비로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죠. 이제 그녀가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지그는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마녀를 바라봅니다. 사실 그는 지금의 마녀가 양지로 나와 걸을 수 있게 된 공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신대륙으로 넘어가는 걸 조언했고, 200살이나 먹었지만 세상 물정 어두운 마녀에게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말들을 건넸고, 가본적 없는 길이 무섭지 않게 뒤에서 같이 걸어가 주었습니다.



아침이 힘겨운 마녀를 깨워주고, 못된 놈들이 들러붙지 않게 견제도 해줍니다. 마녀는 엄청 미인이거든요. 지그는 덩치가 엄청 커요. 그에 맞게 무기도 엄청나죠. 마음만 먹으면 나라도 멸망 시킨다는 마녀를 순식간에 제압할 정도니까요. 물론 지그도 어떤 치트를 가졌긴 하지만 완력이 천하장사고, 덩치에 맞지 않게 날렵하고, 싸움에 돌입하면 전술을 짜는 지혜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허를 찌르는 만행을 잘 하죠. 그의 정보를 얻기 위해 다가온 안대녀(엑스트라 이상, 히로인 미만)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 하자 설사약을 먹여 사면초가에 빠트린다든지, 지그가 뒷골목에서 약장사한다고 오해한 백발녀(히로인 이상, 메인 히로인 미만)와 진짜 치열하게 싸우다 그녀 얼굴을 부러진 칼 손잡이로 뭉개서 기절 시키는 에피소드는 매우 흥미롭죠. 얼굴에 퍼런 멍이 든 채 지그를 찾아와 오해를 푸는 장면도 백미고요. 이번 2권에서는 백발녀의 의뢰를 받아 어떤 사건도 해결하는 등 그녀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마녀가 메인 히로인일까 했습니다만, 2권에서 마녀는 다른 사람과 임시 파티를 맺고 마물 사냥을 떠나면서 메인 히로인 자리에서는 멀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지그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안대녀를 다시 만나 또다시 설사약을 먹일 기회가 찾아오고, 백발녀의 의뢰를 받아 어떤 사건을 해결하러 나섭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2권의 이야기. 마녀를 모험 보내고 도시를 돌아다니던 지그는 모험가들을 죽였다는 누명을 씁니다. 사실 지그는 악운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마녀 시이셔에게 들러붙어 먹는 기둥서방으로 오해한 모험가 길드 접수원에게 악의적인 말을 듣고, 백발녀에게 느닷없이 두들겨 맞고, 도시 마피아에게 찍히고, 이번엔 죽은 모험가의 동료들에게 다굴 당합니다. 복수랍시고 전혀 상관없는 지그를 둘러싸고 몰매를 놓죠. 그중에는 이번 2권 히로인들인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도 있습니다. 둘이 협공을 하며 지그를 몰아붙이는 솜씨가 남다릅니다. 하지만 용병으로 잔뼈가 굵은 지그에게 있어서 본 실력은 아직. 작가는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합니다. 사람 다리를 붙잡아 나무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지그가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자라고 봐주지 않습니다. 머리 쪼개지면 뒤는 없는 게 이 바닥이죠. 하지만 작가는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는 히로인 이상 메인 히로인 미만으로 결정 해둔 모양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는 싸움이 끝난 후입니다. 다름 아닌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의 "처우". 누명을 씌우고 죽이려 했으니 몸으로 갚아야죠. 지그는 악운이 따라다니지만 악운 뒤에는 항상 행운이 따라옵니다. 백발녀도 그렇고, 악운으로 맺어진 인연을 만들어가는 게 참으로 흥미롭죠.



