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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동의보감 - 3분 만에 들려주는 오늘의 한방치료 ㅣ MBC 라디오 동의보감 1
조기호 지음 / 부광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쉰 아홉 번째 서평
라디오 동의보감-조기호
아는 만큼 건강해진다.
건강해야 오래 산다는 말이 맞는 말일까? 바닥에 뭐 칠할 때까지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비약일까. 아니면 암울한 히스테리에 불과한 것일까. 평균 백세시대가 곧 온다는 말은 이제 가상의 현실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40년만 더 사시오, 라는 말보다는 100세까지 사시오, 라는 말이 더 솔깃하게 들리지 않을까. 인간의 세포는 얼마정도 재생이 된다 하지만, 기존세포 자체의 노화 현상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서양의학이나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 질병의 치료와 함께 생활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에까지 줄곧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비단 긍정의 비약이라든지 암울한 히스테리의 결과에 기인하는 것이라 한들, 어쨌든 생존을 비롯한 삶의 진솔한 가치추구는, 달리 그 어떤 것을 빗댄다 한들 비교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조기호의 <라디오 동의보감>은 모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익숙한 기억으로 자리한 방송내용을 책으로 새롭게 편집한 것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근간에는 난청지역에 사는 까닭에 부득 라디오를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십여 년 전께는 버스에서 친절하신 기사님 덕분에 늘 이 방송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차분하면서 가볍지 않았던 목소리, 방송 시작할 때마다 들렸던 <라디오 동의보감>만의 오프닝 음악도 아직 친근하다.
인간은 태어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질병을 앓게 되는 것일까. 어떤 이는 평생 죽을 때까지 모르고 갈만한 질환도 있을 테고, 혹 어떤 이는 책 속에 소개된 증상의 50프로 정도쯤 경험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사실상 이 많은 질환을 경험하기에는 인간의 수명이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일 정도로 조기호의 <라디오 동의보감>편에서는 정말 무수히 많은 질병(질환)과 그에 맞는 한방처방을 소개하고 있다.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질환에서부터 시작해서, 생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면서도 꼼꼼하게 분석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서술되고 있는 것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하나의 질환을 소개하고, 질환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는데 있어 비슷한 다른 질환과 혼돈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려내기에 더욱 신중하게 병을 읽어내고 치료해야 하는 것을 강조한다. 기본적인 틀은 비교적 간단하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먼저 질환을 제시하고 각각의 질환에 맞는 한방처방(약재와 침술)을 내리는데, 이 과정에서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와 이러한 약재 하나하나의 특성과 효능 및 효과까지 정리하고 있다.
단순하게 목감기나, 배탈이나 수족냉증을 비롯해서 남성불임이나, 미병(의학적 근거 없이 아픔을 호소하는 질환)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공황장애나 우울증까지 동양의학인 한의학의 적응도는 그 한계가 없어 보인다.
책을 통해 느낀 점은 아마도 이런 것들이 아니었을까. 서양의학에 대중화에 살짝 지위를 좁혀가야 했던 한의학이 기실은 뿌리 깊은 전통의 견고한 학문으로 폭넓은 대중화에 힘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 첫 번째요. 생각 외로 한의학이라는 분야가 서양의학 못지않게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것을 새롭게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 두 번째 요지가 될 것 같다.
한의학에서도 외과적 치료분야가 있었다는 점, 서양의학의 예방주사와 비슷한 예방치료와 함께 면역력증강을 위한 차원에서 기존의 알고 있었던 한의학의 인식을 달리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책은 일반 대중들에게 질환에 대한 한방의 적응도를 소개하면서 한의학의 가치를 새로이 보여주려는 저자의 책임감이 담겨져 있는 듯하다. 다만 일반인이 임의로 한약재를 구입할 때의 문제점이나,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얕을 선지식으로 한의원에 몸담고 계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라는 심심한(^^) 노파심 하나가 생겨난다.
역류성 식도염과 안구건조증과 안염증, 겨울만 되면 운신하기 어려운 내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일 듯싶다. 일절하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정말이지 포기하기 어려운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