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리빌드 월드 8 - 하 - 가짜 아키라 ㅣ 리빌드 월드 13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 노블엔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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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던만추의 벨처럼 가파른 성장을 보여 주었던 게 안 좋았던 것일까요. 가짜 아키라(이하 가짜)가 출몰합니다. 도시에서 나름대로 인지도를 얻었고, 수뇌부를 뒷배로 얻을 만큼 귀여움 받는 주인공 아키라(이하 아키라)를 탐탁지 않게 여겨 가짜가 나왔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건 아니고, 아닌가? 눈에 띄니까 아키라를 이용하려는 거겠죠. 누가? 가짜는 유미나의 죽음(누구인지는 리뷰 마지막에 언급할 예정)을 들먹이며 도시 정치인을 납치해다 공개 처형하는 퍼포먼스를 보이면서(이 정치인도 마지막에 언급 예정) 아키라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직전까지 뒤지게 고생하고 왔는데 자다가 뭔 봉창 두들기냐는 상황을 벌이고 맙니다. 문제는 정치인이 죽었으니 현상금이 걸리게 되고, 아키라는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쫓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가 그럴 위인이 아니라는 걸 웬만한 헌터들은 알고 있고, 아키라는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아주 없는 건 아님) 하여 유미나(딱히 유미나만이 아님)가 누구 때문에 죽었다고 복수하고 그럴 위인이 아니죠(단, 내가 당하면 철저히 복수하는 타입). 그렇다고 돈에 미쳐 토벌하러 갔다간 도로 당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건드리지 못하는 웃기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가짜를 없애야겠죠.



작가는 카츠야 에피소드가 끝내고 새로운 적대 세력으로 건국 주의자를 새롭게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5대 기업)이 통치하는 지금의 세계를 없애고 나라를 세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있죠. 사실 이미 이전부터 조금씩 언급은 되어 왔지만 카츠야 에피소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투입하고 있군요. 도시 전반에 손길이 뻗쳐 있고, 능력자들도 상당히 보유하고 있죠. 거기다 제3심부(판타지로 치면 심층)에서 웬만한 헌터는 감당이 안 되는 마수도 부리는 등 도시와 기업 입장에서는 전면전을 치러서 없애야 할 정도로 위험시중입니다. 가짜도 여기 소속이죠. 퍼포먼스 하면서 진짜 아키라가 건국 주의자로 전향했다고 언플 했지만 아무도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조직에 얽매이길 싫어하는 걔가? 되레 가짜가 가짜라는 걸 들통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되죠. 건국 주의자 측에서는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게 웃음 포인트입니다. 근데 왜 아키라를 모티브로 해서 가짜가 출몰하는가. 여기엔 여러 사정이 있는데 설명이 길어지니 패스하고요. 그렇다면 아키라는 왜 얽히게 되어 또 고생하게 되는가. 상권에서 도움받은 '시로' 때문입니다. 어느 기업 소속으로 무려 아키라와 같은 구세계 접속자죠. 능력은 알파의 약 70% 정도 되는 듯했습니다. 즉, 아키라와 알파를 합체 시켜놓은 멀티 플레이어죠. 단, 물리 전투력에서는 일반인으로 그의 능력은 네트워크 한정입니다. 지금은 탈주해서 쫓기는 중이죠.



그러고 보니 가짜는 아키라의 공식 연인(아키라는 몰루 상태임)인 셰릴까지 납치해버립니다. 오랜만에 출연했다 싶었더니 또 목숨이 위태위태해지는군요. 얘가 참 이 작품에서 가장 극적인 캐릭터인데, 여러 히로인이 나오지만 불쌍함에서 독보적이죠. 아키라 의존증도 엄청 심하고, 그래도 지금은 그를 뒷배로 두고 유물 사업해서 떼돈을 벌고 있긴 합니다만. 납치되어 갔더니 구해줄 생각을 안 하네요. 사실 분량이 얼마 안 되어서 언급할까 말까 했는데, 불쌍해서 좀 언급해 봤습니다. 많이들 사랑해 주세요. 아무튼 시로가 상권에서 구해준 빚을 운운하며 도와달라 해서 갔더니 왜 대기업하고 척을 지는 일이 생기는지. 처음 5억 현상금이 5천억 현상금이 되고 맙니다. 알고 보니 시로는 그 대기업에서 탈주(최중요 인물이라 가둬두고 있었음)중이었다고. 그를 도와준 기념(시로 확보 방해)으로 더 큰 현상금 걸리는 웃지 못할. 문제는 시로가 탈주한 이유인데, 건국 주의자 소속의 어느 여자 때문이라고, 처음엔 순정물인가 했습니다만, 그랬다면 응원했겠죠. 그 여자의 반응은 너 님 누구? 수준이더만요. 참고로 이 여자도 구세계 접속자로서 알파의 능력 80%는 되어 보였습니다. 알파처럼 가짜를 서포트해서 아키라를 몰아붙이죠. 참고로 아직은 배일에 쌓여있지만 가짜와 매우 연관이 깊습니다.



