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04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4
나카무라 사츠키 지음, 유키무라 카나 그림, 김예진 옮김 / 윙크노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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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영림은 1~2권에서 혜월이 일으킨 사건(영림과 몸 바꿔치기)을 해결하고 황태자와 어떤 약속을 하였죠. 영림과 혜월이 서로 몸이 바뀌었을 때 알아맞히면 영림은 정식으로 황후가 되고 혜월은 벌을 받겠다고. 1권에서 혜월은 영림과 몸을 바꾸고 황태자를 농락하며 이레(7일) 동안 패악질을 저질렀었죠. 근데 사건(몸 바꾸기)의 진상을 파악해 보니 얘(혜월)도 이용당한 거에 불과하고 패악 질도 유도된 결과라는 게 밝혀졌었습니다. 그렇게 유도한 진범은 원래는 거열형에 처해져도 이상하지 않을 중죄를 저질렀지만 성녀 기질이 도진 영림의 변호로 추방으로 끝이 났었습니다. 근데 이게 또 혜월에게 좋지 않게 작용합니다. 대외적으로 죄목을 밝히지 않고(몸 바꾸기 마법을 어떻게 설명함?) 진범을 추방했더니 악녀 혜월 탓이라며 매도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변호해 주고 보호해 주어야 할 주 씨 가문(혜월이 소속된)은 악녀 혜월을 실각 시키고 멀쩡한 추녀(雛女)를 새로 세울 각 보고 있는 중이라서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3~4권 진범인가 했습니다만. 하나의 장치에 불과했습니다. 아무튼 3권에서 풍년제를 지내기 위해 주 씨 가문 소속 농촌에 갔다가 감정이 격해진 혜월의 폭주로 영림과 또 몸이 바뀌고 말았죠. 황태자에게 들키면 영림은 약속을 지켜야만 합니다. 이에 영림(혜월의 모습이 된)은 한 가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죠. 일부로 혜월을 노리는 자객에게 납치되어 도망가기로(들키면 혜월은 벌을 받아야 하기에). 이 농촌은 냉해로 인해 농사가 부진한 탓을 혜월에게 돌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유도된 것이죠. 혜월이 모든 재앙(냉해 등)의 근원이고 중앙 정부에서 지원이 적은 것도 혜월 탓이라고 누군가가 주작질을 해댄 것을 마을 사람들은 곧이곧대로 믿어 버리는 순수함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풍년제를 지내러 온 혜월(영림)을 납치해 겁탈하고 오체분시 해버리겠다는 흉악한 계획을 짰었죠. 하지만 겉모습은 혜월이라도 속은 영림이고, 같이 딸려온 오라버니는 전쟁터에서 이골이 난 백전 노장. 거기에 영림은 오라버니의 전투술(?)을 물려받아 한가락 하는지라 쉽게 당해 주진 않습니다. 그렇게 거리를 두고 마을에서 지내보니 사람들은 화가 많지만 순수하다는 걸 알아갑니다. 두령(촌장 비스무리) 대리인 운람(3~4권 남자 주인공)도 입은 험해도 사람 말을 쉽게 믿는 순수함을 보여주죠. 그의 순수함과 마을을 생각하는 마음을 엿본 영림은 마을을 지키기로 마음먹습니다. 범죄자들이 흘러 들어와 형성된 이력을 가진 천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그들을 멸시와 차별을 보내는 평민 마을. 영림이 있는 곳은 천민의 마을입니다. 평민 마을에 이용만 당하는 굉장히 좀 안타까운 마을이죠. 여기에 이번 사건의 범인 중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범인은 마을의 이목을 혜월에게 돌리게 하고 뭔가를 저지르려 하죠. 그리고 거기에 편승하는 진범 추녀가 있습니다. 범인과 진범은 왜 혜월을 괴롭히는 걸까. 그것은 혜월이 없어져도 아무도 찾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구가 된 영림이 있다는 걸 간과한 게 그들의 실수입니다.



