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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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탐험가 레벨 9 승급 시험 치르기 위해 부유 도시 '코드'에 잠입한 주인공. 부유 도시 코드는 고대 문명의 산물로서 라퓨타의 그 라퓨타처럼 상공에서 지상을 쓸어 버릴 수 있는 병기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이제 고대인들이 살아 있지 않아 이걸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고, 그동안 저 멀리 있어서 남일처럼 생각했던 이 병기가 주인공이 사는 도시로 진격해오지 뭡니까. 수십 년 전에 위기를 깨닫고 탐협에서 한번 기습을 걸었지만 보기 좋게 궤멸되어버린 전적이 있었는데요. 탐협에서는 또다시 닥친 위기에 마침 눈에 거슬리는 주인공을 없애버릴 겸(약간 각색) 레벨 9로 승급 시험이랍시고 구라 치고(약간 각색) 파견을 보냈죠. 저걸 어떻게 좀 해보라고. 못하겠으면 거기에 있는 왕족들이라도 보호해서 빼내면 코드가 멈추지 않을까 해서 주인공을 보냈는데요. 당연히 주인공에겐 그럴 능력 따윈 없습니다. 그저 운에 따라 흘러갈 뿐. 아무튼 코드에는 약 200년 전에 도적들이 흘러 들어가서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웠더군요. 초고도 문명으로 모든 게 자동으로 이뤄지고, 노동을 하지 않아도, 밥도 자동으로 나오고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꿈의 낙원이었습니다. 낙원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차기 왕권을 두고 왕자와 왕녀들(이하 왕족)간 전쟁 직전의 상황이었죠. 주인공은 그중 막내 왕녀 아리샤의 근위로서 위장 취업에 성공합니다.



주인공에게 떨어진 특명은 왕족을 보호해서 코드의 운영권이 소실되게 하고 코드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데,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가 내뱉은 말이 와전되어 상대가 알아서 부풀리고 알아서 자멸하고 알아서 해결되고, 그 공로는 주인공에게 갑니다. 그 공로는 쌓이고 쌓여 전설이 되고요. 아리샤의 근위가 된 주인공은 자기가 할 일(왕족 보호)은 다른 시험자에게 떠 맡기고 관광하거나 보구를 찾거나 사리사욕에 눈에 돌아가 있습니다. 특명 따윈 누가 알아서 해결해 주겠지. 밖에서 뭔가 거물이 왔다 싶어 경계한 왕족들은 그의 기행에 얼빠져 하죠. 아무렇지 않게 남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반말을 지껄이고, 질서를 무너트리고 상식을 파괴합니다. 주인공에겐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갖지 않죠. 의문을 가지는 상대에겐 왜 그러지? 하며 되레 너 님이 이상하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상대는 열받아 하고, 열받아 하면 왜 열받아? 하며 긁어대니 온통 적을 양산하는 게 이 작품의 주인공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뭔가가 풀리는 것도 있어서 없애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안겨주는 게 더 고약하죠. 이번에도 왕좌를 두고 대립하는 왕족들을 긁어대며 그들에게 극한의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죠.



이번 12권에서는 시종일관 그런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속한 비탄의 망령을 본뜬 비탄의 악령이라는 파티원들과 재회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고(전적으로 떠넘기고), 아리샤의 근위로서 그녀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도와주게 되며 왕좌의 난에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하죠. 아리샤는 왕좌 계승전에서 계승자들이 몰살 당할 때를 대비한 예비로서 태어날 때부터 갇혀 살아가고 있었거든요. 살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고요. 그는 남 일에 무관심하고 귀찮아하니까요. 본 작품은 그저 그의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일이 해결되는 개그물입니다. 아리샤는 무심하게 툭 던져진 주인공의 말에 밖을 동경하게 되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아직 죽지 않은 코드의 왕은 그런 막내를 보며 그동안 자식들에게 너무 무심했구나 하는 가족의 정을 깨달아 갑니다. 강한 왕을 만든답시고 괜히 왕좌에 집착하게 해서 자식들끼리 싸우게 했다는 자책감 등, 주인공이 툭 던진 말들로 인해 후회의 장이 펼쳐집니다. 잘하면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정작 주인공은 자신의 업적을 모르는 눈치죠. 그저 툭 뱉은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코도의 상황을 뒤집어 놓죠. 그것이 뻥튀기 되어 주인공을 더욱 고평가 하게 하고요. 이런 주인공이 코드를 정지시킬 수 있을까. 아리샤는 갇힌 방에서 나올 수 있을까.