맺으며: 유미나는 아키라와 대척점이었던 카츠야의 파티원으로 자기밖에 모르던 아키라의 성격을 온화하게 만든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캐릭터입니다. 선민사상에 찌들어 있던 카츠야와 다르게 정상적인 성격으로 어쩌면 아키라 측에 전향했을지 모를 안타까운 인물이죠. 지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리고 가짜의 퍼포먼스에 동원된 정치인도 좀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도시의 투톱으로서 비중 있는 분량을 가졌었죠. 나름대로 신념을 가지고 도시를 이끌려 했으나 카츠야를 영입하고 아키라를 없애려 한 게(정적 편이라 여긴 듯) 최대의 실수가 되지 않았나 싶군요. 사실 언급할 가치도 없는 인물이긴 한데, 이번 가짜 소동에서 중요한 일을 해주어 언급해 봤습니다. 아무튼 구세계 접속자들도 늘아나고 있습니다. 시로가 그렇고, 시로가 쫓는 여자도 그렇고, 참 그러고 보니 이번 하권에서 메인 히로인 캐럴(지도 상인)도 그렇고, 어쩌다 보니 아키라도 구세계 접속자라는 게 들통나는 등, 한두 명이 아니라는 복선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알파는 다른 구세계 접속자들에겐 보이지도 특정되지도 않습니다. 시로에게 들킬까 했지만 그런 낌새는 없고, 능력적(네트워크 접속)으로는 알파가 아직 최강으로 굴림 중이군요. 



좀 더 설명을 추가해 보자면, 구세계란 멸망한 고대 문명을 일컫습니다. 지금의 시대보다 매우 우월한 문명이었고, 그 부산물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죠. 지금은 유적화되어서 황야 곳곳에 분포 중입니다. 구세계 접속자는 여기서 빛을 보는데요. 구세계 시스템에 접속해서 여러 가지 편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헌터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냥 가서 가져오는 건 안 됩니다. 구세계가 도시 방어를 위해 남긴 경비 체계는 여전히 살아남아 판타지의 던전과 출연하는 몬스터와 개념을 같이하고 있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들어는 사람 막고, 나가는 사람 없애는 곳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가 남긴 산업 경제는 구세계 사람들이 없어져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어서 도시를 지키는 관리자(AI)와 협의만 잘 하면 떼돈을 벌 수 있기도 합니다. 실패하면 짝짓기 후 잡아먹히는 사마귀 수컷 꼴이 나지만요. 이번 하권까지 두 명인가 밖에 성공한 예가 없습니다. 그것도 구세계 전체가 아니라 건물 하나만이라는 것에서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는 걸 보여줍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주인공빨인지 매우 호전적인 관리자(츠바키)가 아키라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인데, 이번 하권에서 그 이유 중 하나가 밝혀지지만 나중에 다시 언급해 보도록 하죠. 



아무튼 여느 라노벨 두 권 분량이라 리뷰로 쓸 내용을 간추리는데 좀 힘들었습니다. 사실 왜 아키라를 모티브로 해서 가짜가 출연하게 되었나도 언급했으면 좋겠는데 하필 하권 엔딩에 해당하고 앞으로의 핵심 스포일러(사실 확답은 못하겠음. 이번 하권에만 국한될 수도 있고)라서 못하게 되었군요. 언급할 수 있는 건 앞으로 갈수록 아키라의 싸움은 힘겨워지지 않을까 하는 정도? 건국 주의자들에게 적어도 아키라만큼의 실력자들이 있고, 시로의 언동으로 보아 구세계 접속자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하권 히로인인 캐럴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면 좋겠는데, 지면상 그러지 못한 게 아쉽군요. 유미나 다음으로 아키라 성격을 온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었다고만. 그 외에 여러 인물들이 나와 인상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지면상 설명은 생략했습니다. 구세계 메이드 안드로이드라든가.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라던가. 구세계 제품에 대한 욕심과 욕망 등 어른들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기도 해서 여전히 매우 흥미로웠군요. 참, 언급한다는 걸 잊었는데, 원래는 빚지지 말자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시로가 악착같이 아카리에게 빚을 지워 이용하려는 게 소름이 돋을 정도죠. 그 외 인물들도 기회가 되면 아키라에게 빚을 지우려 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친구로 좀 도와줄 수 있잖아는 없어요. 그러니까 살면서 빚은 지지 말자고요. 아카리가 그로 인해 5천억 현상금 걸리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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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오라토리아 16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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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진행은 본편 21권과 똑같습니다. 원정에 나섰던 [로키 파밀리아]는 60층에서 더럽혀진 정령에 의해 궤멸되었고, 아이즈는 더럽혀진 정령에 흡수되었죠. 이에 오라리오는 대규모 탈환 작전을 입안하고, 벨과 학구(학원 도시) 레온 선생님과 [프레이야 파밀리아] 일부 1급 모험가를 주축으로 본대를 꾸려 60층까지 직행하게 하였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늘 그랬듯, 본편은 벨의 시각이라면 외전은 레피야의 시각으로 진행이 되는 게 특징이죠. 하지만 이번엔 그동안 외전에서 감초 역할을 했던 [로키 파밀리아]의 '라울'의 분량이 상당히 많습니다. 차세대 리더(핀 후계자)로서 키워 주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데, 그동안 크노소스 에피소드 등에서 키메이커 역할을 종종 해오긴 했지만 레피야의 그늘에 가려 크게 눈에 띄지는 못했었습니다. 그걸 이번에 대방출 하는데, 솔직히 감정이입은 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키워주는 느낌? 아마 핀이 흑룡전 이후 그를 새로운 리더로 세우려는 계획인지도 모르겠군요. 



