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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 - 나를 찾아 떠난 영혼의 기록
폴라 다시 지음, 안진이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쉰 아홉 번째 서평.
마음 여행 -폴라 다시 지음
소유와 자유 그리고 치유(마음의 소리를 듣다)
자유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포기하지 못할 것이 없는 상태라고 대답했다
-94p
정신의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한다면 조금은 막막하다. 육체적 자유는 그 어떤 속박에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일상을 영위하며 느긋한 시간의 여유를 느끼는 것일 쯤으로 어느정도 정리가 가능한데 비해 정신의 자유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관념적일 수도 있고, 또는 어설픈 형이상학이론을 가져와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빠져들기도 한다.
폴라 다시의 마음 여행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두 가지 의미는 때로는 비슷해서 많은 부분을 공통분모로 사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골목길 어느 끝자락에서 갈림길로 갈라져가는 미세한 차이를 갖는다. 두 가지를 동시에 수용하거나, 어느 한가지만을 수용하는 문제는 오로지 독자의 몫인 듯하다.
책은 저자 폴라 다시의 개인사적 스토리에 초점을 두고 시작되고 있다. 책을 소개하는 소개문 역시 작가 그녀만의 힘들고 고된 인생여정과 극복에 핵심을 두고 있어 보인다.
자동차 사고로 남편과 어린 딸을 잃고 뱃속에 잉태된 생명과 홀로 남겨진 여인의 이야기가 바로 폴라 다시 자신의 이야기이다. 책 속에서는 저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역경을 허물고 다시 일어서는가에 대해 비교적 섬세하게 기술되어 있는데, 다른 일반적인 생활보다는 어떤 정신적 에너지와 종교에의 의지와 의탁과 관련된 내용을 주로 싣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이번 책은 개인적으로는 저자 폴라 다시의 일상과 상념을 기록한 일기와 같은 성격인 동시에 종교적으로 접근 했을 때는 신앙간증 내지는 신앙고백과 같은 성격을 지닌 두가지 색채와 의미를 갖는 글인 셈이다.
책은 읽는 이의 경험에 의해 다양한 느낌과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것은 읽는 이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 역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말로도 바꾸어 말 할 수 있는 대목이지 싶다. 앞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이번 ‘마음 여행’ 이란 책은 읽는 이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접근해가는 가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쉽게 말해서 마음여행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 개인이 자신의 역경을 극복하고 평안과 안정을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심리적 변화를 드러내는 책이다. 그러나 이 단아한 한권의 책 속에서 우리는 그녀가 갖는 종교적 심취도와 그 안에서의 선택적 의지에 따른 결과물들을 접할 수 있다.
그녀만이 갖는 고유한 종교적 색채를 두고 딴지를 걸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가 하는 것은 지금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문제이다. 어차피 이번 책은 사회와 인간 이라는 인간 사회학 관점에서 운운할 것이 아니라, 다만 개인의 삶에 변화라는 화두 앞에서 그 내면에서 끊임없이 자극하고 위로하고 고군분투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글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어쩌면 피상적인 종교관에 너무 의존하는 듯한 이미지를 줄 수 있기에, 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이 몰입하기에는 보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개인적인 사견일 뿐이다.
그러나 어떤 종교적 색채를 떠나서 그녀 안에 들어가 동일시를 느낄 수만 있다면 폴라 다시의 책은 상당한 공감대를 가져올만한 가치가 분명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이겨내고 벗어던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성공했다고 믿고 만족한다, 라고 한다면 누구든 한번쯤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만 한 일이다.
마음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책에서는 사실 그 소리가 신적인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음의 울림을 느끼고 귀담아 들으라는 이야기는 신의 목소리와 내 자아의 의지가 함께 움직인 결과물이라 믿고 싶어진다.
그녀가 사막에 홀로 떨어져 텐트를 치고 의도된 고독 속에서 침잠하는 법을 익히며 느끼며 깨닫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신의 섭리를 접한 것도 사실이겠지만, 기실 현실에서의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긴 것은 그녀의 의지였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어떤 방법으로 마음의 상처와 작별을 하고 뒤돌아서야 그 상처가 끈질기게 들러붙으려고 펴놓은 지긋지긋한 거미줄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책은 답한다.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로 듣고 이해하기를 노력하라고.
그 곁에 누구든 심상에 담아놓았을 법한 그 어떤 존귀한 신의 존재의 자리를 남겨두라는 것으로 정리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어찌 비단 단 하나의 종교관으로 집약 할 수 있는 문제인가 말이다.
내가 믿는 그 존재가 바로 진정한 나의 신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