맺으며: 종이책 기준 460페이지라는 꽤 긴 분량이면서 솔직히 알맹이가 없습니다. 뭔가 일이 진행은 되는데 머리에 들어오는 건 없더군요. 레벨 9 승급 시험이 메인이면서 왕좌의 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가. 각 진영의 상황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고, 원래 그런 성격이라지만 의욕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지치게 만듭니다. 왕족끼리 대립이라는 설정이면 그에 따른 전투씬이라도 넣어 주던가. 갈등이라도 좀 리얼하게 해주던가. 주인공과 같이 시험 치르러 온 두 명은 일찌감치 리타이어 해서 김빠지게 하고, 대체 작가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만 들었군요. 작가도 이건 아니라고 여겼는지 중반 이후부터 이라샤를 띄워주며 싸움은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 미소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힐링물 전개를 보여주는데 되레 뜬금이 없었군요. 이게 어딜 봐서 레벨 9 승급 시험인가 싶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아리샤의 행동이 조금 귀여워서 최악의 상황(책 집어던지기)은 없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주인공에게 내려진 과제가 코드의 기동 정지니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인지. 왕좌를 놓고 기싸움 중인 자식들이 안타깝고, 그렇게 만든 자신이 싫은 왕을 보여주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려면 좀 일찍 해주던가, 이야기를 11권부터 시작해놓고 12권 중반 넘어서 그런 설정 넣어봐야 늦은 거 아닐까요? 착각 개그가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닐까 싶은 12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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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7 책벌레의 하극상 28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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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지킬 사람들이 있어서 권력이 필요했다. 평민 가족을 지키고, 가족과 헤어진 직후부터 혼자 지내는 여주를 보살펴준 '페르디난드'를 지키기 위해 영주의 양녀를 넘어 왕의 양녀가 되기로 한 로제마인의 이야기입니다. 이지만, 아직까지 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애틋한 감정은 없습니다. 여주 머리에는 온통 책만 들어찼고 연애 감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소중한 사람 카테고리에 평민 가족이 있고, 페르디난드가 있고, 신전의 고아들이 있고, 측근들이 있고, 의붓동생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주는 자신이 설정한 소중함이라는 울타리를 침범하는 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약혼자였던 빌프리트는 낙동강 오리알 된지 오래되었죠. 페르디난드와 바람피운다고 오해한 게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아마? 근데 그 아마가 이번 5부 7권에서 현실이 되어버리죠. 물론 바람피운 게 사실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사실 신전에 막 맡겨져 내편 하나 없이 마력 셔틀로 이용당할 뻔했을 때, 신식(마력 폭주)으로 죽을 운명이었던 걸 치료해 주고, 귀족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등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고, 그러다 쓰리 사이즈와 전생의 기억까지 공유하게 되면서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었죠. 본인들은 자각 못하고 있지만요.



