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믿음
신시아 보이킨 지음, 문지혁 옮김 / 가치창조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열아홉 번째 서평

코끼리 믿음- 신시아 보이킨 지음




당신의 코끼리는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모두 코끼리 한 마리씩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역자가 마지막 역자후기에 남긴 글이다. 코끼리를 어디에 가지고 있다는 뜻일까. 가방 아니면 주머니에 그도 아니면 현실성은 다소 희박하겠지만 애완용 코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책을 완독하고 난 지금 나는 그 말뜻을 알 것도 같다. 역자가 이야기했던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코끼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것은 인간의 가슴 한 가운데 마음이라 명명되는 가장 중앙의 최소한의 작은 지점이 될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고 있는 코끼리는 우리 가슴속 내면에 살고 있는 존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리하고 있는 기독교식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종교의 접근을 쉽고 용이하게 해줄 수 있는 안내서의 출간은 그 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책 역시 그 범주 안에 들어간다. 오히려 크리스천이나, 기독교 등의 특정 종교의 냄새를 품기는 어휘를 선택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비교적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미지인 동물을 제목으로 삼았다는 점이, (저자는 제목에 대해 약간의 걱정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내게는 더 신선했다는 생각이다. 제목 하나만으로도 책의 존폐 여부를 결정짓는 다는 것은 다소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사실은 제목만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코끼리 믿음’은 비유법이 쓰인 문장이다. 코끼리 같은 듬직한 믿음으로 성숙해가는 기독교인이 되자. 믿음을 가지되, 코끼리처럼 크게 요동치지 아니하고, 진득하면서도 굳건하게 그 믿음을 키워가라, 는 이야기다. 이해하기 쉽게 저자는 코끼리와 함께 쥐를 예로 들어준다. 이를테면 ‘쥐를 닮은 믿음’과 ‘코끼리를 닮은 믿음’으로 말이다.

 

 실제로 저자가 경험했던 에피소드와 함께 성경에서 익히 접해왔던 인물들(그들은 엘리야, 데라, 아브라함, 다윗, 요셉과 같은 인물들이다.)을 소개하면서 저자를 비롯한 각각의 인물이 경험했던 상황, 그들이 마주쳐야 했던 고난과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갔는지 그들이 가지고 있던 믿음의 크기와 깊이를 보여준다. 소개되는 성경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하나의 귀결점을 안고 한 곳으로 모여드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저자가 비유해서 강조하고 있는 주 그리스도를 향한 굳건하고 강건한 믿음, 즉 ‘코끼리 믿음’으로 집약되고 있는 것이다.

 엘리야는 모든 참기 힘든 상황에서 탈피하기를 원했다. 본의 아니게 인간의 가장 나약한 모습의 표본이 되어버린 엘리야를 통해 저자는 어떻게 ‘코끼리 믿음’이라는 의미를 찾아 풀어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 글을 읽어보면 이해가 갈듯하다.

  

 “하느님과의 계약에서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은 바로 지치지 않는 코끼리 믿음을 갖는 것이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날 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때를 기다려라, 는 말이 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소통하는 뜻인가 보다. 물론 엘리야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물러났지만 가능하면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고 신시아 보이킨은 말하고 있었다. 그 외 가장 사랑하는 핏줄인 아들을 제물로 받치기를 주저하지 않았기에 올곧은 믿음으로 기억되는 인물 아브라함의 이야기와, 전쟁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승리할 것을 믿었던 다윗의 믿음, 오랜 시간동안 가장 낮은 자리에서 고뇌의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믿음을 지키고 성장시켜 하나님의 뜻을 이어갔던 요셉의 믿음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 신시아 보이킨은 마지막으로 열매 맺는 믿음과 실패한 믿음을 거론하면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가운데 믿음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만약 그 의미를 잊어간다거나 퇴색되어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에게 직접 말하고 있었다. 믿음은 처음부터 크고 완벽한 것이 아니며 나무가 자라나 열매를 맺듯, 작은 믿음이 자라나 큰 믿음으로 (코끼리 믿음으로) 성장해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전체적으로 성경구절의 인용이 많이 보이지만, 주입 내지는 강요의 느낌이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종교의 이질감을 떠나서 읽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내면을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의 부담 없는 종교안내서로 보면 좋을듯하다.




갑자기 내 코끼리의 행방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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