맺으며: 마녀: 혼자 먹는 밥이 맛없게 느껴진 게 언제부터 더라? 지그: 언제부터 마녀가 있는 곳이 돌아갈 곳이 되었지? 이번 2권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당연함". 둘이 있는 게 당연하고, 같이 밥 먹는 게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쇼핑을 하고, 마물 사냥을 떠나고. 장비를 사러 돌아다니고. 외식을 하고. 둘이 같이 있는 게 당연한 세상. 언제부터? 지그는 마녀의 머리를 서툰 솜씨로 빗겨주고, 그 손길에 몸을 맡기고 꾸벅꾸벅 조는 마녀. 세상의 악으로부터 방파제가 되어주는 지그에게서 아빠의 그림자를 엿보고(필자 각색, 그런 느낌?), 가본 적 없는 길을 떠나는 자식이 무서워하지 않게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아빠 같은 지그? 둘의 사이를 표현 하라면 이런 느낌인데, 서로 의식하게 된 시점에서 부녀의 사이보단 연인 사이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부녀 사이로 언급한 건 둘의 성격이 그렇다는 뜻이고요. 마녀에게 있어서 지그는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자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지그는 마녀에게 해를 끼칠 거 같은 악의를 용서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그럴수록 마녀의 앞길에 발목을 잡는 게 아닐까 하는 고뇌를 하기 시작하죠. 아무튼 빨간 머리의 등장에 견제를 시작하는 마녀가 귀엽기도 합니다. 백발녀는 등장할 때마다 지그에게 악운을 던져주고, 안대녀는 또 설사약 먹을까 전전긍긍하는 게 조금은 웃겨 줍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개그를 적절히 배치하여 질리지 않게 해주고, 지그의 전투신을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해주었습니다. 1권 리뷰에서 마녀와 모험가라는 괴리감에 혹평을 했습니다만, 2권에서 마녀라는 키워드를 빼고 읽으니 읽을만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안정되면서 몰입이 쉬웠군요. 어쩌면 1권과 이야기 순서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랬다면 혹평까진 안 했을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마녀와 용병 01 - S Novel+ 마녀와 용병 1
초호키테키 카에루 지음, 카나세 벤치 그림, 정대식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리뷰는 필자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다른 분들과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작품은 내 집 근처에 사자나 호랑이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나 혼자라면 딴 데 이사 가거나 도망가면 되겠죠. 그러나 피치 못해 살아야 하고, 지켜야 될 가족이 있다면? 엽사를 부르거나 내가 직접 무기를 들고 처치하러 가야겠죠. 사자나 호랑이 입장은 생각도 안 하고요. 원래부터 살고 있었고, 사람을 해친 적도 없는데도요. 마녀 '시이셔'는 늘 인간들에게 쫓겨 다녔습니다. 그저 남들은 쓰지 못하는 마술을 쓸 수 있다는 이유로요. 시이셔가 있는 대륙에서는 마술을 쓰는 사람을 마녀로 몰아 죽이고 있습니다. 천재지변을 일으켜 사람을 해친다는 이유로요. 실제로 마녀가 그런 일을 해왔는지는 소문으로만 떠돌 뿐 확인된 건 없습니다. 나라의 위정자들은 정치적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도구로서 마녀사냥에 몰두하면서 마녀들은 더욱 궁지에 몰려가죠. '시이셔'는 어느 귀족가의 가문 계승 문제에 얽혀 실적에 눈이 먼 장남 패거리들의 공격을 받습니다. 거기서 '시이셔'는 용병 '지그'와 만나게 되죠. 지그는 용병으로 다져진 탁월한 실력으로 시이셔를 몰아붙입니다. 순식간에 결판이 나고 지그는 마녀를 제압하는데 성공하죠.



이 작품은 있을 곳이 없어진 마녀와 그녀에게서 호위 의뢰를 받은 용병의 이야기입니다. 시이셔가 귀족 장남을 요단강 건너로 보내면서 의뢰인이 없어진 지그는 마녀의 호위 의뢰를 수락하죠. 그녀의 의뢰는 단순합니다. 마녀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땅까지 인도하는 것. 하지만 이 대륙 어딜 가도 마녀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나라의 위정자들은 마치 여우 사냥하듯이 마녀를 사냥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몽둥이를 들고 때려잡으려 들죠. 마녀는 그저 살고 싶어서 공격해오는 사람들을 없앴을 뿐인데. 적어도 시이셔를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사는 곳을 옮겨도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사람들은 군대를 몰고 옵니다. 이번엔 용병까지 해서 수백 명(아니 수십 명인가)이 몰려왔죠. 그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지그와 몇몇뿐. 그만큼 시이셔의 실력도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녀가 이 대륙에서는 살 곳이 없으니 그렇다면 다른 대륙으로 넘어가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있을지도 모를 다른 대륙으로의 여행. 미지의 두려움과 설렘. 그곳으로 가도 정말로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 그래도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는 시이셔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은 없으니까요.



맺으며: 리뷰 쓰다가 갑자기 의욕이 없어져 버렸는데, 필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으로 흘러가서 필자 멋대로 실망한 작품입니다. 있을 곳이 없어진 마녀가 있을 곳을 찾기 위해 유일한 이해자인 용병과 함께 험난한 여행길을 떠나는 이야기인가 했었죠. 힘을 가진 자(마녀)를 두려워한 사람들이 마왕으로 몰아 줄기차게 토벌하려 들고 도망자 신세를 그리는가 했습니다. 그러다 사랑에도 눈 뜨고. 그러나 너무나 허무하게 신대륙으로 넘어가버렸고, 그곳엔 마녀라는 개념은 없다고 서술하죠. 이것만 놓고 보면 사실 시이셔에겐 가나안의 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여행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엔딩(안주할 땅에 도착)으로 넘어가버린 듯한 전개가 되었다는 것이고, 도착한 신대륙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세계풍 판타지 세계관이었던 것, 마술이 흔하게 쓰이고, 모험가와 길드가 있고, 마물이 있으며 모험가는 이를 토벌해서 빌어먹고 살고 있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쫓기는 마녀라는 신선한 소재를 이렇게 버려 버린다고? 시이셔는 모험가가 되어 마물을 토벌해서 살아가는 길을 택하죠. 몇 페이지 만에 여느 이세계물이랑 똑같은 흐름이 됩니다.