자, 그 '페르디난드'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적지나 마찬가지인 아렌스바흐를 내부에서 무너트리려 했는데 견제를 당하는 바람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뭐 스파이를 견제하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부인이 될(페르디난드는 데릴사위) 디트린데가 다른 나라 왕자와 바람이 나버렸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영지 경영은 개판이 되어 버렸고, 망하게 하려고 침투한 스파이였던 페르디난드가 되레 어떻게 해보려 해도 이건 뭐 답이 없어요. 나아가 디트린데는 차기 첸트(왕) 후보가 되었다며 왕족들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상대로 온갖 빌런 짓을 다 해대는 게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즐겁게 해주죠. 그 왜 있잖아요. 이 빌런이 어떤 최후를 맞이할까 두근 거림 같은 거요. 그 엄마인 게오르기네는 에렌페스트에 앙갚음(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면상 설명 생략) 해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고, 그래서 에렌페스트는 큰 위기에 빠져가죠. 가지만, 이건 8권 리뷰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요. 지금은 그 페르디난드를 구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의 약혼녀였던 디트린데와 그녀의 어머니 게오르기네가 드디어 미쳐버렸거든요.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고, 자기들 마음대로 살아가는 빌런 오브 빌런인 이 모녀가 자기들의 목적(일단은 스포일러라서)을 위해 페르디난드 목숨도 하찮게 여기면서 여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려버리죠.



리뷰 순서가 바뀌었는데, 여주 로제마인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해 보자면요. 왕의 왕녀로 결정되어 버렸습니다. 뭐 자업자득식 여러 가지 일이 있었죠. 여주 딴에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권력이 필요해서 왕의 왕녀가 되는 걸 마다하진 않았지만(사실 중앙 도서관에 더 흑심) 권력을 손에 넣자 아이러니하게도 소중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중앙(왕궁이 있는 곳)에 가게 되었거든요. 태풍의 고요함 속에서 치러진 평민 가족과의 마지막 대면은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작가는 선물을 주고자 했는지 신(神)과 대면하게 해주었고, 그녀의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죠. 남자가 되는 건 아니고요. 귀여움을 탈피하고 미인이 되어 버렸죠. 이제 이 작품은 팥 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습니다. 권력을 손에 넣고,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더욱 막강(?)해진 그녀는 페르디난드를 구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합니다. 그걸 지켜보는 빌프리트(옛 약혼자)는 씁쓸(약간 각색).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바람피운 게 어느 정도 맞아 버렸거든요. 게오르기네의 습격에 대비해서 에렌페스트는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에 여주는 공격이라는 아주 대담한 결단을 내립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직 모르지만, 소중한 걸 지키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짜입니다.



맺으며: 이번 5부 7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태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이라 하겠습니다. 왕족을 가스라이팅 해서 페르디난드를 에렌페스트에서 떼어 놓았고, 사모하던 외삼촌을 골로 보낸 에렌페스트에 복수하기 위해 그동안 물밑 작업을 해왔던 게오르기네(양아버지 누나니까 여주에겐 고모쯤 됨)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그리고 페르디난드는 옆 나라 왕자와 바람난 와이프(디트린데)에 의해 독살이라는 최대의 위기에 빠지고요.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사람이죠. 아, 이제 큰일 났다라는 느낌이 딱 이런 건가 하는 이야기가 제법 소름 돋았군요. 여주가 눈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작가는 묻습니다. 그리고 8권을 기대하랍니다. 진도를 좀 빨리 뺀다 싶었는데 딱 여기서 끊네?라는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작가가 장사할 줄 안다고 할까요. 이거 궁금해서라도 당장 8권을 구매하고 싶잖아요. 근데 필자는 e북만 구입한단 말이죠? 8권 종이책은 발매 중인데 e북은 몇 달을 기다려야 할까. 아무튼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어른이 된 여주의 일러스트도 괜찮았습니다. 이건 페르디난드와 맺어지게 하기 위한 개연성이겠죠. 그걸 위해 이번 7권에서도 그와 연결된 이야기(19금적인 이야기도 있고)를 잔뜩 주입 해놓기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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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03 - S Novel+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3
코바야시 코테이 지음, 리이츄 그림, 고나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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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칠홍천 투쟁에서 이겨 드디어 2주간의 휴가를 얻어낸 여주. 이웃 나라 왕녀 네리아의 초대로 바다에 놀러 왔습니다. 여주의 부하들도 당연하게 쫓아왔습니다. 여주는 제7부대 마스코트이자 아이돌이거든요. 코마링~ 코마링~ 아무튼 바다에 온 건 좋은데 변태 메이드 빌은 틈만 나면 여주 몸을 음탕하게 만지려 들고, 후배 사쿠나는 백합을 찍으려 듭니다. 네리아는 이 세계를 같이 정복하자고 합니다. 그 와중에 코마링 부하들이 냅다 이웃 나라(네리아 본국) 휴양지로 쳐들어가 주둔 중이던 이웃 나라 부대를 궤멸시켜 버립니다. 덤으로 휴양지 호텔도 붕괴 시켜 버렸죠. 코마링: ????? 여긴 천국일까, 지옥일까. 이것이 이번 3권의 시작입니다. 네리아는 망국의 왕녀입니다. 그녀에겐 포부가 있죠. 세계를 정복해서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그래서 비슷한 사상(그냥 놀고먹고 싶을 뿐인) 여주를 꼬드겨 편먹고 같이 정복에 나서려 했는데 코마링 부하들이 깽판을 치고 있는 겁니다. 코마링은 그저 쉬고 싶어 바다로 왔는데 갑자기 나타난 女(네리아)가 세계를 정복하자고 하지, 부하들은 말을 안 듣지, 변태 메이드와 백합녀 사쿠나의 끈적거림. 지금 코마링에게 필요한 건?



