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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아흔 한 번째 서평
글쓰기 클리닉 -임승수 지음
시원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글쓰기와 관련된 책은 비교적 잘 읽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의 커다란 틀에 의식을 가두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글쓰기와 관련한 책을 고의적으로 멀리했다면 고약한 발상일까. 일절하고 나는 글쓰기에 있어 무엇보다도 자유를 중요시 하고 있다. 설사 그것이 글에 있어 한 비유를 들자면 어떤 방종이나 또는 방탕에 가까운 결과를 자초하는 한이 있더라도 언제나 시작은 형식과 제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바람이 불었다. 글쓰기와 관련한 책을 붙잡고 읽고 있으니 이 무슨 휑한 바람일까. 혹 무겁지는 않을까, 따분하지는 않을까, 새로운 틀에 갇히지는 않을까. 노파심에 불안감에 끊임없이 섣부른 판단들이 줄을 지어 달려들었다. 하지만 곧 떨어져나간 듯한 인상이다.
임승수의 책은 시원시원 글 읽는 맛이 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존의 틀에서 살짝 벗어났다고 해야 할까. 기존의 글쓰기를 강조해온 책에서 풍기는 무게감은 가볍게 날려버리고 책은 산뜻하리만큼 가볍게 출발한다. 이공계를 전공했기에,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몸소 체험을 했다는 저자 임승수. 그의 과거 전공과 현재의 글쓰기가 바로 이 책의 승부수인지도 모른다.
저자가 스스로 겪으며 터득한 노하우를 거침없는 필력으로 써내려간 책은 솔직히 글과 관련한 평범한 자기계발서임에는 틀림없지만 밉지가 않다. 무도회장에 패치코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면, 그는 당연 패치코트를 벗어버리고 하이힐을 창문너머로 던져버릴 사람이다. 그리고도 흥쾌히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사람이다.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이럴 땐 이렇게 써라(업무편, 생활편), 문장강화 라는 큰 틀로 구성된 그의 저서가 유독 주목하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쓰는 입장에서의 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임승수 그의 머릿속에 들어차 있는 것은 글을 쓰는 내가 아닌 내 글을 읽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였다.
책 한권에 여러 번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목적에 맞는 글을 쓰라는 것인데, 이 역시 글을 읽는 사람을 위한 배려라 할 수 있지 않은가. 흔히 글을 잘 쓰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주체가 되어 작가도 독자도 나라는 존재에 한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쉬운데, 저자는 그 점을 확연하게 꼬집어주고 있는 듯하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임승수 그의 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듯하다. 쉽고 명쾌하게 접근하기를 원했던 그의 바람대로 책은 걸리는 대목 없이 시원하게 술술 잘 넘어간다. 다만 간결함에 너무 찔러 넣기 식의 느낌이 남는 듯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가 하는 말은 세태에 꼭 들어맞는 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