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을 토하는 소녀 1 - S Novel
나미아토 지음, 케이 그림,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90년대를 풍미한 만화(코믹) 유유백서(1)에 보면 '유키나(국내명 설라)'라는 요괴 설녀가 나옵니다. 그녀는 눈물이 보석으로 변하는 특이 체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특이 체질 때문에 범죄단체에 붙잡혀 강제적으로 눈물을 생성하게하는등 모진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비단 이런 체질만이 아니라 유사한 체질을 가진 히로인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헤비 오브젝트라는 작품에서는 반드시 아들만 낳는 체질을 가진 작품의 히로인인 '플로레이티아'는 그녀의 자궁을 노리는 귀족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보석을 토하는 소녀'에서 자칭 히로인으로 나오는 '클루'는 보석을 토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륙 동쪽 '리아피아트 시(市)'에서 작은 보석점을 경영하는 '스푸트니크'에게 고용되어 지금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평화로운 나날을 얻기까지 처절하기까지한 고생을 하여야만 하였습니다. 어릴적 철이들기전부터 까마득한 세월동안 그녀는 도둑들에게 감금되어 매일 보석을 강제적으로 토해내야되는 나날을 지속하였고 도둑들은 매일 보석을 얻기 위해 그녀의 배를 발로 차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스푸트니크'가 도둑들 소굴에서 빈사상태인 그녀를 구해낼때까지...

 

이 작품은 비일상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이 평화로운 나날을 영위할 수 있을리 없다는식으로 그녀, 클루에게 가혹한 시련을 내리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장을 봐오고 돌아오던 길에서 보석이 목으로 넘어오는걸 느껴 뒷골목에서 몸을 움추린 채 보석을 토하는걸 지나가던 어떤 남자에게 발각 되어버리면서 또다시 가혹한 운명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츤데레 같은 남자와 풋사과 같은 여자 아이'

 

스푸트니크가 직업상이라고는 하나 접대를 위해 여러 여자들과 엮이는걸 탐탁치 않는 클루, 그런 그녀를 꼬꼬마 취급하는 스푸트니크가 펼치는 아웅다웅한 이야기가 소소한 재미를 불러 오는데요. 스푸트니크는 짓꿏은 말과 보란듯이 바람피워대서 클루를 애간장 태우고, 클루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씩씩 거리지만 스푸트니크가 내민 자그마한 선물이나 말에 언제그랬냐는 듯 히히히 하며 웃기도 하고 그가 해준 반지를 보며 넉을 놓는등 전형적인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스푸트니크는 애써 그녀를 꼬꼬마 취급하지만 그녀의 이런 체질을 고치기 위해, 위기때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되어 갑니다.

 

클루는 그렇게 스푸트니크와 생활하며 원래 '활발한 성격이라서 다행이군요.'라는 듯, 그녀는 과거 도둑들에게서 스푸트니크에게 구해진 이후 그와 떠돌이 행상을 하며 여행을 하고 가게를 차려 정착 하면서 과거의 아픈 기억을 조금식 치유해 갑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체질이라고 감춰도 소문은 퍼질 수 밖에 없었고 또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필력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작가'

 

그녀, 클루가 과거를 회상하거나 또다시 납치되어 과거로 회귀될뻔 하였을때를 표현한 장면의 필력은 대단 했습니다. 그녀가 격는 현 상황과 아픔과 슬픈 기억을 떠 올리고 그에 따른 두려움을 느끼고, 지금까지의 스푸트니크와 보낸 일상이 거짓이 아니었을까하는 장면은 그녀와 같은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처한 시리어스한 현실과 세상을 그대로 표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때는 솔직히 좀 많이 무미건조 했습니다. 필자는 이때 감성이 매말라서 그렇지 않나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어떤 사건이 있은 후 둘만의 에피소드가 일어 났을때는 몇페이지나 소비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언동으로 보면 12세 전후의 여자 애에게 필요 없는 이야기가 다수 나오기도 하고, '마법소녀 나기땅' 에피소드를 전체 380페이지중 2/3나 잡아 먹고나서 '클루같은 특이체질은 여러사람에게 노려지니 간수 잘 해!'로 귀착되는 어이없는 전개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물론 둘에게 있어서, 아니 적어도 클루에게 있어서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고, 겉으로는 투닥거려도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주는 스푸트니크가 미처버릴 만큼 좋아하는걸 표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긴 합니다. 사실 읽고 있다보면 서로 마음은 통하지만 애써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려는 모습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도 합니다.

 

'그래도 좋았던건 등장인물이 적었다는 것'

 

필자는 사물(주로 건물)과 사람 이름 외우는 것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사실 리뷰나 감상을 쓰면서 상당한 애로를 느끼는게 이 부분인데요. 이 작품은 몇명 밖에 나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그런데도 필자는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한) 여튼 그래서 대결 구도를 쉽게 알 수 있었고 주인공과 히로인 이외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지 않아도 되어서 읽기가 편했습니다. 사실 이렇지 않았다면 필자는 중간에서 책을 덮었을 것입니다. 배경도 리아피아트 시(市)에 국환 되다보니 넓은 세계관을 알 필요도 없었구요.(2권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맺으며...'

 

웹 연재를 서적으로 발매하면서 많이 다듬은 듯하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보입니다. '마법 소녀 나기땅'이 보낸 범행 예고장을 보고서 처음엔 모르는 듯 행동하던 클루가 스푸트니크와 언쟁을 벌이면서 그녀는 유명한 도둑이라고 하며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을 한다던가(2), 스푸트니크는 그녀의 체질을 알면서도 장보러 혼자 보내서 또다시 트라우마를 격게 만들고, 사실 이부분은 좀 조마조마 합니다. 클루가 언제 보석을 토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장면은 읽다가도 문득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거기다 중간중간 대사를 나눠두지 않아 누가 말하는지 분간이 힘들었습니다.  

 

 

 

  1. 1, 국내명: 떠돌이 유령 진진, 이후 원제인 유유백서로 발매됨
  2. 2, 작품에서 스푸트니크는 마법에 대해 잘 모른다고 누차 언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법소녀 나기땅은 글자 그대로 마법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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