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 위기의 순간, 나라를 살린
신동준 지음 / 북클래스(아시아경제지식센터)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예순번째 서평

臣의 한수-신동준 지음




간신(諫臣)들의 풀 스토리

 간신-임금에게 옳은 말로 간하는 신하




그들의 매력은 무엇인가. 아니 그들이 지닌 심오한 마력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참 잘났다. 똑똑하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다.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저 가열찬 카리스마 앞에서 의연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은 외적인 풍미에 한하지는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섣불리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고혹감이 서린 이지적인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는 것은 분명 진정성이 묻어나는 인간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겉치레가 심한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은 유명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보다는 오래전 어느 라디오 연속극 중에서 주워들은 글귀였다.

“에. 그러니껭. 나라가 잘 살라믄 사람이 바로 서야 되는 것이고, 사람이 잘 되려면 집안이 바로 서야 하는 법이여... 수신제가를 잘 해야 치국 평천이라 그 말이여!”




이쯤에서 책의 가치를 뜯어볼까 한다. 수신을 위해서 또는 정치와 경제의 한 중심이 아니더라도 내 선 자리에서 나름대로의 가치를 찾아 치국을 위한 행보를 위해서 한번쯤 (아니다. 한번은 너무 조금이다 싶다. 여러번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다독도 좋겠다)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북 클래스에서 출간된 신동준 저 ‘신의 한수’는 시원시원한 글쓰기의 연속이다. 주저함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봇물 터지듯 풀어내는 해박한 중국사의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듯했다.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조선사 그것도 일정부분에 한정된 책읽기에 사로잡혀 있는 현실 앞에서, 내가 접한 신동준 식의 중국사 이야기는 새로운 고전여행의 한 루트를 만났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책은 제, 초, 정, 오, 월, 진, 조에 이르기까지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하는 많은 나라와 그 나라의 국권의 기틀을 잡고 흥망을 좌지우지 해왔던 지략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나라를 대표할만한 지략가 즉 뛰어난 신(臣)의 선택과 그 인물들의 활약상을 소개함에 있어 고전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으나, 쉽게 풀어 해석하고 다양한 예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 흔히 고전에서 갖는 선입견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을 듯하다. 특히나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책의 중간 중간 저자의 역사적 관점과 더불어 현대 사회와의 시대적 특징과 잘 접목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보자면 책은 역사서의 형식을 빌려왔으나 엄밀하게 봤을 때 정통의 역사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삼성이라는 대기업 이야기와 더불어 천민자본주의라는 어휘 선택의 표현등. 저자의 역사관과 개인적 사고의 피력이 같은 공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러나 아무려면 어떤가. 관중과 손숙오 그리고 자산, 안영, 오자서, 범리, 상앙, 인상여까지 우리는 한권의 책 안에서 춘추전국을 호령하던 이름하여 엘리트들이 펼치는 두뇌싸움의 전장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행복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행운을 얻는 것이다.

각각의 인물마다 저자 신동준식의 명쾌하고 분석적인 평가를 접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더불어 일일이 신경써서 달아놓은 부제목의 선택 또한 개인적으로 일정부분 저자에 대한 신임을 굳혀가게 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맹자의 ‘천인합일설’과 순자의 ‘천인각분설’ 에 대한 저자 신동준의 풀이가 기억에 남는다.

때로는 토사구팽이라 버리고 버려지며, 주군과 신하 사이에 있어 배신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인생역경 또한 결국에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갖는 연민으로 보듬어주고 싶은 측은함이 감아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속에서 제나라 정신으로 소개되는 ‘안영’의 글과 진나라 능신으로 소개되고 있는 ‘상앙’이 대부 감룡과 논박했던 대목은 잊으면 아쉬울 듯한 글귀가 아닌가 싶다.




이제 혹시라도 혼란스러운 중국사 한 중심에 서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거침없이 옛 이야기 풀어가는 신동준의 책 한권 발밑으로 살짝 건네주어도 좋을 듯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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