이웃나라(네리아 본국)가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 나라는 5년 전에 쿠데타를 일으켜 왕권을 붕괴 시키고 체제를 전복 시켰죠. 바뀐 정권은 극진 나치즘을 표방하며 자기들은 우월종이고, 나머지 5개 나라는 열등종으로 규정하며 피로서 세계를 정복할 야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코마링은 판타지의 용사와 같습니다. 몇 년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방구석 폐인이 되었고, 유감 소설을 쓰는 동인지 작가가 되었죠. 황제가 보다 못해 게으르게 살면 폭사하는 저주를 걸어서 마지못해 칠홍천이 되어 부대를 이끌게 되었지만 그녀에겐 힘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그녀의 정확한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습니다. 흡혈귀 종족이면서 피를 못 마시죠. 아니 마실 수는 있으나, 이게 그녀의 키포인트입니다. 무의식중에 피를 마시는 걸 거부하고 있죠. 하지만 작가는 감출 생각도 없이 그녀가 타인의 피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세계 멸망급), 그것으로 인해 구원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이번 3권에서 구원받을 사람은 '네리아'입니다. 그녀는 망국의 왕녀죠. 5년 전 쿠데타로 왕족의 지위를 잃었으며, 아버지는 유폐되었습니다. 뭐 정권이 바뀌어도 백성들이 잘 산다면 OK였겠죠.



여주 코마링은 죽기 싫어서(폭사, 하극상 등) 허세를 잔뜩 부립니다. 세계를 오므라이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건 신문사가 날조한 거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허세가 들통나서 부하들에 죽임 당할 거고, 게으르다고 폭사 당할 거고, 그래서 열심히 분골쇄신하지만 돌아오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주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돌로 숭배하는 부하들, 백합 찍으려 들지만 누구보다 걱정해 주는 후배 사쿠나, 변태지만 주인(여주)을 대신해 목숨까지 버리려 드는 메이드 빌. 그래도 여러 가지 챙겨주는 황제. 그리고 이번엔 이웃 나라 망국의 공주 네리아. 외 1인(히로인) 고층에서 얼굴부터 떨어져 사망하는 개그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아무튼 선전포고로 시작된, 나라를 되찾고 평화를 위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네리아를 구원하려는 코마링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용사라고 지칭은 했지만 솔선해서 나서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등 떠밀려 전장에 서고, 우수한 부하들과 주변인들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그 공은 여주에게 쏠리고, 맡고 싶지도 않은 맹주가 되어 선전포고한 이웃 나라에 대항하게 되죠.



