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의 재발견 - 불온한 과학자들의 우연하고 기발한 발견들 딴짓의 재발견 1
니콜라 비트코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애플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아흔번째 서평

딴짓의 재발견-니콜라 비트코프스키/양진성 옮김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 이야기


니콜라 비트코프스키는 작가겸 물리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인문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설명하는 재주를 지녔다는 소개문이 눈길을 끈다.

쉽고 재미있는 과학이라는 수식이 이 한권의 책이 갖는 주제와 특징을 비교적 잘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은 28가지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그 중에는 찰스 다윈과 그의 가계를 소개하는 이래즈머스 다윈처럼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이 중복해서 등장하기도 한다. 다양한 과학의 시초 내지는 초기 과학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순간들과, 깊이 몰입했던 이들의 숨겨진 이야기 모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리학, 우주와 관련한 천체학, 화학, 생물학 등등 다양하면서도 세밀하게 뻗어나가는 과학 분야를 비교적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획기적인 이론을 찾아내 과학계나 의학계의 큰 획을 지을만한 위대한 업적을 일궈낸 이야기라든지, 현대 과학의 탄탄한 모티브가 되는 이론의 창시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책 한권을 통해 가득 들어차있다.

쉽게 쓴 과학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은 딱 들어맞는 말이다. 전문적 용어와 해설은 저자의 의욕만큼이나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테면 깊이 들어가 설명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 듯하다. 어느 한 이론에 대해 몰입해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노라면 저자의 의도에서 곧 벗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형식면에서는 비교적 단순하게 과학적 원리와 그 분야에 뛰어났던 인물과 그들의 일화를 소개하는데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어쩌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정신이 없어보인다. 책은 한 주제를 놓고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나의 주제에 맞게 이야기를 하는가 싶으면, 저자는 어느새 새로운 인물들을 줄기차게 소개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라든지, 동시대의 경쟁자 또는 같이 연구하던 누구, 가족이나 친구들의 이야기, 더 나아가서 한 인물이 속한 사회적 배경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정말이지 한 챕터 안에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수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까닭에 책을 읽어가다보면 A에 대한 이야기인지 B에 대한 이야기인지 순간 혼돈이 올 때도 있었다. 은근슬쩍 B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저자의 글쓰기 패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번역에 의한 결과인지는 잘 모르지만, 한 주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이 많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웃한 챕터와 크게 구분 짓지 않고 두루두루  책 한권 안에서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자가 과학이론만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 즉 예술적 측면이라든지 마술 같은 이를테면 비과학적인 분야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몰입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다분히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는 저자의 바람처럼 어디까지나 재미를 논하는 자리에서 한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을 원했지만 어쩐지 결과적으로 너무 가벼워진 것은 아닌가, 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찰스 다윈의 가계에 대한 이야기나 소설가로 알려진 에드거 앨런 포의 과학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접했던 부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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