한마디로 희생양이죠. 내가 잘 살기 위해, 위로 올라가기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고 마침 다들 싫어하는 악녀 혜월이 있으니 이용하자는, 혜월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조리하고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영림과 혜월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가 이번 4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영림의 마음에 들어온 운람은 범인을 철석같이 믿었다가 뒷통수 까이고 오늘내일하는 지경에 빠지죠. 3~4권 남자 주인공인데 좀 모양이 안 좋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요. 영림의 활약으로 천민 마을 사람들은 혜월이 재앙의 근원이 아니라는 걸 알아가지만 그렇다고 사건을 해결할 힘은 없습니다. 누군가가 혜월을 모함하고 마을을 엮어 없애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영림과 혜월의 반격이 시작되죠. 운람 덕분에 범인들이 누구인지 명확해지고, 혜월은 영림과 천민 마을을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진범을 멋지게 몰아붙입니다. 혜월은 도망가고 싶고, 말발도 딸려서 짜증만 부리지만 영림이 고생하고 있는데 자기만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어서 힘을 내봅니다.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처음으로 황태자에게서 잘 해주었다는 칭찬을 듣습니다. 영림은 영림대로 활약이 참 흥미진진하죠. 혜월인 척 온 동네를 쏘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돕고, 풍년제도 멋지게 해내거든요. 악녀라는 평판이 무색할 정도로 성녀 기질을 보여주니 화는 많지만 순수한 마을 사람들도 감화될 수밖에요. 겉모습은 혜월이지만 속은 성녀 기질의 영림이었던 게 신의 한 수가 됩니다.



맺으며: 3권부터 운람에게 너무 감정이입하는 영림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3권 리뷰가 처참한 이유 중 하나). 그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해서 내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이번 4권에서 크게 다치자 모든 걸 내팽개치듯 그에 매달려 치료하는 모습은 성녀로 보일 수 있으나 만난 지 며칠 밖에 안 된 사람에게 이렇게 감정 이입한다고? 납치 장본인인데?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군요. 반려나 다름없는 황태자가 보고 있는데도, 황태자가 질투라도 보였으면 수라장이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죠. 사실 황태자는 1~2권을 거치며 심적으로 성장해서 관대해져 이런 거에까지 화내지 않게는 되었습니다만. 정작 독자(적어도 필자)에겐 반감이 되지 않을까 싶었군요. 혜월은 할 땐 한다는 모습을 보여 이번 4권에서 장족의 발전을 보인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진범을 마주하고도 도망치지 않고, 째진 목소리로 되지도 않는 논리로 우왕좌왕하지 않고, 담담히 카리스마 있게 몰아붙이는 장면이 일품이었습니다. 사실 그녀는 3~4권에서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하죠. 3권에서 재앙의 근원이라는 되지도 않는 입발림에 속은 마을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으니까요. 영림이 아니었으면 실각하거나 맞아 죽거나 했을 듯. 영림은 타인의 장점을 끌어내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회개 시키는 실력을 가진 성녀의 따뜻함을 보여주지만 되려 이게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당하면 똑같이 갚아줘야 하는 게 라노벨의 특성임에도 웬만해서는 용서와 포용을 택하니까 카타르시스가 약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을 해치는 악인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클리셰도 있어서 성격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무나 병약한 체질로 인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복선을 자꾸 깔고 있던데, 회수를 하던지 병명을 명확히 해서 고치든지 하지 분위기만 처지게 만들어서 좀 불편했군요. 황태자는 권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활약을 안 해서 마이너스입니다. 내 사랑(영림) 찾아 강 건너 물 건너 품위도 잊은 채 헤엄쳐 가는 건 흥미로웠지만 이후는, 질투라도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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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03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3
나카무라 사츠키 지음, 유키무라 카나 그림, 김예진 옮김 / 윙크노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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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2권에서 주혜월이 궁으로 불려 들어온 이유가 충격적이었죠. 메인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듭니다만. 그녀는 쓰고 버려질 말(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주혜월을 궁지로 몰아넣어 악녀로 만들고 미움받게 하여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만든 범인은 그녀(주혜월)를 이용해 누군가를 해치려 하였었죠(영림 말고 다른 사람). 하지만 영림의 활약으로 미수에 그치게 되었고 선처로 범인은 목이 달아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한 개의 가문이 멸족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큰 사건이었죠. 이후 영림은 원래의 자기 몸으로 돌아갔고, 주혜월이라는 친구도 얻게 되었습니다만, 문제는 주혜월의 악녀 이미지는 벗겨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3권. 그 악녀 기운 때문에 재앙이 도래하여 농사가 안 되니 어떻게 책임질래?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천민들이 모여사는 어느 시골 마을이 있습니다. 논에 벼를 심었지만 장마가 오래 지속되고 냉해가 덮쳐 벼가 안 자라니 이 일을 어찌할꼬 하며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한탄을 하는데 글쎄 주혜월이 악녀 짓을 해서 하늘이 노하였고 재앙을 불러와서 이렇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죠. 네, 뭐 상식이 좀 결여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 내려오는 식량이 줄은 것도 니 탓이고, 세금이 3배가 된 것도 니 탓이고, 그동안 안 좋은 일 생긴 것도 죄다 니 탓이라며 주혜월을 괴롭혀 이 사태를 해결하자며 분기탱천하는데 얼탱이가 없습니다. 근데 주혜월은 궁에 있는데 어떻게 괴롭히지?