물론 작가 딴에는 핍박받던 세계에서 도망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마녀를 그리려 했나 봅니다만, 사실 그에 맞게 시이셔는 매일매일이 신선하고 무언갈 배우는데 즐거워하죠. 하지만 마녀로서 얼마만큼 고생을 했는지, 여행을 하며 얼마만큼의 고생을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생 고생해서 넘어와 비로소 행복을 손에 넣은 주연들에게서 얻는 성취감을 작가는 무시한 거죠. 마녀로서의 소재는 희석되어 버리고 어디 촌뜨기가 상경하여 모험가가 되어 마물을 퇴치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를 그려 갑니다. 물론 한 미모 하는 시이셔를 어떻게 해보려는 모험가들이라는 클리셰도 있고, 그에 따른 트러블이라는 클리셰도 있고, 남주에 해당하는 지그에게도 히로인들이 들러붙는다는 클리셰 등 1권 만에 여느 이세계 판타지 이야기랑 비슷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시이셔는 마녀라는 먼치킨이 되었고요. 뭐 그래도 안대녀와 백발녀 에피소드는 재미있었습니다. 스포일러이자 이번 1권에서 최대 백미인지라 언급은 못하지만 이들이 분위기를 살려 주었죠. 세상 물정 모르지만 배움이 빠른 시이셔의 사회생활도 흥미로웠지만 그냥 킬링 타임으로 좋은 작품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곰 곰 곰 베어 03 곰 곰 곰 베어 3
쿠마나노 지음, 029 그림, 김보라 옮김 / 엘노벨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왕의 생일에 맞춰 왕도에 선물 전해주러 갑니다. 알게 된 귀족 영애와 해체꾼 소녀 피나도요. 가던 길에 오크떼에게 공격받던 마차를 구해줍니다. 이런 작품에서 흔히 있는 왕도적인 에피소드죠. 여기서 또 10살 전후 귀족 영애도 알게 됩니다. 여주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죠.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가는 곳마다 아이들이 몰려듭니다. 아마 곰 옷을 입고 있어서 인기를 끄는지도 모르겠군요. 어른들은 신기해하면서 수군수군 거릴 뿐 다가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곰 옷을 입고 있어서인지 아님 떼가 많이 묻어서인지 여주를 얕보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주는 배빵을 안겨 주죠.배빵 맞은 어른들은 게거품을 물고 나자빠집니다. 본 작품은 그냥 개그물입니다. 일러스트는 매우 귀엽고, 여주는 먼치킨이죠. 아무튼 왕도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집터를 구해 곰 집을 짓고, 이세계에서는 인기가 없는 치즈를 왕창 구해서 피자도 만들죠. 얘들아, 이게 피자라는 거란다. 애들이고 어른이고 환장합니다. 이왕에 왕도에 왔으니 구경도 해야죠. 여동생 같은 피나에게 용돈도 쥐여주고, 기껏 귀족 영애들과 연줄 만들 기회가 되었으니 같이 나가 놀으라고 하지만 서민과 귀족 사이에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있기에 잘 놀지를 못합니다. 말 놓으라고 했다고 진짜 말 놨다가 목이 댕강? 할 수도?



맺으며: 이렇게 초단문 리뷰는 처음이지 싶군요. 그냥 원패턴 먼치킨 왕도물이고 일상생활이 주가 되다 보니 딱히 건질만한 이야기도, 복선이 될만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여주는 질서에 순응은 하지만 자길 컨트롤하려고 하거나 이익에 침해를 가하는 어른들을 용납 못 하는 성격이다 보니 배빵씬이 자주 나오는 거 하나만은 흥미롭긴 합니다. 먼치킨이면서 유명해지길 싫어하고, 그러면서 곰 옷으로 인해 시선을 끌게 되고,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수군수군. 얕보이고. 배빵 갈기고, 당한 사람은 거리를 두지만 언제나 처음인 사람이 등장하고 비슷한 패턴이 나오죠. 아무튼 이번 3권에서는 오크떼에게 유린 당하는 여기사(어둠의 동인지에서 단골 소재)라든지(진짜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님), 싹 난 감자 먹고 배탈 나는 이세계인들이라든지, 이거저거 소재가 될만한 건 다 써먹어 보는 이야기들이 약간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식상할만하지만 머리 아픈 복선이 없어 좋고, 미끄러져서 슴가 쪼물딱 거리는 볼썽 사나운 이야기도 없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붙잡은 도적들에게 며칠 동안 먹을 거 안 줘서 피접이 상골이 되게 하는 약간은 무시무시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뭐 고아원 아이들이 굶지 않게 도와주고, 아빠를 걱정하는 귀족 영애의 눈물도 닦아주는 등 인간애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속 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