레피야는 외전에서 주인공임에도 이번 16권에서는 초반 분량이 적습니다. 본편 21권에서 그녀의 마음과 감정을 어느 정도 표현 해놨으니 팬이신 분들은 그쪽을 먼저 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아무튼 본편에서 60층에 도착하고 벨을 먼저 보내려 혼자 남은 이후 출연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후의 이야기는 이번 외전 16권 후반에 몰아 놨군요. 언제나 그렇듯 이 작품에서 제일 많이 고생하는 포지션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고 있는데, 이번엔 그 강도도 훨씬 강력하여 처절함의 끝을 보여줍니다. 더럽혀진 정령 분신을 맞아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재가 되는 걸 넘어 삼도천 경계에서 그리운 옛 벗을 만나 벗이 맡긴 마법으로 황혼을 그리는 장면은 그동안 통틀어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까 했습니다. 두 페이지나 할애하여 옛 벗을 만나는 장면을 그린 일러스트는, 많은 감동과 여운을 남겨 주었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 이후 많은 성장을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1권부터 줄곧 치러온 더럽혀진 정령과의 최종전입니다. 최종 보스(흑룡편은 따로 전개됨)답게 어마 무시한 능력을 보여주면서 이름 없는 모험가 수십 명이 산화하는 등 피해 막심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벨도 무적 스킬이 새로 발현하여 죽어도 죽지 못하는 몸이 되었지만(물론 조건은 있음), 외전에서는 크게 활약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원래 외전은 레피야 영역인지라 그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더 주고 있죠. 뭐 이번엔 라울의 분량이 더 많지만요. [로키 파밀리아] 수뇌진들 본편에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뭐하나 했더니 그들도 나름대로 적을 만나 고생하고 있었군요. 여기서 또 라울이 어울리지 않게 몸을 사리지 않는 용기를 보여줘서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어 줍니다. 나이 서른 다 되어 가는 거 같던데, 눈치 좀 챙겼더라면 좀 더 일찍 인생이 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즈의 분량은 총합 1페이지도 안 되었습니다. 본편에서 많이 나왔으니 패스한 거 같던데, 붙잡힌 공주 역할이 미비해서 아쉬웠습니다.



사실 더럽혀진 정령 에피소드는 흑룡 전초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이걸 뛰어넘지 못하면 흑룡은 턱도 없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오라리오 전체가 합심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테죠. 문제는 벨인데, 본편(21권)에서 상당히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었습니다. 시종일관 머뭇머뭇,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주저 등 조금은 답답한 모습을 보여 주었죠. 그를 이끄는 레피야가 몇 단계는 더 어른스러웠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외전 아르고노트에서 보여준 용사란 무엇인가로 접근해 보면 누군가를 구하는 마음이라 답할 것입니다. 60층까지 내려갈 때 본대를 도와주는 모험가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주지 못하여 안타까워하고, 60층에서 모두가 포기한 목숨을 혼자 포기하지 않고 살려내는 용기(살기 위해선 몸속을 글자 그대로 불에 지져야 함). 삶과 죽음이라는 선택을 강요받을 때 삶을 선택하는 마음은 용사로서 충분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본편에서 보여준 이런저런 답답한 행동(주저주저하는 것) 행동들이 조금은 용서가 되기도 하죠.