타이밍 좋게 궁에서 풍년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5대 가문에 속한 농촌 마을 하나를 골라서 열겠다고 합니다. 네, 뭐 당연히 주혜월이 당첨입니다. 사실 주혜월은 주 씨 가문에서 방계에 속하고 가문을 이끌만한 성품도 실력도 안 되죠. 주 씨 가문에 교사 좀 보내 달라고 해도 들은 채 만 채입니다. 어쩔 수 없죠. 주혜월이 그동안 해온 일들이 있으니까요. 당연히 풍년제 치르면서 가문의 도움은 일절 없습니다. 궁 밖으로 나갈 때 필요한 호위 기사도 가문에서 파견 받지 못해 영림 오라버니가 대신 맡는 등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영림에게는 두 명의 오라버니가 있습니다. 정도를 넘어선 시스콤이죠. 이번 3권에서 둘째 오라비 덕 좀 많이 봅니다. 아무튼 풍년제 치를 농촌에 도착해 보니 주혜월을 괴롭히자고 모의 작당했던 그 마을이네요. 어쩜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는지. 주혜월은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을 견딜 수 있을까. 도착 때부터 괴롭힘은 시작됩니다. 매우 매우 음습하고, 무례하고, 가차 없이 진행됩니다. 문제는 곧바로 영림과 주혜월은 몸이 바뀌어 버린다는 것이고, 마을 사람들의 악의를 고스란히 영림이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마이웨이에 노긍정(무한도전 참조) 상태인 영림은 괴롭힘을 신선한 자극으로 승화 시켜 매우 즐기는 변태로 진화하죠. 괴롭히려고 던져진 벌레를 손에 들고 마을 사람들 맞이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오라버니와 같이 논에 들어가 농사를 짓고 풀을 뽑는 기행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실 주혜월을 괴롭힌다고 기상이 맑아지나? 같은 물음을 던지고, 그걸 믿을 만큼 마을 사람들은 순진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뒷일도 생각 못 할 정도로 단순한 이들이 어째서 괴롭힌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던집니다. 예비 비(妃)로서 길러지고 있는 추녀(雛女)를 괴롭히다가 들키면 3대가 멸족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죠. 비록 그 대상자가 주혜월이라 해도 황태자는 두 번 다시 같은 일(1~2권 참조)을 반복하지 않겠다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누군가가 사주한 거 아닐까. 왜? 만인에게 미움받고 있는 주혜월을 괴롭힌다고 이득이 있나? 주 씨 가문에서 혜월이 실각되면 새로운 추녀를 추대할 수 있으니 이득인가? 제일 먼저 의심을 받을 텐데. 사실 3권 초반에 수괴로 보이는 인물이 언급되긴 합니다. 하지만 왜?의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 4권에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자세한 건 4권 리뷰에서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이번 3권에서도 영림(혜월의 모습이 된)의 활약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나옵니다. 온 들판을 쏘다니고 마을 사람들을 돌보며 성녀의 기운을 마구 뿜어 대죠. 특히 마을 대표로 괴롭힘에 앞장서고 있는 운람(3권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가 흥미 포인트입니다. 마을을 위해 나쁜 짓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지만 본심은 매우 순수한 소년 같은. 영림은 그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죠. 마치 길들어지지 않은 늑대를 길들여 가는 듯한 야성미와 포근함을 보여줍니다. 