맺으며: 본 작품은 개그물입니다. 코마링이 허세를 부리면 대항하는 히로인들도 더 허세를 부리고 그런 유치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네리아는 세계를 정복하고 여주 코마링을 종으로 삼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데 이런 얘기들이 저렴하다기 보다 작가의 개그 발상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필자의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상생활에서의 개그는 꽤 웃겨 줍니다. 여주는 사태를 키우고 싶지 않은데 주변이 도와주기는커녕 판을 키우고, 특히 메이드 빌은 기름을 끼얹는데 선수죠. 전쟁도 부활이 가능한 마핵 존에서만 치러집니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침팬지 군단이라느니, 바나나가 수출 금지되자 폭동이 일어난다든지,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전쟁이라 지칭됩니다. 하지만 칼에 맞으면 아프고, 되살아나도 죽음의 공포는 있습니다. 그래서 반은 개그물이지만 반은 시리어스를 가진 좀 요상한 작품이죠. 여기에 마핵 존을 무력화하는 신기가 있고, 마핵을 없애 진정한 죽음을 내려야 한다는 테러 단체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여주와 관련된 인물들이 진짜로 사망하는 어두운 뒷골목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가가 이런 장르를 적절히 섞어 위화감 없이 집필하는 솜씨가 제법 좋더군요. 아무튼 어떤 마법소녀물에서 여주가 이런 말을 했죠. 우는 아이는 구해주어야 한다고. 여주 코마링에 대항해 허세를 잔뜩 부리지만 나라를 되찾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하지만 힘이 부족해 늘 눈물만 삼키는(약간 각색) 네리아는 어쩌면 용사이자 마법 소녀에 해당하는 여주 코마링이 구해주어야 할 우는 아이일 거라고,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며 우뚝 서가는 네리아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재미있는 이야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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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05 정령환상기 5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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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이었나, 소꿉친구 미하루(히로인)가 행방불명 되었고 대학에 들어갈까까지 잊지 못해 가슴 앓이를 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만. 필자의 기억이 와전되었을 수 있는데, 미하루가 남자 선배와 사귀니 어쩌니 NTR 기운도 풍기고 행불로 인한 범죄 기운도 풍기고 해서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상당한 궁금증을 불러왔었죠. 그런데 4권에서 이세계로 날아왔습니다. 어디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지 교복을 입고 있었고, 부모가 이혼하며 엄마 따라간 친여동생과 의붓 남동생까지 같이 날아왔군요. 말도 안 통하는 이세계에 떨어져 지나가는 상단에 붙잡혀 노예로 팔려갈 뻔 한 걸 주인공이 구해 주었죠. 이거 감동의 재회라도 하나 했더니 그딴 건 없습니다. 주인공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겉모양이 바뀌었다고 그를 못 알아보는 소꿉친구와 친여동생. 주인공은 이세계에서 인간의 범주(사고관이나 사람 해치는 능력 등)를 넘어서며 이제 평범하게 살아가긴 틀렸다는 관념을 가지게 되었죠. 이에 저들과 같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자조하는 반면에 소꿉친구와 여동생은 뭔가 막 운명처럼 그를 알아본다던가 감동을 써 내려갈 만도 하잖아요? 이제 5권인데 벌써 히로인 수가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데도 마치 벽이라도 세우는 것처럼 다가오는 걸 막고 있는 주인공을 구원해 줄 수도 있잖아요? 주인공은 이들을 구해서 정령의 마을로 인도합니다. 거기서 세상 풍파에 찌들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죠.



