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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쉰두 번째 서평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실리어 블루 존슨, 신선해 역
프롤로그 모음집
흥미로운 책임에는 틀림없다. 세간의 호기심을 순간이라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문학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라고 할 수 있을까.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가 담겨진 책이다. 저 유명한 어느 작가의 무슨 무슨 문학작품이 세상에 탄생하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가 지금 오롯하게 당신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면, 구태여 뒷걸음쳐 도망갈 사람은 많지는 않을 듯 싶다. 어쩌면 호기심이란 고약하면서도 위태로우며, 혹은 천진스런 복잡 다양한 인간의 심리가 녹아든 감성일지도 모른다.
책의 저자 실리어 블루 존슨은 책에 담겨진 비화가 백퍼센트 사실성을 추구한다기보다는, 한 작가의 사상과 생각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지에 더 초점을 맞춰달라고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오래된 기억이란, 자주 혼돈을 가져오는 법이지 않은가. 각설하고 너그럽게 수용하는 여유를 좀 챙겨야 할법하다. 적어도 우리가 지금 물리학의 공식을 대입해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든지, 수학의 연산을 풀기 위해서 책상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구성면에서 ‘번쩍 스치는 황홀한 순간’,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현실 속, 그와 그녀의 이야기’,‘ 어둠 속 저편, 영감이 떠오르다’, ‘영감을 찾아 떠난 위대한 여정’, ‘내 삶의 현장이 곧 이야기다’. 라는 소 제목으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싣고 있다. 책의 내용면에서 혹은 작가가 어떠한 계기를 통해 작품을 완성해나갔는가에 따라 구분지어진 듯한 느낌이다.
책은 우선 익히 잘 알려진 문학작품을 선두로 이목을 끈다. 그 첫 장면을 장식하는 작품이 바로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다. 잠시 책에 등장하는 문학작품을 살펴보자.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해, 보물섬, 왕의 귀환으로도 알려진 영화 ‘반지의 제왕’의 문학적 모티브가 된 작품 ‘호빗’, 정치적 성향을 갖고 문학작품과 현실 사회적 비판이라는 논지로 자주 거론되어왔던 ‘동물농장’, 소녀취향이 물씬 풍기는 ‘오즈의 마법사’ 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근깨 빼빼마른 이라는 가사로 기억되는 ‘빨강머리 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작품을 설명하는 동시에 작가에 대한 이야기, 작가와 그 주변의 상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편의 문학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비교적 객관적 시각으로 차분하게 그려가고 있어 안정감 있게 잘 읽힌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다만 이런류의 책은 다양성과 포괄성을 갖는 동시에 깊이감에서는 아쉬움이 남기 쉽다는 점에서 장단점을 동시에 갖는 듯하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는 말이 생각난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라 했던가. 한권의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문학작품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볼 욕심이 커진다.
이를테면 책은 일종의 프롤로그 모음집처럼 보인다. 본문으로 이어진 내용을 접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시간적 요소와 더불어 심적인 요소의 투자가 필요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