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이제 걱정하지 마 - 엄마가 쓴 어린이를 위한 심리 치료 편지
강선영 지음 / 생각을담는어린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마흔 여섯 번째 서평

괜찮아. 이제 걱정하지마-강선영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어떻게 시작을 하면 좋을까. 겉치레 없이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적어보고 싶어진다. 엄마이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함께 이야기하고 껴안아주는 일을 하는 상담치료사 강선영의 책은 어딘지 모르게 살짝 절절한 느낌이 감돈다.

그것은 내가 아이들을 키우는 동시대의 부모 그리고 엄마라는 같은 포지션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자 강선영은 아들 예준에게 대화하듯 글을 풀어나가고 있다. 잦은 전학으로 급우들 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어려움을 경험하는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엄마이면서 동시에 상담치료사의 자세로 아들과의 거리감을 조금씩 좁혀 대화하고 마음의 교감을 이어간다.

책은 비교적 어려운 심리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대화를 이어감에 있어(글을 써 나가는 데 있어) 아들을 비롯한 또래 아이들 내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표현과 문체를 비교적 쉽게 풀어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경험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이론적으로만 무장한 딱딱한 분위기 보다는 친근함이 먼저 와 닿는 듯싶다.

  책속에서는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대상을 작가의 아들 예준으로 설정을 했지만 기실 책은 우리 주변에서 함께 호흡하는 모든 아이들을 함께 바라본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에게까지 손을 내밀어준다.

  아동과 청소년의 문제는 비단 그들만의 국한된 문제성향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문제의 발단 원인과 동기를 살펴보면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데, 따라서 가족 구성원중 한 사람이라도 심리치료를 받게 되면 다른 가족들도 한두번 쯤은 상담을 받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서 기인한다.

우울증, 열등감, 왕따, 따돌림 가슴에 상처가 되어 화인처럼 흔적으로 남는 건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그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중 받기 원하는 존엄한 인격체이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통해. 지나간 시절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고 또 한편으로는 눈으로 감지할 수 없는 앞으로의 시간의 어떤 모습을 상기하게 된다. 예민하기 그지없는 아들은 자존감이 낮고 늘 불안해하며,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눈물은(녀석의 별명은 수도꼭지다) 진정하기 까지 시간이 필요한 편이다. 찬은 예민하고 너무나도 쉽게 상처 받곤 한다. 그것을 성격이라 하고 그 아이만의 성향이라고 위로받고 있기는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나는 내 아이가 앞으로의 생활을 나름대로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양육과 관련해서 아동 심리책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일정부분 반성하는 마음 한 구석에 안도의 심정을 담아내곤 한다.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내성적인 성격이라 하더라도 그 내면에는 그들만의 개성이 있고,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만의 개성을 알아내 끄집어 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나는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진다. 이젠 더 이상 엄마를 닮아 내성적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강선영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부드럽다. 엄마라는 자리에서 늘 외롭게 힘들어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혹은 부모의 이름으로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저자 강선영은 나직하게 말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혹 있을지 모르는 숨겨진 상처까지도 찾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그 변화를 꾸준히 감지하며 아이가 힘들어할 때면 언제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세요... 라고.

 

 

  빈말이지만 나를 늘 중얼거린다. 사람이 사람노릇 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부모의 위치에 서야 하는 일이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기본권 중에서 행복추구권이라는 게 있다. 혹 그 누구에게도 비난받지 않고, 그 누구에게서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도 포함 가능할까. 설사 상처받았다고 하더라도 단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연기하듯 그렇게 살라고 주문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도 있지만 솔직히 그러기에는 이놈의 인생이, 조금은 불쌍한 내 내면이, 안쓰러운 내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이 정말 매몰차게 장외로 내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디에서 쉴 수 있을까 하는 딴지가 생겨나는 거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많았지만 결국은 한가지로 집약된다. 상처가 있으면 스스로 인정하고, 극복해내라 한다. 가족과 함께. 부모와 함께. 엄마라는 존재감과 함께. 그리고 ‘언제나 네편’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라는 것이다.

 

 

  집으로 향하기를 갈망하는 도로시가 구두 뒤축을 부딪히며 외웠던 주문처럼, 간절한 염원을 담아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그러니 힘내라’ 라는 말을 언제까지나 들려주라고 말하는 듯하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 찬.. 린....

엄마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너희들 편이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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