주인공은 나고 자란(전생해서) 나라로 돌아갑니다. 용사들이 소환되었다는군요. 누군지 알아보러 갑니다. 지구인들이라는군요. 일단 첫 출연자는 평범하게 살아가다 갑자기 힘을 손에 넣어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클리셰 덩어리입니다. 주인공 하렘(은 아니고 형식상 표현)에 속한 히로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군요. 딴에는 겸손한 척하지만 잘난척해대서 히로인이 극혐중입니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무지 충이죠. 다른 용사들도 소환되었다는데 이건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이번 5권에서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이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는 분량이 반이나 차지하는데 알맹이가 없습니다. 그냥 무술 수련을 하고 어쩌고 목욕신도 있고, 마을 소녀들이 그 나이대에 맞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비추고 그 대상이 주인공이지만 철벽을 치는 걸 알고 있어서 마음만 부풀리는, 필자 입장에서는 어쩌라고 하는 느낌만 잔뜩 있는 이야기군요. 소꿉친구 미하루는 지구에 있을 적의 주인공 따윈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애초에 선배 하고 사귀니 어쩌니 말도 있었던 걸로 보아 그 시절부터 주인공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세계로 넘어와 자신들을 구해준 지금의 주인공에게 조금씩 마음이 생기는데,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더 모르겠는 건 주인공이죠. 두 달 가까이 그녀들과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며 어쩜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는 건지. 지구에 있을 때 그토록 만나길, 찾길 바라놓고.



그리고 지금부터 본 작품의 이명이 왜 발암 환상기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슬럼가에서 태어나 인간 대접을 거의 못 받고 자랐죠. 누군가에게 납치될 뻔한 제2왕녀를 구해 주었더니 납치범으로 오해받아 고문 취조를 당하고 보상이랍시고 귀족 학교에 강제로 입학 당해 몇 년을 괴롭힘당하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때 그의 마음에 지주가 되어주었던 게 세리아(히로인)였죠.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하고 어린 나이에 강사가 될 정도로 능력이 좋았던 그녀가 지금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강제로 결혼할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젠 개도 물어가질 않을 스토리지만 어쨌거나 위기에 빠진 히로인을 구하는 건 주인공이죠. 식장에 쳐들어가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며 공주님 안기로 납치하는 로망까진 안 바라지만, 이 여자가 구하러 와준 주인공에게 "왜 왔어?"라며 꼽을 준다는 것이군요. 주인공이 휘말리는 게 싫어서 본심을 숨기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어필은 하고 있는데,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에 강사 자리까지 꿰찼다면 그 머리로 현 상황을 타파할 계획을 짜던가, 그 이전에 이 강제 결혼까지 오지 않게 큼 정치적 수환을 발휘한다던가, 가족과 모두 야반도주를 한다던가, 그딴 건 개나 줘버리고 내가 희생하면 모두가 평화로워진다며 자포자기급으로 정신을 놓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토록 좋아해서 상사병까지 앓아놓고 구하러 와준 그의 실력을 믿지도 않고, 손을 내밀어 주는데도 주저하는 모습 등. 그냥 결혼하게 내버려두지?