맺으며: 더위 먹었는지 힘이 없어 리뷰가 두루뭉술해졌군요. 할 이야기는 잔뜩 있지만 뭐부터 써야 될지 고민하다 시간 다 가고, 정작 중요한 건 쓰지도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닌 리뷰가 되어 버렸군요. 이번 3권도 작품성은 괜찮았는데, 작위적인 부분이 많아서 역시 라노벨이구나 하는 느낌도 들게 하였습니다. 이번 3권 남자 주인공인 운람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하는데 못하게 되었군요. 4권에서 이어지니까 그때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림이 매우 마음에 들어 하는 캐릭터죠. 아무튼 한번 미움받으면 회복하기 정말 힘들다는 메시지 하나는 좋았습니다. 주혜월의 평소 행실 때문에 많은 적을 양산했고, 지금은 접점이 없는 농촌에서조차 미워하니, 사람이 얼마나 악녀짓을 해야 이럴까 싶었군요. 이번 3권은 그 정점이 아닐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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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9 - S Novel+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9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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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감히 날 노예로 팔다니 걸리면 다 죽었어를 외치며 바다를 건너 불법 도시를 찾아왔지만 암노예상들이 안 보입니다. 이것들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야 하는데, 그래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여주 프란의 겉모습은 10대 초반의 앳된 여자애거든요. 불법 도시는 다른 대륙에서 범죄 저지르고 도망쳐 들어온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도시고, 지금도 진행형이죠. 그런 도시에서 프란은 아주 좋은 먹잇감입니다. 일부로 어두운 골목 입구에서 알짱 거리며 낚시를 하는데, 문제는 프란의 명성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물리력 대마왕이고, 그에 못지지 않는 실력을 가진 데다 수인들이라면 경외의 대상인 진화까지 했으니 개념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망갔으면 갔지 시비를 걸지 않게 되었죠. 그러나 어디에나 정보에 둔한 사람은 있는 법. 청묘족에 의한 흑묘족(프란 종족) 노예화는 수인왕의 명령으로 끝난 줄 알았더니 그건 다른 대륙(수인왕이 있는 대륙)에서나 그렇고, 여전히 흑묘족은 노예로 잡혀 팔리는 실정이었습니다. 이에 정보를 듣고 노예들을 구하기 위해 불법 도시로 온 것인데, 낚시해서 잡은 양아치들을 구타해서 입을 털게 해도 암노예상은 좀처럼 꼬리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19권은 암노예상 찾기인데 당연히 쉽게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항쟁에 휘말리거든요.



이 도시에는 용왕희, 수인회, 치료원(원래는 모험 길드지만 크게 활약 안 해서 뺌)이라는 3대 조직이 마피아처럼 도시 이권인지 뭔지 이런 건 거의 안 나오지만, 싸워대고 있었습니다. 이쪽 대륙은 프란도 버거워 하는 항마라는 마물이 수시로 쳐들어 오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짓?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죠. 실제로 항마들이 쳐들어 와도 상대 진영이 내 나와바리 접수할까 봐 전투원을 내보내지 않는 발암짓을 해댑니다. 프란은 프란대로 이것들 뒤가 구려서 어쩌면 암노예상하고 연결된 거 아닐까 싶어 쑤셔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모험가 길드는 저들도 항마에 대항하는 전력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 말이야 방구야. 암노예상을 단속해야 될 길드가 저들의 뒤를 봐주고 있네. 수상해. 아무튼 프란과 스승만 개고생하게 되죠. 암노예상 까부수러 왔다가 왜 도시 방어전에 투입되어야 하냐고. 그런데 용왕희(용인족)와 수인회(수인족)는 딱 이미지가 무뢰배 느낌인데, 치료원은 왜 껴있을까. 치료원은 글자 그대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곳입니다. 좋은 일 하네. 하지만 제일 구려. 18권에서 만났던 성녀가 거기서 일하고 있습니다. 프란과 동년배라서 친구 먹었죠. 악기로 힐하는 좀 독특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용왕희와 수인회는 프란이 접수했고, 뜬금없이 수상쩍은 치료원을 뒤져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방해가 들어옵니다. 당연하겠죠. 접수했다고 생각했던 용왕희와 수인회는 프란의 통제를 벗어나 자꾸만 항쟁을 해댑니다. 



