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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이 좋아하는 오늘의 면 요리 - 네이버 최다 검색 면 요리 메뉴를 파워블로거 요안나가 쉽고 맛있게 ㅣ 4천만 요리책
이혜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아흔 여덟 번째 서평
4천만이 좋아하는 오늘의 면 요리-요안나 이혜영지음
면 요리 같이 드실래요
면 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책이지 않을까. 세상에 면 요리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던가 새삼스럽게 놀라게 된다. 그동안 내가 알고 만들어 먹었던 면이 들어간 음식은 손가락 다섯 개만 있으면 다 꼽을 정도로 그 종류가 적었다.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대부분의 요리책은 비슷한 패턴을 갖는다. 그나마 예전에 접했던 요리책이 잡다한 요리를 한꺼번에 소개하는 형식으로 질보다는 양을 우선으로 했던 분위기였다면, 최근에 출간된 요리책 몇몇을 접하고 느낀 점은 양보다는 질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람들의 기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서 전문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요리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아직도 10년 전 신혼시절에 샀던 거대한 백과사전크기의 요리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무게를 따지자면 한손으로 들기에 조금 벅찼던 묵직함과 내용면에서는 각종 찌개, 국, 반찬, 손님접대요리까지 그 종류를 총망라하고 있는 이 백과사전식의 요리책은 아직도 책꽂이에 누워있다. 문득 책에게 한번 물어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최근에 나오는 후배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지?
시대적 흐름에 의해 요리책에도 변화가 느껴지는 것까지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까닭에 나는 낡은 요리책도 끼고 사는가 싶다.
4천만이 좋아하는 면 요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은 곁들임 요리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그 종류만 백 가지가 훨씬 넘는 다양한 면 요리를 소개한다. 인터넷상에서 이미 저자의 요리가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현실이지만 정작 내 심중을 끌었던 부분은 프롤로그에서 만났던 저자만의 진정성과 성실함이었다. 오래전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차분하게 써내려간 글의 느낌이 좋았다’고. 나는 색다른 요리재료를 가지고 눈에 번쩍 빛이 날 정도로 화사하게 꾸미기 좋아하는 요리보다, 내 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보다 쉽게 만들어볼 수 있는 요리를 더 좋아한다. 어설프고 낯선 것들과의 대면보다는 친숙하고 익숙한 요리를 만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요리책의 올바른 가치라고 믿는가보다. 요리책에까지 가치를 운운하기는 좀 어설픈가.
각설하고, 이 책을 접하는 이들은 성실한 작가의 배려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면 요리를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이러한 요리책에서의 배려라 함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쉽게 접해왔던 부분이기는 하다. 때문에 어쩌면 꼭 들어가야 할 부분이 되었는지도 모르는 계량에 관한 것들과, 기본적인 양념과 소스, 육수내기 식의 내용은 약방의 감초처럼 여러 번 접하게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이혜영의 책은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됐다. 주제가 면 요리다보니 다양한 면의 종류를 소개하고, 쫄깃쫄깃 면 삶는 법을 추가한 것이 그것이다.
책은 4천만이 검색한 ‘베스트 면 요리’, ‘소면&칼국수 요리’, ‘우동면&생면요리’, ‘파스타 요리’, ‘라면요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비 면 요리’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면 종류에 따라 삶은 물의 미세한 양까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요리tip과 요리과정에서 따로 알아두어야 할 사항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주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듯한 저자의 레시피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한다. 김치를 활용한 국수와 칼국수 또는 김치가 들어간 파스타 같은 음식은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굴이 들어간 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듯해서 유독 침을 흘렸던 음식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은 어디에 가든지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꼬맹이들을 위한 맵지 않은 국수로 소개된 ‘간장비빔국수’와 사골이 들어가 진한 국물이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사골칼국수’가 까다로운 녀석들의 구미를 당기지 않을까 싶다.
면의 종류에 따라 같은 재료를 써도 그 맛이 달라지는 걸까. 책을 두루두루 살펴보다보면 비슷한 재료를 부재료로 삼고 있으면서 면의 종류를 달리한 음식들이 눈에 보인다. 예를 들면 굴이 들어간 국수와 굴 우동과 같이 비슷하거나 동일한 부재료를 쓰면서 면의 종류를 달리한 요리가 제법 눈에 띈다. 스파게티 면을 사용한 다양한 크림 스파게티 요리와 라면을 사용한 크림소스라면도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다른 맛을 전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많고 많은 요리 중에서 나는 당연 ‘굴국수’를 꼽았지만, 아이들은 빵 속에 들어간 파스타 ‘파네파스타’를 꼽았다. 좋은 아이디어다. 식감의 다양성이라는 낙서를 별 모양의 표식과 함께 적어놓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빵 속에 크림스파게티를 넣었으니 다양한 식감을 선사하는 것과 함께 아이들 호기심도 자극할만한 좋은 요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단 그릇으로 써야하는 빵을 구하는 일이 일이긴 일이겠다.
게으른 자의 푸념일까. 사진 속에 뜨거운 김이 막 솟아오르는 듯한 음식을 바라보는 일은 흐뭇하다. 어느 마음씨 좋은 사람이 맛나게 한 그릇 만들어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욕심내지는 허망한 푸념 한 자락이 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