맺으며: 더럽혀진 정령에 대한 떡밥이 하나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마 흑룡편 이후에 다루지 않을까 싶은데, 필자가 살아 있을 때 집필해 주려나 모르겠습니다(현재 일본에서 본편 21권, 소드 오라토리아 16권이 막권). 16권까지는 그냥 매우 악한 몬스터로만 나오고 있군요. 사실 조금 극적인 장면을 바랐습니다. 아이즈의 엄마는 아니어도, 그와 관련된 정령으로 몬스터에 먹혀 변질되었어도 이성이 남아 있다는 클리셰를 넣어 조금 감동적으로 끌고 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이즈에 대한 떡밥도 물론 풀리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본편(21권), 외전(16권)에서 그녀의 분량은 몇 페이지 되지도 않죠. 다만 후반부 핀과 가레스의 대화, 에필로그에서 그녀의 엄마에 대한 떡밥 같은 일러스트 한 장에서 여전히 정령과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불러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본편 21권은 만담 같은 개그가 난무해서 도통 감정이입을 못했는데, 이번 16권에서도 뜬금없이 라울을 집중 조명하는 바람에 또 감정이입을 방해받았습니다. 건진 거라곤 후반 모든 걸 불태우는 레피야의 전투신이군요. 다른 극적인 장면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였죠. 그리고 강대한 적을 만나 아무것도 못하는, 죽을랑말랑 끈질기게 연명하는 장면들이 좀 지루했습니다. 기승전결이 좀 없다고 할 수 있겠군요. 60층까지 가는데 도서 절반 가까이 소모하고, 했던 설명을 또 하고 또 하고, 위기 때마다 새로운 응원군이 들어오고, 또 위기에 빠지고, 또 응원군 오고, 위기에 빠지고. 같은 레퍼토리에 질리게 만들더군요(물론 필자 개인적은 느낌). 원래 외전은 진지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이 아이덴티티인데, 이번엔 진지함이 좀 아쉬웠습니다. 가슴을 울린 레피야 전투신이 아니었다면 비판이 거셌을지도 모르겠군요. 본편과 중복되는 장면도 제법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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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몬스터 고기를 먹고 있었더니 왕위에 오른 건 04 - S Novel ㅣ 몬스터 고기를 먹고 있었더니 왕위에 오른 건 4
다켄 지음, 시바 그림, 김진희 옮김 / S노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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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몬스터 고기를 먹는 건 죄악입니다. 종교에서도 금기시하고 있죠. 근데 종교를 떠나서 맛도 드럽게 없고, 독이 있어서 먹으면 죽어요. 상식인들은 절대 먹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왕자로 태어나 언제나 독살 위협에 시달렸죠. 그래서 배가 고파 먹은 게 몬스터 고기이고, 먹고 보니 어째서인지 스테이터스가 마구 쌓이는 겁니다. 이 세계 몬스터 고기는 먹고 죽지만 않으면 스테이터스를 영구적으로 상승시켜주는 효과를 가졌습니다. 그렇다고 맛도 없고 죽을지도 모르는 걸 쉽게 먹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낸다고 하죠. 마치 복어와 같은 겁니다. 제일 처음 먹은 사람은 분명 죽었을 텐데, 끊임없이 연구해서 먹는 방법을 찾았듯이, 몬스터 고기도 방법을 찾아낸 거죠. 방법이래봐야 먹고 안 죽으면 됨이지만요. 이렇게 주인공 나라는 몬스터 고기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나라들이 곱게 볼리 없습니다. 몬스터 고기를 먹다니. 그들에겐 주인공과 그의 나라는 야만족으로 비치고 있었죠. 여기서 문제가 터집니다. 몬스터 고기는 인격을 바꿔버리거든요. 매우 호전적으로요. 야만인이 어떤 건지 보여줘?라고 나오게 되는 건 어쩌면 필연이었죠. 주인공 나라는 야만족에서 마족으로 승격하는 건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사실 이런 걸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었는데. 몬스터 고기 ㅊ먹고 맛이 가버린 부하들이 주인공 말을 곡해해서 난세를 일으키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지금, 주변 나라들이 합세해서 주인공 나라를 없애버리려고 혈안이 되어갈 때. 주인공이 우린 착해요를 어필하려 주교(교회)를 들이면 어떨까 해서 받아 온 애가 성녀 '마리아'였죠. 이번 4권 히로인입니다. 3권에도 등장하여 만인이 보는 앞에서 굉장한 춤 솜씨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관심 종자입니다. 이 작품에서 멀쩡한 히로인 찾기는 매우 힘이 들죠. 다섯 번째 부인의 위치지만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건 아니고, 애인의 위치에서 주인공 씨앗(SEED)만 받으려 계속 틈을 보다 이번 4권에서 드디어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건 중대 스포일러는 아니고요. 평민 출신으로 힐을 좀 쓴다는 이유로 성녀로 발탁되었지만, 출신이 출신이다 보니 귀족 전유물인 성녀 카테고리에 끼지 못하고 겉돌다 주인공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달려들었죠. 만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오xxx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교황 겸 옆 나라의 왕이 되고 싶어 하는 굉장한 변태죠. 그걸 위해 뭐든 이용하고, 책임은 상대에게 떠넘기는 기술이 예술이어서 결국 주인공의 나라가 침공 받게 하는 단초로 작용하고 말죠. 안 그래도 몬스터 고기 ㅊ먹는 마족들을 없애려 했던 주변국들은 그녀의 농간(전쟁으로 망한 옆 나라 접수)에 넘어간 줄도 모르고 성녀 마리아를 탈환한다는 명분(주인공은 그저 마리아를 주교로 모셔 간 것뿐임)으로 쳐들어 갔습니다만. 될 리가 없죠. 주인공과 그의 주력 부대는 몬스터 고기 먹고 괴물(비유적)이 되었거든요. 주인공은 마리아의 농간에 어울려 주기로 합니다.