암노예상 찾기에서 어째 항쟁 이야기가 더 거론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싸우라고 불을 지피는 느낌입니다. 암노예상을 못 찾게 하기 위함일까? 거짓말 판별기인 스승의 활약으로 불 지피는 게 누구인지 알아가죠. 그넘이 범인(암노예상)인 겁니다. 하지만 도시 균형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를 못합니다. 이 도시에는 무뢰배들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거주하는 주민만 최소 수천 명이고, 다른 대륙에서 차별과 박해를 피해 온 무해한 사람들도 있는지라. 항마에 점령당하면 목숨은 없는 겁니다. 이들을 지켜야 될 조직은 서로 싸워대고, 프란이 보다 못해 뭉개버릴려 했지만 어느 조직 하나라도 붕괴된다는 건 방위 전력도 줄어든다는 이야기라서 이번에는 물리력 사용에 조금은 제약이 붙습니다. 좀 사이좋게 지내면 안 되나? 항마라는 공통의 적이 있잖아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만드는, 조금은 발암적인 전개를 보여주죠. 아무튼 계속해서 조사하니까 결국 제일 구린 느낌이었던 치료원이 당첨에 가까워집니다. 여기에는 프란의 친구 성녀가 있죠. 성녀의 과거가 좀 스펙터클 합니다. 안 좋은 쪽으로요. 그럼에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는 중인데 설마 얘가 범인인가? 그렇진 않고요. 무전 취식할 정도로 배짱은 있으면서 소심한 성격이라 범죄를 저지를 성격이 아닙니다(아마도). 범인은 생각 외로 쉽게 들통납니다. 누구인지는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들고, 자백을 안 하길래 프란의 전매특허 물리 고문이 시작됩니다.



맺으며: 범인(암노예상) 찾다가 항쟁에 휘말리고, 말빨 쎈 여자 만나 고생하고, 쳐들어오는 항마를 맞아 고군분투하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항쟁에만 몰두하고 도시 방어는 나 몰라라 하는 조직들을 고기 방패로 좀 내세웠다면 카타르시스가 있었을 텐데, 프란과 스승은 이런 곳에서 좀 고지식한 면이 있죠. 저들을 내보낼 바에 내가 싸운다 같은(박애 정신 비슷함). 아무튼 범인(암노예상)은 쉽게 유추가 되고 그렇게 흘러가서 머리 아프게 추리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악당들이라면 이런 말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클리셰도 있고요. 프란은 말싸움 보다 물리로 성격 개조해 주려는 재미를 보여주죠. 이번 19권은 여느 라노벨 두 권 분량을 가졌습니다. 이야기를 질질 끌지나 않을지 걱정이 들었습니다만, 그런 느낌은 딱히 들지 않았습니다. 악당들 레퍼토리가 비슷해서 좀 식상한 면은 있지만 무난했고요. 다만 극적인 장면에서 방해가 들어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게 해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여행하며 만났던 등장인물들을 잊지 않고 이번 19권에서도 잘 써먹고 있다는 점입니다. 궁지에 몰렸을 때 이들의 도움을 받고, 문제는 필자같이 기억력이 나쁘면 얘가 누구더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튼 암노예상 찾으러 왔다가 도시 방어전에 투입되어 개고생을 억수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괜히 무뢰배가 아니라는 듯 자기들 보신만 챙기고 도시가 어찌 되든 알 바 아니라는, 인간의 추악한 면도 보여주고, 다 그렇지 않다는 듯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고, 특히 그런 추악한 면을 보고도 도시를 지키려 하는 성녀의 모습에서 괜히 성녀가 아니라는 느낌을 들게도 하죠. 지루하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박진감 넘치고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고, 인간의 정(情)을 보여주는 19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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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물을 부리는 아이 01