맺으며: 정신이 혼미해자는 5권이었습니다. 아무런 알맹이도 없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의 이야기. 좀 더 애틋하게 전개 시킬 수 있었을 텐데도 하지 않는 작가. 들이밀어도 보답받지 못하는 히로인들의 마음. 엘프 꼬맹이에 수인들 꼬맹이들로는 불만이냐? 방구석 폐인들을 적으로 돌려버리고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에 벽을 쌓아버린 주인공. AT 필드는 잘 쓰겠네. 그래서 AT 필드 대신 정령술에 일가견이 있나? 근데 왜 이성에 대한 것만 벽을 쌓고 있는 걸까? 지구에 있을 때 미하루에게 데여서 그러나? 그깟 사람 해치는 능력 좀 얻었다고, 이세계에서는 그런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그 힘으로 지킬 수 있었던 사람이 한둘이냐. 힘을 손에 넣었다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멀리하겠답니다. 말이야 방구야. 지구 나이에 이세계 나이까지 더하면 40줄인 아저씨가 아직도 중2 사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며 자포자기에 빠져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운의 히로인축에도 끼워주고 싶지도 않은, 혼자 있고 싶으니 나가주세요 오라를 풍기는 세리아의 발암까지 더해지니 그 시너지 효과로 필자의 머리를 하얗게 태웠군요. 1천 권이 넘어가는 도서를 읽어 왔지만 이렇게 진짜 동정 가지 않은 히로인은 세리아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이 나고 자란 나라가 이웃의 침공을 받아 패배하고, 용사들이 대거 소환되는 등 이번 5권부터 세계정세가 급변하려나 봅니다. 뭐 세리아는 그 급변하는 세계 정서에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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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곰 곰 곰 베어 04 곰 곰 곰 베어 4
쿠마나노 지음, 029 그림, 김보라 옮김 / 엘노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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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피자 가게를 열었습니다. 푸딩도 팔고, 빵도 팔고, 햄버그도 팔고. 고아원 애들 대려다 노동도 시키고. 이세계에는 근로기준법은 없는 건가? 이세계물 공통점이 10살쯤 되면 자기 살길 찾아야 한다고 하니까 상관없나? 그런데 가게를 오픈했지만 여주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자금과 기틀(장소 등)을 만들기만 하고 남에게 다 떠넘겨 버리죠. 이런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불량배들이 보호비 명목으로 돈 뜯으러 올까 내심 기대를 했는데 사전에 귀족 등 뒷배를 단단히 잡아 버리는 바람에 클리셰 에피소드는 물 건너 가버립니다. 그래서 좀 재미가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군요. 왕하고도 친구 먹고 있습니다. 부럽죠. 뭐 불량배들이 와도 여주가 내지르는 곰 펀치 한방이면 다 정리가 될 테지만요. 그러고 보면 본 작품의 작가는 모험을 좀 무서워하는 듯했습니다. 외모 13살짜리 여자애가 가게를 오픈하고, 오픈에 들어갔을 자금 등을 생각하면 내가 뒷배가 되어 주겠다며 온갖 시정잡배들이 몰려올 만도 할 텐데. 이러면 또 클리셰라고 깠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는 번창합니다.



그러다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세계에도 바다가 있고, 해산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아 여주가 있는 곳까진 도달하지 않습니다. 마법으로 어떻게 안 되나? 여주는 바다를 보러 산맥을 넘는데, 여기서도 뭐 작가는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여주에겐 온갖 치트가 있거든요. 작가 사전에 역경이라는 단어는 없나 봅니다. 그러다 산꼭대기에서 얼어 죽기 직전인 어느 부부를 발견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여주가 가려는 바닷가 마을에 크라켄과 도적의 출몰로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거 또 여주가 나설 차례죠. 하지만 여주는 유명해지는 게 싫다는 마인드입니다. 이미 곰 옷이라는 패션 아이템으로 곰 옷 = 여주라는 대명사가 생겨났음에도 유명해지기 싫다며 소문 내지 말라고 하죠. 마을 근처 마물을 싹쓸이하고, 울프 1만 마리 도살하고, 시비 걸어오는 모험가들을 묵사발 내버리는 등 수문이 날대로 다 났음에도 비밀로 해달라는 것에서 얘 혹시 즐기고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크라켄 때문에 바다에 나가질 못하고, 육로는 도적이 있어서 마을은 고사 위기에 빠졌습니다.



맺으며: 이번에도 정형적인 권선징악형 에피스도입니다. 악당은 반드시 곰 펀치를 맞죠.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악당이 있었습니다. 코난 같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패턴이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고 사람들에게서 감사의 인사를 받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 여주를 신격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션빨로 연명 합니다라는 작품에서 여주 카오루는 뭘 해도 사람들이 신격화해서 우상으로 떠받드는데, 이 작품에서는 쪼그마한 애가 뭔가를 한다니까 미심쩍어 하거나 믿어주질 않는 게 일이죠. 그러다 여주가 해내면 우와~하는 원패턴식입니다. 이게 싫다 나쁘다 말하기도 애매한 게 머리 아픈 복선도 없고, 조마조마한 상황도 없으니 가볍게 읽기에 딱 좋다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그것뿐인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일러스트는 귀엽게 나오고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가치는 있습니다. 아무튼 유명해지기 싫다면서 눈에 띄는 일은 다 하는 언행 불일치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걸 작가는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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