주인공은 정력왕입니다. 첫째 부인이 감당을 못해서 둘째 부인을 들였는데, 감당을 못해서 세 번째 부인을 들였는데, 감당을 못해서 네 번째 부인을 들였죠. 얼마나 강력한지 몬스터 고기 먹고 괴물(비유적)이 된 부인들도 그의 정력은 감당이 안 됩니다. 아이를 가졌다는 핑계로 도망가고, 대신 활 부인을 계속 들였지만 끝이 없습니다. 얼마나 강력한지, 자기 나라로 돌아간 둘째 부인을 찾아갔더니 남편(주인공)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러 버릴 정도입니다. 그나마 아무 여자에게 집적 거리지 않는다는 건 높이 살만하죠. 중반 이후 집에 계속 있다간 몬스터 고기만 먹을게 뻔하고(부하들에 의해 국책 사업으로 발전), 제대로 된 먹을 것을 찾는다고 여행길에 올랐는데, 몇 달 동안 다른 여자는 건드리지 않는 착한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식들은 어떤가, 아빠(주인공)와 엄마의 유전자를 받은 아이들도 멀쩡할 리가 없다는 장면들은 이번 4권의 최대 흥미 포인트가 아닐까 싶군요(애가 그냥 손 뻗었을 뿐인데 잔상을 남김). 참고로 아직 갓난 아이입니다. 첫째, 둘째, 셋째 부인에게서 각 한 명식, 넷째 부인은 만삭. 사실 꽁냥 거리고 청춘 러브 코미디 찍는 것보다 이렇게 가족을 꾸리는 현실 미가 이 작품의 좋은 점이죠. 부인들 사이도 좋은지 셋째 부인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게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이번 4권에서는 마리아가 정력을 감당하는 포지션이지만, 야망이 더 커서 오히려 덤비는 바람에 주인공을 질색하게 만들죠.



맺으며: 관심받기 위해 전장에서 춤추는 성녀 마리아가 압권인 4권입니다. 전장이든 어디든 기회만 있으면 추죠. 관심받기 위해 창피함은 내다 버리고, 목적을 위해 주인공 부하들을 부추겨 화살 받이로 내몰고, 그렇게 내몬 죄를 주인공에게 떠넘기는 장면들이 예술이었습니다. 오로지 관심받기 위해 춤을 추고, 관심받기 위해 옆 나라의 왕이 되고 싶어 하는, 그러기 위해 어제 처음 본 주인공의 아이를 갖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광녀 스타일의 이야기. 주인공은 그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싶은데, 얘 때문에 전쟁 터지고, 끌려 나오고, 이용당하는 불쌍한 처지에 놓이지만, 상황은 알아서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게 또 질이 안 좋죠. 이 작품은 착각물이거든요. 주변이 알아서 주인공 말을 곡해하고 난세로 만들어 주인공은 마왕이 되고 마족 국가가 되어 버리는, 하지만 그게 정의가 되어 몬스터 고기 먹는 풍습이 널리 널리 퍼지는 웃지 못할 일들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분명 쳐들어오는 나라들이 정의이고 피해자인데, 쓸려 나가는 안타까움이 있죠. 물론 시리어스 같은 장면은 거의 없고 심각하지도 않으니 다크 판타지라고 오해는 마시길. 다만 히로인들이 감정 없는 괴물화가 되어 이게 좀 시리어스이긴 합니다. 특히 첫 번째 부인은 윤리를 저버리고, 후환을 사는 일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저지르기도 해서 마녀 느낌을 물씬 풍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히로인에게 참교육 당하고 착해지기도 하니까. 아무튼 4권에서 완결 시켜도 될만했는데, 그동안 얌전히 있던 북쪽 대국이 쳐들어 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군요. 주인공과 부하들, 부인들 상당히 고전하지 싶은데, 5권 언제 나오려나 기다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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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01 : 돼지고기 생강구이X전설의 마수 ㅣ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1