아마토 다무 지음, 시라비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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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다 읽고 문득 초반 시작점에서 히드라(머리 여러 개 달린 뱀) 사태는 누군가의 의도로 숲 경계 쪽에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 뚱딴지같은 소리냐 하겠지만, 지금부터 그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모험가 4명이서 뭔가 조사를 위해 어떤 숲에 들어갔고 불운하게도 히드라와 조우하게 되었죠. 1명이 미끼가 되고 3명은 도망쳐 생환하였는데, 이것들이 남은 한 명을 구할 생각도 없이 냅다 줄행랑을 치면서 이 작품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린'은 히드라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달려갑니다. '린'은 히로인이자 이 작품의 주인공이죠. 일단 모험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슬라임을 사역마로 쓰고 있으며, 이 슬라임은 무려 인간의 말과 사고를 할 줄 아는 고등 생물이죠. 그리고 현장, 히드라는 목이 잘려 죽어 있고, 미끼가 되었던 남자 1명도 동귀어진을 했는지 꿈쩍하질 않습니다. 이에 '린'이 한 말이 걸작이죠. '히드라 쓰러 트린 거 우리 공적으로 가로챌래요?' 이 작품에서 슬라임은 여느 판타지 개그물에서 귀엽고 무해한 생물이 아닙니다. 작중 표현된 슬라임의 습성은 산 채로 생물(인간 포함)을 잡아먹는 아주 그로테스크한 설정을 가지고 있죠. 현실 다큐에서 간혹 방영되곤 하는, 어느 애벌레가 기생벌의 숙주가 되어 살아 있는 채로 몸을 파 먹히는 것처럼 묘사된 장면들은 다소 소름이 돋았습니다. 아무튼 죽은 줄 알았던 남자 1명은 다행히 살아 있었고 응급처치 후 린의 호위꾼이 됩니다.



'린'은 마녀입니다. 마녀가 있는 세상이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세계입니다. 교회는 마녀를 잡아다 화형 시키려 들고, 모험가들도 의뢰만 내려오면 마녀와 싸울 정도죠. 이유는 세상의 이치를 벗어난 존재라는 것, 린도 마물과 소통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세상의 이치에서 동떨어진 괴물 같은 존재입니다. 이 세상 모든 마물은 린을 공격하지 않으며(일단 1권 한정), 오히려 잘 따르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 모든 마물을 이용해 인간계를 멸종 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뻔한 이야기라면 재미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그녀의 성격으로 흥미를 유발하려 합니다. 배려심은 접시 물보다 얕고, 뻔뻔함은 세계 최고, 도덕성은 엄마 뱃속에 두고 나왔습니다. 아픈 사람(히드라에 당한 남자 1) 입에 펄펄 끓는 잼을 쑤셔 넣고(병간호 차원인 듯), 자기가 맛보다가 맛이 없어 우웩하고 그걸 상대에게 먹이는 여자죠. 남자 1이 잡은 히드라의 공로를 기어이 가로채서 보상을 낼름 해버리고, 그걸 미끼로 남자 1을 호위꾼으로 끌어들이는 만행을, 남자 1의 이름을 물으면서 난 안 가르쳐 주지롱 하다가 얼굴이 잡혀 부서질 뻔한 장면은 압권 그 자체입니다. 남자 1의 이름은 하크라. 엑스트라인 줄 알았더니 계속 린과 같이 다닙니다. 린의 사역마 슬라임은 그를 애송이라고 부르고 있죠.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인 듯.



그럼 이들은 무얼 하나. 일반적인 모험가 퀘스트보다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1권에서는 두 가지의 사건이 터지는데, 사건을 해결하면서 본질을 못 보는 사람과 본질을 파헤치며 누가 가해자인지를 밝혀가는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만. 작품 성향이 다크 판타지에 가까워서 희망찬 해피 엔딩은 선사하지 않습니다. 특히 두 번째 사건은 마을이 통째로 멸망하는 그로테스크를 보여주는데, 마녀와 연루된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되죠. 즉, 린 일행의 적은 마녀가 아닐까 하는, 리뷰 초반에 언급한 히드라도 어쩌면 그런 무리(마녀들)들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 아닐까 추측을 하게 하죠. 여기서 또 하나 추측할 수 있는 건, 마녀임에도 교회의 처벌을 받지 않는 건 인간이 엮인 여러 사건을 해결하여 선한 측면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였군요. 친구 하나 없게 만드는 성격은 아마 자신은 마녀니까 가까이 못 오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매번 하크라를 열받게 하는 언동만 보더라도요. 옳은 말은 듣지 않겠다는 듯이 옳은 말을 하는 슬라임(사역마)을 방석으로 쓰며 뭉개버리기도 하죠. 먹기도 얼마나 많이 먹는지, 가는 곳마다 식량을 거덜 내고 보이는 열매는 다 따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사건 해결보다 잿밥에 더 관심을 두고 침을 질질. 그래도 가끔은 옳은 행동도 한답니다.



