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0분 고독의 기적 - 삶을 바꾸는 나 혼자 한 시간의 비밀
장순욱 지음 / 창과샘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서른 네 번째 서평
60분 고독의 기적-장순옥 지음
고독 활용법- 고독에 대한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이를테면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나,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한 자세와 마음가짐 따위를 논하고 있는 책등은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 듯하다. 그렇긴한데 이번 장순옥의 책에는 무언가 다른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치가 작용했던가 보다. 그녀는 고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스산한 바람과 바스락거리는 잎들이 서로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정겨운 계절, 이 가을과도 잘 들어맞는 듯한 소재가 아닌가 말이다. 고독이라...
저자도 얼핏 그런 이야기를 비추긴 했지만 고독이란 상당히 양면성을 지닌다고 봐야 될것 같다. 좋은 점과 나쁜 점.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얀 고독과 점정색의 고독과 같은 것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지지 않는다면야 고독이 지니는 양극단의 성향과 그 이미지는 결국 고독을 지고 가는 이들에게 있어 분명 일정부분의 성장을 가져다주는 ‘감정의 지순한 과정’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고독을 해석하고 있다. 단계마다 각각의 주제를 잡아서 그 안에 세세한 제목을 달고 비교적 알기 쉽게 비유와 인용,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고독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떤 방법으로 고독을 수용하며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자못 진지하게 서술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60분 고독의 기적’을 한마디로 정의내리자면 그것은 어쩌면 “실생활에서의 고독 활용법”정도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고독을 내 편으로 만들려면 우선 고독을 알아야 하고, 친구로 삼아야 할 것이 순서일 것이다. 저자는 고독을 가까이 하며 삶을 살아갔던 이들을 소개하면서 끊임없이 독자에게 보이지 않는 감각세포를 자극하는데 노력한다.
고독한 사람이 성공한다, 고독 어려운 선택을 해결하다. 문제에서 벗어나게 한다. 목표달성의 핵심, 휴식 같은 친구, 고통을 치료한다, 고독을 즐기는 달콤한 방법과 마지막에 실천까지 이 한권의 책으로 우리는 고독을 처음 대면하고, 친해지며, 끈끈한 유대감을 서로 다지면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를 인정하는 단계까지 다다르는 원대한 꿈을 꿀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한편으로 이 책을 접하면서 생각한 것은 삶에 대한 용기가 고독을 더 넓게 수용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일 것이다. 혼자 있음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이 정확한 표현일 아닐까. 저자가 수없이 강조하고 있는 ‘혼자 있는 시간’이 바로 내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설 수 있는 시간인 동시에 고독이라고 명명되는 한 순간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럴 때 혹은 저런 순간조차도, 활용할 수 있다면 어느 한순간이라도 함부로 하지 않고 다 같이 고독과 더불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던 저자의 말에 나는 고독하려면 부지런해야겠다고 나직이 중얼거린다.
심도 있는 주제와 성실하게 써내려간 내용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쯤에서 부정한 심상일랑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문득문득 삐딱선을 불러들이곤 한다. 그것은 어쩌면 자기계발서류의 책들이 갖는 한계를 살짝 엿보았거나, 인문학 서적과 자기계발서류의 책들이 갖는 차이점을 인정하는 방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주제를 위해 저자는 해야 할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큰 제목과 소제목 안에 차례대로 순서를 배열시켜 놓았다. 일일이 읽다보면 문득 한 가지씩 따로따로 완전히 독립되는 챕터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들어차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다양한 방법과 시선으로 접근하며 일목요연하게 정리조차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가지 수에 비해 열매는 부족해 보인다는 인상을 개인적으로 받는 것까지 어찌할 수 있을까. 많은 것을 접목시켜 깊이감의 부재라는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통해 우리는 보다 쉬운 방법으로, 보다 짧은 시간 안에 고독이라는 것과 교감을 쌓아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가 자신의 의견에 구체적 예시를 들어 자신의 논리에 명료성과 타당성을 부각시키는 장점을 활용한 이번 책은 고독에 대한 자기계발서이긴 하다. 그러나 진정 고독과 나란히 한 길을 바라보기를 원하는 이가 있다면 비단 이 책에서 끝나지 않고 한층 더 나아가는 진보의 단계를 생각하게 된다.
멀리 돌아가야 한다 하더라도 한걸음 한걸음 깊은 발자국을 새기며 고독의 한가운데 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 했던가. 오늘 나는 고독과 친해지는 방법을 배웠고, 내일은 일체의 무(無) 그 한 가운데 내가 먼저 들어가 고독을 기다릴 줄 아는 깊은 내면의 성찰을 생각과 생각 속에서 다시금 배우고 싶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