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 Just married를 위한 결혼 생활 가이드북
릴로 & 제라드, 수잔 셀리거 지음, 강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예순 다섯 번째 서평

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릴로&제라드 리즈 공저




결혼에 대하여

 -가볍고 명쾌한 지침의 모음




 행복하고 좋은 결혼생활에 대한 유쾌한 답변이 과연 있을까. 독신주의자가 아닌 이상 누구나 결혼에 대한 분홍빛 환상을 가지고, 사랑하는 인연을 만나면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결혼이란 또는 결혼생활이란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은 아닌 듯싶다. 결혼준비 과정은 때에 따라 감정이 폭발하는 시기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시기라는 생각을 한다. 고비를 넘어 결혼에 이른다고 해서 반드시 앞길이 창창하게 밝아야 한다는 이론도 맞지 않는 게 현실이 아닌가.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보다 한편으로는 조용하면서(?), 바람직한 결혼생활을 위한 이상적인 지침을 얻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늘 티격태격하고 싸우는 우리 부부에게 분명 가치 있는 조언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는 의욕과 일종의 호기심 때문이었던가 싶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여느 부부에게 결혼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되었다는 소개로 첫문을 여는 책 ‘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는, 사실 이미 결혼을 한 기혼자들 보다는(기혼자들에게만큼은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어쩌면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라는 웃지못할 우려감도 노파심에서 떠올리게 된다) 결혼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이들에게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책은 ‘결혼에 관한 자기계발서’ 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을 위한 책 중에 결혼을 소재로 한 책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이상형의 배우자 찾기. 결혼 전에 점검해야 할 필수사항, 즐거운 인생 함께 만들어가기’ 등 세 파트별로 구분하고 있으며, 각 파트별로 세부적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기 자신을 준비하기, 핵심 사항 여섯 가지에 합의하라; 종교, 돈, 섹스, 자녀, 여가활동 용인 가능한 행동’ 등을 논함에 있어 그 아래 더 자잘한 부분까지 부연설명을 하고 있는 형식이다.

 

 작은 부분까지 설명하고 있기에 이로 인해 책에 대한 인상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준비해야 할 모든 것들이 총망라되었음에 이는 긍정적 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책에서 설명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경험하고 생각하며 정리한 이론일 뿐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고개를 내밀곤 했던 까닭은 왜일까. 이 말끔하게 정리된 이론들이 과연 수천의 수만의 생각과 인식으로 창조되어 살아가고 있는 개개인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나만의 신념일까.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어 상대를 위해 사랑을 지킬 것을 이야기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해가며, 행복한 결혼 생활(이 표현조차 너무 자주 등장하는 바람에 왜 그런지 살짝 삐딱선을 타는 동기가 된듯하다)을 발전시켜가기 위한 많은 요소들을 풀어가고 있다. 때문에 책은 적어도 결혼에 대해서만은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한 백과사전 쯤 되는 분위기를 지닌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책의 장단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인생 선배들의 다양한 실 경험들이 실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은 처음의 목적에 의해 약간은 획일적으로 잘 만들어진 그물망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사랑에 눈꺼풀이 떨리는 전율을 온몸으로 부비며 느끼는 시기의 청춘들에게는 달콤한 사탕처럼, 중요부위의 키포인트 정리처럼 책은 꽤 요긴하게 쓰일 듯싶다. 그리고 결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끊임없이 서로에게, 또는 자아에게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결전을 벌이고 살아가는 기혼자들에게는 잊고 있었던 것들을 새삼 다시 확인하게 하는 순간을 선사해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화해와 용서보다는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다시 남편과의 보이지 않는 투쟁을 벌일 것을 계획하고 있는 듯하다.

  “이봐요. 책에도 이렇게 적혀 있잖아요.!”

  “뭐라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당신은 왜 그런 책을 보는 거지?”




 현실은 늘 이상과의 거리감을 둔다. 책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도 있겠지만, 사실 결혼생활이란 실질적인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부딪치며 깨지고, 다시 용서하고,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비록 피 터지는 감정의 충돌이 생긴다 하더라도 살다보면, 살아가다보면, 책의 꼼꼼한 지침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결혼생활에 대한 정직한 조언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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