맺으며: 그냥 신작이라서 뭔가 싶어 봤는데 나름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마물과 소통하고 부린다는 설정은 살짝 클리셰지만, 그 부리는 과정에서 남의 집(마물 집)을 다 부숴도 미안한 마음이 없고, 오히려 천적을 돌입 시켜 거주자를 잡아먹히게 하는 흉악함이라는 성격은 꽤 파격적이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사건에 휘말린 희생자(인간)를 장례 치러주는 다정함은 다소 의외이기도 했군요. 무게 잔뜩 잡아서 뭔가 큰일 났나 했더니 별거 아닌 얘기로 김빠지게 하고, 말 한마디 질 줄 몰라 하크라와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은 인간미가 넘치기도 하였습니다. 사건 해결 쪽으로는 다크 판타지답게 꽤나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아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면 고어물로서 상위 탑 급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약간은 반전을 줘도 좋잖아 하는 장면들에서는 기대하지 말라는 듯, 아픈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집필 능력은, 조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주역이 되는 코볼트의 습성은 여느 작품에서는 못 보던 것들이었군요. 인간이 생각하는 것, 코볼트가 생각하는 것은 서로가 다르다는 시각은 참신했군요. 두 번째 사건에서 버섯 균류의 특성에 빗대어 이런 균류가 생물(인간 포함)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떻게 변이 시키고 전염이 되어 가는지에 대한 묘사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생각 없이 접했는데, 괜찮은 작품을 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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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멸 엔딩을 죽기 살기로 회피했다. 파티가 병들었다. 01 전멸 엔딩을 죽기 살기로 회피했다. 파티가 병들었다. 1
아메리아 지음, kodamazon 그림, 박춘상 옮김 / L노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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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평소 보던 만화책 세계관으로 전생했습니다. 전생했으니까 좀 놀아 보고 싶었습니다. 만화책 줄거리도 알고 있어서 앞으로의 생활도 껌이죠. 판타지 세계관이고, 능력도 어느 정도 있으니까 잘 하면 먹고사는 데는 문제없겠죠.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의 성벽이 지금 막 떠올랐거든요. 남자는 갈가리 찢겨 죽고, 여자는 능욕 당하고 처참하게 죽는 쿠소 게임 같은 세계관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월카'는 주인공이 아니었습니다. 한번 청소된 던전에 조사인지 뭔지 하러 들어온 곳에서 지금 던전 보스 [그림 리퍼]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생각났습니다. 이놈에게 모브인 본인은 갈가리 찢겨 죽고, 같이 갔던 히로인 3명은 더 처참하게 죽는다는 것을. 이 상황은 진짜 주인공이 나타나 없애줄 거라는걸. 운명을 받아 들여야 하나? 그럴 순 없지.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 거린다는 걸 보여줘야지.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 버프 가나요? 네, 뭐 여기서 죽으면 1권 조차 나오지 않았겠죠. 진짜 주인공이 와서 그림 리퍼 없애고 월카를 구해주나? 사실 필자는 주인공이 와서 월카 일행을 구해주고 하렘을 빼앗아 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뭐 그럴 일은 없고, 월카는 원작의 줄거리를 대충 알고 있고, 그림 리퍼 공략법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 버프를 받아 어찌어찌 해결하지만 등가 교환으로 다리 한 짝과 눈알 하나는 잃어버렸습니다. 뭐 이 정도야 힐로 고치겠지?