에구치 렌 지음, 마사 그림, 이신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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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무코다 츠요시' 남자, 샐러리맨, 27세. 이세계에 소환되다. 그러나 필요 없으니 나가 주세요! 이렇게 쫓겨난 무코다 씨는 서둘러 국외로 도망치기로 합니다. 용사 소환에 휘말려 왔더니 너 님은 안 불렀는데 왜 왔냐 합니다. 눈치는 빨라서 가만히 있어봐야 좋을 거 없으니 냉큼 도망치기로 합니다. 그의 능력은 별거 없습니다. 인터넷 쇼핑할 수 있는 거 딱 하나뿐이죠. 돈(이세계 통화, 골드)만 있으면 지구 식자재를 마음껏 살 수 있습니다. 그 외 능력은 일반적입니다. 같이 소환된 용사들은 소개가 없군요. 주변에 정보를 모아 보니 나라가 전쟁광이어서 마족에 싸움 걸었다가 당할 거 같으니 용사를 소환했다고 합니다. 옆 나라에도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왕이 제정신이 아닙니다. 가만히 있으면 고기 방패로 내몰릴 판이죠. 그런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제일입니다. 모험가를 고용해서 길을 떠납니다. 점심시간에 지구 식자재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고 있었더니 어디선가 들개가 나타나서 음식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식충이 1호와의 만남이죠. 정체는 펜리르, 이세계에서 고대룡 외엔 상대할 자가 없다는 먼치킨 들개입니다. 주인공 음식이 너무나 맛있어서 특별히 계약해 줄 게라며 선심 쓰듯 말합니다(앞으로 계속 얻어먹을 심산). 내가 이래 봬도 여신님의 가호를 받고 있거든? 이런 훌륭한 들개와의 계약은 전례가 없거든? 무코다 씨: 필요 없으니까 꺼져 주세요. 무슨 들개가 고기를 8키로나 ㅊ먹어. 뱃속에 걸뱅이 들어앉은 '밥 줘'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여느 작품에서 보면 귀여운 아기로 변신하곤 하던데 '밥 줘 님(참고로 이름은 페르가 되었습니다)'은 변신을 안 해서 실망입니다. 1권 내내 밥 줘, 밥 줘. 맛있구나. 더 줘, 더 줘는 패시브고, 무코다 씨가 뭘 먹고 있으면 맛있어 보이는구나? 빤히!! 개는 양파 먹으면 안 되잖아. 내가 그깟 양파에 지겠냐며 주는 족족 다 먹고(안 주면 삐짐), 고기를 억수로 밝히고, 야채 좀 먹으라니 무슨 아이가 피망 바라보듯. 신수(밥 줘 님)의 건방짐은 하늘을 찌르지만 어느새 고삐 잡는 법은 알아 버린 무코다 씨. 요리장의 심기를 건드려봐야 좋을 거 없다는 걸 학습한 밥 줘님. 이제 야채도 잘 먹습니다. 그래도 고기는 억수로 밝히는 가변 편식쟁이죠. 고기 없다니까 직접 가서 잡아오는 출장 서비스까지. 근데 너무 많이 잡아 온다. 무코다 씨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지구에 있을 때 샐러리맨이라더니 호텔 요리사 뺨치는 실력을 보여주죠. 매번 새로운 음식이 등장합니다. 그 냄새에 이끌려 들개(밥 줘 님)가 찾아왔고. 밥해주느라 등골 빠지겠지만(매 끼마다 고기 몇키로식 해다 받쳐야 됨), 고블린이 너무나 무서워서 트라우마까지 얻어버린 무코다 씨에겐 든든한 보디가드죠. 하지만 이세계에 왔으니 마법이라도 써볼까 파이어볼 썼더니 성냥불이 켜져서 쪽팔려 하고 있는데, 대놓고 코웃음치는 밥 줘 님. 이런 장면들이 매우 웃겨 줍니다. 당분간은 무코다 씨 마법 선생님이 되어 준다는군요. 문제는 너무 스파르타식이어서 트라우마가 가실 날이 없다는 거.



가다가 슬라임을 주웠습니다. 식충이라고 부르려니 미안해지는데, 2호가 되겠습니다. 이세계 하면 슬라임을 빼놓을 수 없죠.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무코다 씨는 그를 식기세척기로 쓰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녹여 버렸지만, 식기를 엄청 반짝반짝하게 잘 닦거든요. 지구산 식자재 포장지도 잘 먹습니다. 음식 쓰레기도 잘 먹고. 천벌받을 무코다 씨.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한테 뭘 시키는 건지. 1권 이후 뭐가 또 나올지 모르겠는데, 1권 한정으로 보면 마스코트입니다. 하는 행동을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되죠. 순한 고양이 같기도 하고. 하지만 성장을 하니 무서운 종족이 되어 버립니다. 황산을 쏘는 슬라임이라니. 무시무시합니다. 황산으로 바람구멍(주로 사람)을 내버리거든요. 그리고 3호의 등장, 이세계물이니까 여신도 빠질 수 없죠. 그녀는 용사를 소환하지도 않았고, 1권 이후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흑막(최종 보스)도 아닙니다. 여신이 바라는 건 그저 무코다 씨가 먹고 있는 단팥빵, 너무나 먹고 싶어서 꿈에도 나올 지경이죠. 그래서 신탁을 내렸습니다. 어느 여신이 단팥빵 먹고 싶다고 신탁을 내린단 말인가. 하는 행동이 코스노바의 아쿠아 느낌이 납니다. 밥 줘 님은 여신 이야기가 나오면 엄근진이 됩니다. 그야 가호를 받고 있거든요. 느낌으로는 여신 사역마 같기도 하고. 여신이 단팥빵을 바란다고 얼른 바치라고 닦달합니다. 이 먹보 개나, 여신이나 먹는 걸 억수로 밝힙니다. 등장 신 80%(아마도)는 먹을 거 달라고 조르는 거니 말 다 했죠.



