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집밥 - 영양과 건강을 한 상에 차리다
김은아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쉰다섯 번째 서평

따뜻한 집밥- 김은아 지음




독특함과 퓨전의 조화


요리책을 이렇게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본적은 이번이 처음인가보다. 각각의 책마다 그 성격에 맞는 글을 쓰고 싶은데, 요리책은 어딘지 어설프다. 아니 어렵다. 요리책에 맞는 글맛으로 써야 되는건지, 늘 하던 그대로 해야할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요리책에 굳이 걸고 넘어갈 딴지가 있기는 한 걸까. 그렇긴 한데 천편일률적으로 좋다, 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어 보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따뜻한 집밥이란 제목의 이 요리책은 푸드스타일링 분야에 몸담고 있는 김은아에 의해 구성되어 만들어졌다. 제목만 봐서는 토속적이고 푸근한 이미지로 청국장이나 된장찌개가 주를 이룰 것 같은 이미지다. 그러나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할 것이고 책은 마지막장까지 넘겨봐야 진정한 가치를 아는 것이리라. 처음 느낌은 평범한 생각과는 같지 않았다.

집에서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반찬이라는 의미에서의 따뜻한 집밥은 어느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선다. 먹을거리가 차고 넘치는 시기, 다양한 각국의 요리가 마음만 먹으면 내집 밥상위에 척 하고 올라오는 요즘에도 어딘지 모르게 시골밥상 내지는 한식, 무엇보다도 따뜻한 밥과 국의 이미지는 아직까지도 한국 사람들에게 묘한 끌림으로 다가서는 게 아닌가 싶다.

요리책이다. 요리책에 대한 정석이 있을까. 아니 필요한 것일까. 김은아의 요리책은 개인적인 동시에 대중적이다. 그녀의 요리는 자신의 선호도에 의해 음식과 요리법이 선별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보면 김은아의 따뜻한 집밥은 새로운 요리와 함께 다양한 요리법의 대중화의 필요성과 보편적 요리와 조리방법의 소개라는 양단의 문제를 가운데 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한다. 요리책에서 딜레마를 운운하는 것도 좀 이상하기는 하다.

일절하고 내용을 들여다보자.

처음 워밍업과 파트별로 4개의 파트가 구성되어 있으며 아침과 저녁 그리고 별책부록 같은 느낌의 다이어트 식단과 이색요리 부분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 구성을 갖췄다.

워밍업에서 소개되어 있는 저자만의 톡톡 튀면서 개성이 있는 다양한 드레싱의 소개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요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의 손질과 밥 짓기, 국물내기 등 워밍업에서의 김은아의 이야기는 교과서 보다 더 차분하고 명쾌하며 분석적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저자의 이야기처럼 설탕, 소금을 줄여가면서 요리를 하는 데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런 이유로  올리고당(프락토 올리고당)의 쓰임이 아주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책 속에는 설탕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이 등장하는 것이다. 또한 된장에서도 전통적인 한국 된장 보다는 일본식 된장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일본식 음식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가쓰오브시 역시 친근한 존재감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침파트에서는 요리선별의 순서나 배열이 따로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선택해서 고르기 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건강관리 관련한 요리나, 또 한걸음 깊이 들어가 소화관련 요리 또는 간단한 스피드를 강조한 요리가 혼합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건강은 건강 쪽으로, 좀더 세부적으로 소화나, 피로회복, 노화방지 식의 구분이 필요한 요리는 따로 몰아 정리하는 것도 좋아보인다. 저녁상차림 역시 선별위주의 요리배열은 동일하다. 
 
 마지막 부분에 실렸던 이색요리의 소개는 개성 있는 김은아 표 요리책의 특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는 듯한 인상이다. 다만 이색요리의 소개에 있어 다양한 요리와 각국의 문화와 음식의 유래를 짧게라도 실었더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리가 단순한 요리로서가 아닌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그 역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진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딱히 저자가 그런 이유로 이색요리를 소개한 의도는 아니었을지라도, 색다른 별미의 맛과 더불어 그 요리가 갖는 다양한 의미를 찾고 소개하는 사소한 노력도 읽는 이로 하여금 긍정의 요소를 더 많이 표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입가심으로 먹기 좋을법한 다양한 디저트의 눈길을 보냈던 것을 기억하면서 고구마 견과류 조림이라든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은 필히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볼까 생각중이다.

  퓨전일까. 혼전의 이미지가 접시에 덩그마니 남은 것 같지는 않아서 심오한 퓨전은 아닌듯 하면서도, 저자만의 다양한 응용 레시피와 요리선별은 평범한 것에서 살짝 업그레이드 된 듯 보인다. 눈으로 이쁘고 혀끝으로 맛나면 그만인 것을...각설하고 말도 참 많다.
  

이제 열심히 보면서 만들어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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