그런 편리한 시스템은 없습니다. 이 작품의 흥미요소죠. 마법은 어느 정도 있는 거 같은데, 포션이나 힐은 있으나 마나 한 수준 같더군요. 그래서 주인공은 장애인(비하 아님)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그림 리퍼에게 전멸을 당해야 했으나 제목처럼 회피해 냈죠. 대신 얻은 건 없습니다. 오히려 잃은 게 크죠. 월카는 발도술인지 뭔지를 주력으로 쓰는 검사입니다. 축이 되는 다리가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절망스러운 상황이죠. 현실에서는 적어도 장애 수당(우리나라 기준)이라도 나오는데, 판타지 세계에서도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굶어죽게 생겼죠. 하지만 걱정 마시라. 월카에겐 그를 따르는 히로인이 3명이나 있거든요. 문제의 히로인들입니다. '파티가 병들었다'의 의미이기도 하죠. 이게 중요합니다. 필자는 던전 공략에 실패해서 심신이 피폐해져 병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히로인들 정신이 병들었습니다. 얘들 인연은 꽤 오래되었으며 월카에게 구원받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사연을 언급하면 글이 길어지니 패스하고, 지금 중요한 것은 월카가 장애인(비하 아님)이 되었다는 것이죠. 여기에 개그 요소는 없습니다. 소름만 있을 뿐이죠. 이 작품에서 구원받았다는 뜻은 모든 감정이 월카에게 집중된다는 뜻이고, 그것은 즉 집착으로 이어지고 얀데레가 된다는 뜻입니다.



병들었다는 의미가 이것이죠. 다음엔 잘 할 테니 버리지 말아 줘(보통은 월카가 버림받은 위치인데), 내가 방해되느냐? 눈에 거슬리겠지, 내가 있으면 민폐겠지, 같이 있을 자격 따윈 없구나, 선배(월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제게 전부 맡겨 주세요 기타 등등. 사실 고위 모험가들이 출동해야 잡을 수 있는 보스 몹에게서 본인들(히로인들)을 지켜주었고, 그 결과 월카가 장애인이 되었으니 미안하고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겠죠. 이 빚은 말도 못 하게 크겠죠. 문제는 그 부채감이라는 감정이 상당히 일그러져 있다는 것입니다. 월카를 보살펴주는 정도를 넘어 되레 그에게 기대고 의존하고 버림받지 않기 위해 상당히 비굴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니 환자에게 기대봐야 어쩌자고. 물론 경제적으로 기대는 건 아니고 정신적으로 기댄다는 의미입니다. 이야기는 얘들이 왜 월카에게 감정을 품고 있나를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딱히 신선한 건 없고 거의 다 클리셰 범주에 들어갑니다. 구원받았고, 여기서부터 부채감은 쌓여가고 어릴 때부터 만나 파티를 꾸리다 보니 정서적으로 교육받는 환경도 아니었던 듯, 마치 알에서 깨어난 새끼 새가 어미를 인식하듯 월카를 따르는 그런 설정 같은데 사실 필자는 대충 읽어서 맞는지 확신은 없습니다. 어릴 때에 다들 만났다는 건 확실하고요.



맺으며: 만화책 세계관으로 전생하고, 주인공이 아닌 모브 캐릭으로, 던전에서 죽다 살아났지만 영구 장애를 얻어 앞날이 불투명해진 월카. 능력이 되는 히로인들이 월카를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지만, 월카는 그녀들에게 기대지 않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 해나가는 게 특징입니다. 어릴 때 월카와 히로인들이 만나 왜 월카에게 빠져드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충분히 넣어 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튼튼한 우정이랄지 유대를 키워온 상황에서 기둥이 되는 월카가 다리 하나와 눈 하나를 잃어버린 장애를 얻게 되자 패닉에 빠지고(사실상 사형 선고), 월카의 상황을 알면서도 집착과 의존증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하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월카가 어릴 때 인맥을 많이 쌓아 두었는지 가는 곳마다 히로인이 나오고, 성녀도 나오고, 여러 인물들이 월카를 도와주려 하죠. 꿈도 희망도 없는 슈퍼 얀데레 좌절 작품인 줄 알았더니 그럭저럭 파스텔톤 동화의 분위기를 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히로인들의 성격 때문에 몰입을 방해받기도 하는데, 미안해요를 연발할 정도로 망가지고, 내 목숨은 너의 것, 월카를 위해 뭐라도 하려는 히로인들의 광기는 흐뭇하다기 보다 소름(좋은 의미는 아님)이 다 돋죠. 사실 어떻게 보면 제목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대로 병든 걸 보여주거든요. 이런 점들이 재미있나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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