맺으며: 페르 (밥 줘 님) 몰래 뭘 먹었더니 코를 킁킁거리며 나 빼고 뭐 먹었지? 하는 부분이 압권이었군요. 먹보 두 마리가 있으니 밥해주다 하루가 끝날 거 같은 이야기는 이 작품의 최대 흥미 포인트입니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세계에서 지구산 인터넷 쇼핑이라는, 사기에 가깝고 지루한 설정이라고 비판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리 퀄리티 표현이 우수하고, 맛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디테일한 설명, 먹보 두 마리 + 단팥빵에 눈 돌아간 여신이라는 흥미 요소를 넣음으로써 그런 비판을 희석 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여느 이세계물의 틀을 밟고 있지만(모험가 등록, 마차 습격 같은), 능력 싸움보다는 요리와 먹보에 집중한다는 차별점을 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점이죠. 그리고 또 하나 특징으로는 일단 1권 기준으로 히로인이 없다는 것입니다(여신 빼고). 시작하자마자 마을 여자애랑 만난다거나, 전생해서 여자들에 둘러싸인다 같은 것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좋았군요. 길드 접수원조차 무코다 씨를 아무런 감정 없이(오히려 마이너스) 대하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인간관계는 이런 식이어야죠. 다만 무코다 씨가 만드는 음식의 주재료 중 상당수가 지구산이고, 이는 신문물 전파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군요. 라노벨이 비판받을 때 주로 언급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물론 필자는 이런 부분에서는 중립이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아무튼 라노벨 한 권 읽는데 보통 3~4일 걸리는 필자인데, 본 1권은 반나절도 안 걸릴 정도로 술술 읽혔습니다. 재미없어서 대충 읽은 게 아니라 그만큼 흥미로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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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21 - S Novel ㅣ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21
오모리 후지노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김민재 옮김 / S노벨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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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외전인 소드오라토리아 16권을 먼저 보고 본편 21권 읽는 걸 추천합니다. 이번 21권은 그동안 소드오라토리아에서 [로키 파밀리아]를 괴롭혔던 [더럽혀진 정령](이하 정령) 최종 엔딩이거든요. 소드오라토리아 15권에서 이 정령과 최후의 일전을 벌여가던 [로키 파밀리아]는 궤멸을 맞이했었죠. 이번 본편 21권에서는 간신히 살아 돌아온 '레피야(외전에서 주인공이자 히로인)'에 의해 사건 전말이 전해졌고, 이에 길드는 [로키 파밀리아] 구출과 정령 토벌이라는 총력전이 개시됩니다. 하지만 장소는 던전 60계층. 도시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모험가들이 갈 수 있는 층은 대략 30계층 정도. 60층은 아무나 못 갑니다. 가려면 고레벨 모험가 수십 명에 달하는 파벌 연합을 꾸려야 하고, 물자도 어마어마하게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로키 파밀리아]는 궤멸했죠. 그 이유가 이번 21권에서 밝혀집다. 외전 소드오라토리아에서 정령이 줄곧 원했던 것. 그것을 위해 이 정령은 1권(외전)에서 지상으로 몬스터를 진출 시켰었죠. 그럼 이 정령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직 던전 도시 오라리오가 생기기 전(대략 1천 년 전), 신(神)계에서 파견되어 던전 조사하러 갔던 정령이 몬스터에 먹혀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1천 년 동안 정령들을 흡수하며 타락을 거듭해왔고, 이제는 던전 전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었죠. 이에 [로키 파밀리아]를 주축으로 해서 토벌대를 꾸렸으나, 이게 안 좋아던 것입니다. 정령이 노렸던 것은 '아이즈'였거든요. 



그녀 아이즈는 60계층에 있습니다. 아이즈는 주인공 벨이 모험가로서 성장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죠. 1권에서 '베이트'에게 쪼렙 주제에 아이즈 넘보지 말라며 호되게 까였던 게 트라우마가 되었고, 죽자 살자 노력하여 모험가로서의 지표(벨에게 있어서)나 다름없었던 미노타우로스를 쓰러트리는 경지에 이르게 해주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도시 외벽에서 수련과 조언도 아끼지 않았던 그녀, 동경을 키워왔던 그녀가 60계층에 있습니다. 정령이 왜 그녀를 노리는지는 21권 메인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들 거 같습니다. 살아는 있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 몰려 있죠. 도시는 총력전에 돌입합니다. 앙숙 관계를 내려놓고 일치단결하여 그녀를 구출할 선발대를 꾸립니다. 그 선발대에 주인공 벨과 레피야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험가들은 그들이 나아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고기 방패를 자처합니다. 아이즈가 살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 단순히 그녀가 사망하는데 그치지 않고, 24시간이 지나면 정령에 의해 던전 도시 오라리오도 같이 궤멸할 처지에 놓입니다(분석이 아니라 작중 언급됨). 벨과 레피야는 타임 리밋 24시간 안에 아이즈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60계층까지 가는 데는 그리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모험가들이 죽자 살자 길을 만들어 주었거든요. 그리고 도착한 60계층에서 이들은 지옥을 보게 되죠. [로키 파밀리아]등 파벌 연합을 궤멸 시킨 정령입니다. 그들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선발대가 정령의 상대가 될까요. 



