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초고왕을 고백하다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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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두 번째 서평

근초고왕을 고백하다-이희진 지음




 역사, 숨은그림찾기




 역사란 자잘한 그림이 숨어있는 그림판과 같다. 관심이 있어 계속 들여다보면 정답이 보일 수도 있지만, 그저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숨은그림찾기 말이다. 그 안에는 사실 설명할 수없이 무한한 인간의 심리가 반영되는지도 모른다. 인간심리와 역사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이러니는 그 자체만으로도 묘한 매력을 갖는다

 역사를 이야기 할 때 당대의 문화를 비롯한 정치적 상황과 함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전쟁사인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좁은 땅위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참 미묘한 감정을 동반하곤 한다.

 어느 역사학자는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를 사유재산의 인식을 기점으로 시작한 정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근거로 논하기도 하고, 혹자는 인간의 감정 중에서 분노 표출을 위한 인간본성에 축을 두어 설명하기도 한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전쟁은 늘 상반된 결과를 동시에 불러들인다는 생각을 한다. 패전에 대한 상처와 더불어 절망과 낭패감을 딛고 일어서는 긍정적인 희망에 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저자 이희진의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기존에 역사에서 한 곁으로 밀려나 소외된 듯한 백제를 타깃으로 집필 의도된 역사서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존에 역사서가 풍겼던 딱딱함이나 묵직한 무게감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 이희진은 비교적 섬세하면서 세밀한 시각으로 백제를 중심으로 주변국들 간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각각의 사건들을 시대 순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중요한 시기별로 벌어졌던 정치 경제적 활동 그리고 전쟁에 대한 기록을 사료와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노력을 보인다.

 

 책은 4세기를 기점으로 근초고왕의 등장과 6세기 성왕의 시대까지 한 틀을 잡고 있다. 국가들 간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반목과 회유. 동맹의 결성과 파기가 이어지는 역사는 결론적으로 위대한 왕과 더불어 훌륭한 지략과 군주에 대해 충성을 다한 장수의 이름을 역사라는 거대한 반열위에 올려놓은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책을 보는 동안 개인적으로 머릿속에서 차고 넘쳤던 생각은, 어쩌면 이들 나라들이 이다지도 우매할 정도로 서로 견제를 하며 정복의 야욕을 즐겼던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백제의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지만 주변국의 이이야가 절반 이상으로 담겨져 있다. 백제라는 나라를 논함에 있어 당대의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필요조건으로 설명되어야 하는 일이기에,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전의 복잡했던 당시 상황을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 듯하다. 때문에 독자는 비교적 쉽게 당대 얽히고 꼬일 수밖에 없었던 나라간의 관계를 조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우선 삼국으로 유명한 고구려와 백제 신라 이외에도 당대 일본의 입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더불어 이들 나라의 배경에 가려졌던 자잘한 약소국이었던 금관가야, 아라가야, 대가야 등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이번 책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백제이기에 근초고왕과 성왕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함이 옳은 예의가 아닐까 싶다.

 

 책의 의도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듯이 잘못 인지되어 있는 백제라는 국가의 역사와 인물들에 대한 지식을 바로 잡고 재 인지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뚜렷한 목적과 목표를 이행하기에, 이 책은 한 가지 이야기만으로 끌고 가는 고정된 시선이 단점 아닌 단점으로 부각되는 감도 없지 않다.

 백제 근초고왕과 성왕에 대해 생각할 것들이 전쟁밖에 없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이 역시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책은 단순히 백제를 재조명하기 보다는 두 왕을 근간으로 한 백제 전쟁사에 대한 재조명이라 해야 옳은 말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책의 성격을 완전한 역사책이 갖는 그것으로 시작하지 않은 듯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이 주는 느낌은 비교적 부드럽고 가벼운 역사서였다. 그렇지만 그러한 면모가 가져오는 문제점들은 약간의 산만함이 아닐까도 싶다.

 이는 저자가 갖는 과한 친절성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친절하게도 너무나 자세하게 저술하고 있기에 표를 집어넣어 요약과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무작정 풀어쓰는 서술 방식에 지루함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부분 역시 저자의 노고에 의해 무뎌지는가 싶다.




 1장과 2장으로 근초고왕과 성왕의 시대를 구분하고, 다시 당대의 상황과 업적을 분류하는 동시에 자잘한 제목을 달아주면서 내용을 집약하고 요약하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각설하고, 내용면에서 비교적 꼼꼼한 서술 그리고 사료수집과 더불어 비교 분석이 작가의 노력과 성실함을 대변해주었던 이번 책이, 사람들의 인식저변에 흐릿하게 남겨져 있던 백제를 새로운 틀 안으로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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