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암살부 2 - 아마도 개인적인 사정, NT Novel
후카미 마코토 지음, 김빈정 옮김, 후유노 하루아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돌고래 아기'라는 기생체를 뇌에 얹고 사는 사람을 '돌고래 인간'이라고 합니다. 돌고래 아기는 어디서 왔는지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권에서 약간 밝혀진 바로는 모체로 보이는 생명체가 바다에 살고 있다고만 서술되어 있을 뿐 입니다. 돌고래 아기는 어른 주먹만한 하얀 젤리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모체가 인간계에 끊임없이 전파를 보내 세뇌에 적합한 인간을 찾아내면 기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돌고래 인간이 되면 절제력 상실, 본능에 충실(주로 성욕?), 비약적인 신체능력 향상을 이용해 사람을 잡아 먹으며 잔혹하게 고문하여 죽이기를 반복 하지만 일반인과 특별히 구분되는 특징도 없어 사회 전반에 숨어 들어 있으며, 도쿄 구울을 보신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암살부'​는 그런 돌고래 인간을 찾아내 사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입니다. 도쿄구울에서 구울을 처치하기 위해 전담반이 있듯이 이 작품 또한 사회적인 문제를 인식한 사람들은 전담반을 구성하여 돌고래 인간에 대항하고 있는데요. 전세계적으로 만연한 돌고래 인간들을 처치하기 위해 어른들의 지원을 받아 몇몇 고등학교에서 비밀리에 운영중인 '암살부'는 도쿄에서 3곳,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도 그중 하나 입니다.(1)

 

주인공 '후카사쿠 레이지'는 하교길에서 돌고래 인간을 죽이는 '미타지마 유카리'를 보게 되면서 암살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키 콤플렉스를 안고 살던 그에게 세간과는 다른 시선으로 대해주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연인 직전까지 발전 할려던 어느날 작전중에 유카리는 허무하게 사망하고 맙니다. 그녀가 사망한 이후 레이지는 방황의 연속을 이어갔고, 2권에서도 그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번 2권 히로인으로 나오는 '치바 시이마'​는 '칸바하라 고등학교 암살부' 소속으로, '칸바하라 암살부' 개개인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였으나 어느날 작전중에 조우한 '카게모즈'라는 이형 돌고래 인간(2)에 부원들은 괴멸을 당해 버리고 시이마 혼자 살아 남아 '세이게사 고등학교 암살부'로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트라우마란 쉽게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암살부는 힘든 일이었지만 칸바하라부원들과 화기애애한 사이를 유지해온 시이마에게 눈 앞에서 잔인하게 죽어간 부원들의 충격에 기억 상실을 안게되었고, 기억은 잃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어서 세이게사로 편입후 처음 나간 실전에서 그만 몸이 얼어 붙어버리고 맙니다. 이에 같은 조였던 레이지에게 걷어차이는 수모를 격기도 하는등 험난한 일상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2권에서 히로인으로는 애매한 '소야 메미미'는 후카사쿠 레이지와 동급생 입니다. 어느날 죽은 유카리의 환영을 쫓아 들어간 곳에서 죽은 고양이를 치우는 메미미를 만나게 되고 이후 그녀가 유카리의 친구였다는걸 알게 됩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다시 만난 그녀는 이지메를 당하고 있었고, 그런 사실을 자각 시켜 줄려는 레이지, 그렇게 인연을 쌓아가며 조금식 그녀를 알아가던 일상 속에서 돌고래 인간과의 전투는 날로 격화되어만 갑니다.

 

이 작품은 '내가 사는 의미'와 '도쿄 구울'를 가미한 듯한 모습을 간간히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희망따윈 없다고 느껴 지다가도 아주 조그마한 씨앗이 발아하여 거기서 시작되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유카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레이지는 끊임없이 마음은 방황중이었고 그러다 메미미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식 안정이라는 희망을 찾아 가지만 계속해서 암살부를 괴멸 시키고 있는(이후 대학생이 주축이된 암살부도 괴멸 시켜버림) '카게모즈'의 실마리를 찾아가던중 다다른 결말에서 또다시 컬쳐쇼크를 맛봐야만하는 엔터테이먼트 남자 주인공 역사상 가장 운이 없는 인물로 등극 해버리고 맙니다.

 

'치바 시이마'는 공포와 죄책감에서 도망치기보다 치료를 택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죄책감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면서 결실을 맺어가는 시이마,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이겨내기 위해 창피스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카게모즈'와 결판에서 핀치에 놓인 세이게사 암살부의 활로를 개척하면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기 시작 합니다.

 

위에서 '내가 사는 의미'와 '도쿄구울'을 언급한건 이 작품의 내용은 상당히 그로테스크하기 때문 입니다. 사람을 예사로 죽이고 잡아먹고 고문하고, 때때로 강x하는 장면(2권에서는 안나옴)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번 2권에서는 어떻게 19세용 딱지가 붙지 않았을까 할정도로 적나라한 장면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레이지의 마음이 붕괴되지 않은게 정말로 용하다 싶을 정도로 그가 만나는 여자는 제대로된 인생을 즐길 여유따윈 없는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에게 히로인 브레이커 타이틀을 줘도 무방할 정도로..

 

하지만 내용이 다소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2권에서는 2/3가 평범한 일상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굳이 아이스크림을 샀다. 먹었다. 같은 특별히 필요도 없는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언제 정신이 붕괴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정신케어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그게 딱히 의미있는 행동에서 오는 장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 입니다.

 

그래도 속된말로 암걸리게하는 인물은 없다는 것 입니다. 유카리를 아직도 잊지못해 방황중인 레이지는 그건 그거 이건 이거라듯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는 제대로 수행하고, 시이마도 트라우마를 격으면서 한때 레이지에게 걷어차이는 수모를 당했지만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하여 뛰어 넘어 섭니다.(근데 이걸 극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작가) 나머지 부원들도 이렇다할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행실이 바르고 전투에 들어가도 자기 할 일은 제대로 하여 일을 그르친다거나(그 즉시 팀원은 죽는 것도 있지만) 하는 짜증스러운 장면 없이 깔끔한 진행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래서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장면이 작품의 발을 잡고 있어서 큰 흥미를 끌지 못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특이점은 남녀가 걷어차이고 싸우고 그렇게 연인으로 발전하는 클리셰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황이 없겠죠.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레이지는 주인공 보정 받아서 좀 다르지만요.

 

 

  1. 1, 고등학생이 이런 위험한 일에 주축이된 이유는 돌고래 인간을 찾아낼때 필요한 정신감응은 나이가 들수록 약화되기 때문 입니다.
  2. 2, 엄밀히 따지면 돌고래 인간이 아닌...
    자세히는 스포일러라 쓰지 못하지만 돌고래 인간이 만들어낸 것은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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