스포일러 안 하고 리뷰 쓸려니 힘들군요. 결국 요점은 사실상 아이즈의 구출 작전이 됩니다. 겸사 그 외 사람들이 살아 있으면 같이 구출 하고요. 외전(소드오라토리아)에서 정령은 줄곧 아이즈를 노려 왔죠. 그때의 느낌으로는 정령이 아이즈의 엄마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었는데, 진행도 그런 착각을 불러오기도 했었고요. 근데 본편인 이번 21권에서는 다른 설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듭니다만. 사실 1천 년 전에 타락한 정령이 어떻게 인간(영웅)의 아이를 낳을까 싶기도 했군요. 설마 아이즈 나이가 1천살이진 않을 테죠(타락하기 전에 낳았을 경우). 아무튼 정령에 대한 내막은 외전 16권을 봐야 할 거 같은데, 주문 해놨으니 다음 주 중으로 알 수 있을 듯하고. 그보다 이번 21권에서는 벨과 레피야의 용기 차이가 좀 많이 흥미롭습니다. 외전에서 레피야가 보여주는 활약은 벨과 비교가 되지 않죠. 다중 영창과 고정 포대로서의 활약은 손에 땀을 쥐게 해주었는데, 21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 줍니다. 반면 경력이 짧은 벨은 주저주저, 머뭇머뭇 좀 많이 답답한 모습을 보이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37층 밑으로 내려가 본적도 없고, 용 몬스터가 58층에서 7계층이나 뚫으며 51층에 있는 자신들을 노려 레이저 포를 쏘는 걸 보면 오금이 저리겠죠. 근데 레피 시야는 이미 외전에서 경험해 본 것, 포격이 올라오고 있는데도 주저 없이 뚫린 구멍으로 뛰어내리자는 레피야의 말에 벨의 아연실색하는 장면은 유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맺으며: 외전 소드오라토리아를 읽어야 레피야의 각오가 남다르게 다가오고(굉장한 성장을 이루었죠), 아르고 노트(1~2권)를 읽어야 영웅에 대한 것에 조금 이해되지 싶군요. 둘 다 중간중간 관련 장면과 언급이 좀 있어요. 여기서 영웅이란 흔히 나라를 구하는 것보다 소탈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작은 영웅 같은 이야기 같은 건데, 그러니까 아이즈에게 있어서 영웅이란?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재미를 느끼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 읽고 나서야 아!! 하는 느낌이 들었던 장면이 있는데, 이번 최종전에서 정령이 '하늘을 보고 싶다'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본편 제노스(말하는 몬스터) 편에서도 등장하는 대사죠. 그땐 제노스들이 읊조리는 말인가 했었는데, 21권을 보고서야 정령이 말했다는 걸 알게 되었군요. 그땐 복선인 줄도 몰랐지만, 여기서 회수를 하네요. 아마 이런 복선이 소소하게 들어 있지 싶은데 다른 복선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본 이야기인 정령 부분은... 애들 다 죽일 건가 싶을 정도로 지옥을 보여주는군요. 필자 어휘력이 개판이라 자세히 표현은 못 하겠지만, 아무튼 지옥이 펼쳐집니다. 다만 소드오라토리아만 못한 느낌이었지만요. 벨은 이상한 스킬이 새로 발현돼서 오체분시 될 정도로 고생을 엄청 합니다. 사실 60층까지 내려가면서 보이는 히로인들마다 작업질(심지어 레피야까지)을 하고, 중요한 장면에서 머뭇머뭇 거려 이 시키 한번 죽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는 쾌재를 불렀군요. 레피야는 외전에서 벨만큼 고생을 많이 하는데, 본편에 와서도 고생을 엄청 합니다. 아마 본편, 외전 통틀어 고생을 제일 많이 하지 싶군요. 이번엔 벨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고생하고요. 그래도 라이벌 선언한 후 서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좋았군요. 어쨌거나 도서 페이지 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소책자 부록까지 합치면 여느 라노벨 3권 분량쯤 되지 싶습니다. 문제는 60층 도착까지 분량을 거의 2/3를 쓴다는 것이군요. 그렇다고 큰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 총력전이다 보니 출연자도 많고, 이해 당사자들 문제도 있으니 어쩔 수 없겠죠. 근데 이렇게 고생한 것치곤 엔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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